▶2009.10.06(화)
등산코스: 창원종합사격장-소목재-봉림산(정병산)-내봉림산-수리봉(독수리바위)-비음산-남산재-대암산-용제봉-상점령
소요시간: 8시간40분
날씨: 구름이 다소 있었으나 대체로 맑음
지난번 진해 장복산-시루봉-천자봉 산행을 계획하면서 알았던 창원종주...
이미 알았기에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
대한민국 U-20 청소년축구대표팀이 파라과이를 기분좋게 누르고
26년만에 8강에 오른 것을 확인한 후 기분좋게 집을 나선다.
이전 평가전이나 대회에서 전과는 달리 "어~제법 한다"싶었는데,
애들이 얼었던지 카메루전에서 그만 깨져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독일전에서부터 차츰 나아지더니, 이제 제실력을 발휘하여 뭔가 일을 낼 것 같다.
20세이하 청소년축구는 중년남자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다.
박종환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이 26년 전 4강에 오를 때,
집에서 TV를 가져와서 수업시간에 볼 정도로 나라가 떠들썩 했으니...
각설하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유명 산들과는 달리,
창원시민들만이 주로 애용하는 산이다보니 아무래도 들머리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더 어려운 듯하다.
물론 창원종합사격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글들은 많이 올라와 있으나,
교통편이나 들머리에 대한 상세정보는 대개 생략되어 있다.
이것은 아마 창원시민들에게는 너무나 상식적이기 때문이리라...!
인터넷에서 지도를 검색해보니 창원종합사격장은 창원대학교에서 약 1km이내에 있다.
마산에서 창원대가는 버스는 다수 있으므로 무조건 창원대행 버스에 탑승한다.
▼창원대 입구에 도착하여 사격장이 어딘지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어볼려고 하지만 아직 새벽인지라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도 도로교통표지판에는 사격장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5분쯤 왔을까.."사격장입구"라고 써여 있는 버스정류소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사격장까지 가는 동안 김밥집 정도는 있겠지 싶어 점심거리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그렇게 흔한 김밥집은 여기선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버스정류소 바로 옆에 24시간 편의점이 있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고 쵸코파이도 두개 사서 정병산의 들머리가 되는 사격장으로 향한다.
▼편의점에서부터 창원종합사격장으로 가는 길에는 길게 도로를 따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편의점에서 약 5분 정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따라 올라가자 사격장주차장이 나오고 곧이어 사격장정문이 나온다.
정문 앞에는 정병산 우회등산로 안내지도가 배치되어 있고,
정문을 지나자 사격장을 지나지 말것을 당부하는 "등산로폐쇄"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한편으로는 등산로폐쇄안내표지판의 화살표가 오히려 정병산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아침운동을 나온 많은 시민들이 가지말라는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고,
아마 사격이 실시되고 있는 동안에만 적용되는 문구인 듯하다.
▼축구장을 지나 조금 올라오자 철문이 나오고 철문에는 또다시 등산로폐쇄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철문을 통과하여 2분 정도 올라오자 철문과 함께 산으로 들어서는 길이 열려 있다.
결과적으로 정문에서부터 군데군데 배치된 등산로폐쇄표지판들이 오히려 등산로초입을 잘 설명해주고 있었던 셈이다.
전방에 초소가 보이고, 초소에 다다를 무렵 길이 두갈래로 갈라진다.
정병산 정상을 벌써 갔다온 듯한 사람들이 좌측길을 따라 내려오고 있고, 뒤따라 오는 사람들도 좌측길을 따라 올라간다.
그래서 나도 남따라 장에 가듯 좌측길을 택한다.
▼좌측길이 공식등산로인 듯 산악회리본도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초소에서 약 10분쯤 올라오자 약수터가 나온다.
약수터 아래에는 간단한 운동시설이 구비되어 있고, 산길은 운동시설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여진다.
▼운동시설을 지나 오른쪽으로 들어서서 완만한 오르막길에 접어들자마자 고갯마루인 듯 하늘이 보인다.
▼고갯마루에는 정자가 있고, 오른쪽에는 처음으로 공식이정표가 등장한다.
▼이정표에는 현재의 위치가 "소목고개"라고 적혀 있다.
정병산까지는 1.2km...
▼이정표을 지나자 바로 작은 철탑이 나오고 약 5분쯤 뒤 제법 가파른 계단길이 나온다.
▼이제 더이상 평이한 산길은 없는 듯 가파른 계단길은 계속된다.
▼가파른 계단길을 10여 분 올라오자 처음으로 전망좋은 곳이 나오며, 가파른 오름길은 계속된다.
▼차츰 정상부도 슬며시 모습을 드러내고...
▼이제는 불모산 정상의 방송기지국과 진해의 시루봉, 그리고 시루봉에서 이어진 장복산까지의 마루금도 선명히 조망된다.
▼정병산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나무계단..
▼소목재에서 약 30분만에 정병산 정상부에 도착..
진행방향에서 바로 30m 좌측에는 정병산 정상석이 있으며, 우측에는 전단쉼터(정자)가 있다.
▼정병산...
원래는 "봉림산"이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쪽바리들이 군사작전지도를 만들 때 정병산이라 표기하여
그 이후로 정병산으로 불리어지고 있다고 한다.
찜찜하지 않을 수 없다.
가끔 산을 오르다보면 누군가가 박살낸 정상석을 보곤 하는데 정작 박살내야 하는 것은 이런것이 아닐까?
▼정병산..아니 봉림산에서의 조망만큼은 여느 산 못지않게 멋지다.
▼전단쉼터 너머로 불모산까지의 산줄기들이 멋지게 이어져 있다.
▼봉림산 정상에서 조망을 마치고 전단쉼터로 내려와
커피와 함께 쵸코파이를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 후 독수리바위로 향한다.
산아래로 군사시설같은 도로가 길게 형성되어 있다.
지나가는 산님에게 물어보니 활주로라고 한다.
▼마치 바닷물이 넘실대 듯...불모산까지 멋지게 이어진 산들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전단쉼터를 지나 약 10분쯤 지나 헬기장이 나온다.
▼군데군데 옛날 참호가 파여졌던 흔적이 있으며 참호를 지나는 조그만 다리를 자주 만난다.
▼아찔한 계단길도 나오고..
▼이어진 능선길이 아무리 봐도 멋지다.
▼어느덧 독수리바위 근처에 이르런 듯...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아까 계단에서 내려올 땐 몰랐는데 지나서 보니 아찔한 암봉이다.
▼안내표지판에서 조금 진행하자 불현듯 "봉림산 수리봉"이란 정상석이 나타난다.
지도를 보니 다음 목적지는 내봉림산이다.
수리봉에서 잠시 조망을 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또다시 급경사의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다.
▼수리봉에서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자 이제는 호젓한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능선을 따라 걷는 맛은 바로 이런 것이다.
때론 호쾌한 전망과 함께...때론 호젓한 숲길과 함께...
▼수리봉에서 약 25분쯤..이정표에는 현재위치가 "길상사갈림길"이라고 적혀 있다.
▼비록 능선길을 따라 걷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오르락 내리락이 반복되다 보니 싸늘한 아침기운에도 불구하고 제법 진땀이 난다.
잠시 휴식...
▼잠시 쉬었던 곳에서 5분 정도 올라오자 너른 봉우리의 정상부가 나오며, 평상이 있고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여기가 내봉림산인 듯...
▼정상석에는 "내봉림봉", "내정병봉" 둘다 표기가 되어 있다.
▼내봉림봉에서 내려오자 벤치와 함께 체육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비록 평일이고 아직 이른 시각이지만, 제법 산님들을 어렵지않게 만난다.
이것은 정병산~불모산을 창원시민들이 얼마나 애용하고 즐기는 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다.
▼다시 완만한 산길을 따라 진행한다.
비음산까지 무려 4.2km...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약간 허기가 진 듯하지만, 비음산에 도착하여 배를 채워야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 같아 비음산으로 곧장 향한다.
▼체육시설이 있던 곳에서 10분쯤 오자 현재위치가 "우곡사갈림길(I)"라고 표시된 이정표가 나온다.
우곡사갈림길(I)에서 용추고개까지는 불과 0.5km..
▼우곡사갈림길(I)에서 7~8분 정도 걸어오자 다시 벤치와 함께 체육시설이 나오며,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여기가 바로 용추고개다.
너른, 쉴만한 장소가 있는 곳에선 어김없이 벤치나 체육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현재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체육시설을 뒤로한 채 그저 비음산으로 향한다.
▼용추고개에서 불과 5분 정도 왔을까 이번엔 우곡사갈림길(II)...
창원시 어디에 살던지 쉽게 산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참으로 갈림길도 많다.
▼한동안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현재시각 09:20, 산행을 시작한 지 벌써 3시간째...산에만 오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비음산 정상까지 1.9km..
완만한 능선길만 있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은근히 힘이 든다.
▼다시 잠시 휴식...
▼잠시 휴식을 취하고 20분쯤 진행하자 다시 산길 양옆이 탁트인 곳이 나온다.
▼지나온 능선길도 한번 되돌아보고...
▼비음산 정상까지 1.1km..
이정표에는 현재위치가 "벌거숭이벚꽃동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너른 장소에는 어김없이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비음산 정상까지 0.6km..진례산성 동문
이정표 옆에는 진례산성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중/고등학교 6년을 창원에서 다녔지만, 창원에 산성이 있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이정표 뒤에는 진례산성 동문의 일부인 듯한 거대한 바위 두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진례산성 동문을 지나자 비음산 정상으로 향하는 듯한 나무계단길이 나온다.
▼나무계단 중간지점 전망좋은 곳에에 또다시 진례산성에 관한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나무계단이 끝나면 곧바로 비음산 정상으로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벤치가 나오면서 다시 산길이 이어진다.
비음산 정상까지는 0.4km 더 남았다.
▼벤치를 지나자 곧 정상부의 정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비음산 정상...
내봉림봉에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 4.3km, 무려 1시간50분만에 정상에 도착한 것이다.
▼다시 불모산을 쳐다본다. 이제는 불모산 정상의 방송기지국 안테나도 제법 선명히 보인다.
▼비음산정
▼지나온 발자취들도 다시 한번 되짚어 본다.
▼비음산정에 관한 안내판
▼비음산정을 뒤로하고 용제봉과 대암산으로 향하기 위해 왔던 길로 도로 내려간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면서...
▼11:05
비암산 정상에서 약간 내려와 계단이 나오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움푹 들어간 조용한 장소가 발견된다.
거기에서 점심식사...
▼점심식사를 마치고 가파른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곧바로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을 지나 이정표가 나오고, 현재위치가 남산재라고 한다.
▼남산재에도 역시 벤치와 운동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며, 많은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을 하고 있다.
▼남산재를 지나 정신없이 걷다보니 갑자기 산길이 약간 험해지기 시작한다.
약간의 너덜지대도 나오고...
여태껏 이어지던 숲속의 오솔길 같던 편안한 산길은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울퉁불퉁한 돌길이 이어진다.
▼남산재를 지나 너덜길과 함께 한바탕 오르막길을 올라오자 현재위치가 "내대암봉"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내대암봉?? 지도상에는 없는 것 같은데...
대암산 정상까지는 이제 1.2km...
▼거대한 두개의 바위 사이에 형성된 돌계단...
한 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다.
▼내대암봉에서 내려오면서도 편안하지 않은 길은 계속 이어지고...
▼그렇게 20분쯤 이어진 불편한 산길은 끝나고, 눈 앞에 다시 호젓한 산길이 목격된다.
잠시 휴식..
슬며시 피곤함이 엄습하기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한 지도 약 6시간째...
무엇보다도, 오래전에 사두고 잘 신지않던 등산화를 오늘 신고 왔는데...그게 속을 썩인다.
발도 편하지 않고, 걸을 때 걸음걸이마저 어색해지다보니 다리에 점점 무리가 오는 듯하다.
▼대암산 정상에 도착한 듯...
▼12:40 대암산 정상에 도착...
▼대암산의 정상석은 제단 혹은 봉화대처럼 보이는 구조물 위에 세워져 있다.
▼대암산 정상에도 역시 많은 산님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무슨 용도로 사용된 구조물일까...??
▼대암산 정상에서 내려오자, 비록 명성산이나 화왕산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제법 많은 억새가 한껏 멋스럽게 한들거리고 있다.
▼쉴만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벤치가...
▼대암산 정상에서 약 30분쯤 왔을까..어느 봉우리에 이르자 특별한 정성이 들어간 듯한 돌탑이 몇개 세워져 있다.
▼용지봉까지 1.4km...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다리가 이상해진다.
어색한 걸음걸이로 인해 피로도는 점점 더해지고, 종아리에 쥐가 금방이라도 날 것 같다.
▼용제봉이 어딘가..
평소같으면 얼마 안되는 1.4km의 거리가 지금으로선 그저 부담스럽기만 하다.
▼철탑이 나오고...
▼용지봉까지 0.6km..
▼용제봉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오름길인 듯..
▼13:58
드디어 용제봉 정상석이 보인다.
▼용제봉 정상 아래에는 김해 장유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더욱 또렷하게 보이는 불모산 정상의 방송기지국
▼그리고 지나온 행적도...
▼창원시계종주를 목적으로 불모산을 넘어 진해의 장복산까지 갈려고 했는데, 지금의 몸상태가 완주를 허락할 지 슬며시 걱정이 된다.
일단 불모산으로 향한다.
용제봉에서 불모산 가는 길은 빼꼼히 숨어 있는 듯하다.
용제봉 정상에서 아래의 정자를 거쳐 불모산으로 향하는 줄 알고 정자쪽으로 내려갔더니, 왠지 이상하다.
다시 올라와 찬찬히 살펴보니 산길이 하나 있다.
보통의 경우 정상에서 다른 봉우리로 향할 땐 리본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 있기 마련인데...전혀 없다.
▼용제봉 정상에서 좁은 산길을 따라 내려왔더니 너른 길이 이어지고 다시 쉼터가 나온다.
▼불모산으로 가기 위해선 윗상점 방향으로 가야될 듯..
윗상점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모르겠지만..무슨 가게이름은 아닐테고..
이정표 맞은편에는 등산안대지도가 있고, 지도를 보니 불모산 방향으로 0.32km 지점에 돌무지언덕이 있는 모양이다.
▼용제봉 정상에서 내려온 지 약 20분쯤, 별 특이한 장소 같진 않은데 리본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리고 곧바로 "용바위"가 있음을 알리는 팻말이 나온다.
불모산 가는 방향에서 이탈되는 것 같지만, 불과 30m이기에 확인을 안해볼 수 없다.
▼이게 용바위인 듯...
▼용바위를 확인하고 다시 불모산으로 향한다.
용바위 근처에 리본이 많이 매달린 산길이 있어 그쪽으로 갔더니 불모산 방향과는 전혀 상관없는 방향이다.
용바위를 가리키는 팻말로 다시 되돌아와 불모산으로 향하는 듯한 산길에 접어든다.
하지만 약간 알바를 하는 것처럼, 사람이 많이 안다니는 듯 산길이 불투명하다. 제대로 가고 있는지 조금 의심스럽다.
▼용바위를 지나 15분쯤...확연히 구분되는 제대로 된 길이 나온다.
▼약 5분쯤 더 가자 용제봉에서 내려와서 보았던 지도에 표기된 된 돌무지언덕이 나온다.
그런데 분명 아까 지도에서는 돌무지언덕까지 0.32km였는데, 불과 0.32km에 30분이 걸렸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돌아서 왔는지, 어떤 다른 길이 있는 것인지...모를 일이다.
▼돌무지언덕에도 돌탑들이 정성스럽게 쌓여져 있다.
▼돌무지언덕을 지나자 너른 산길, 거의 임도에 가까운 산길이 나온다.
▼5분쯤 더 내려오자 이제는 산길이라고 말할 수 없는 확실한 임도가 나온다.
그리고 두 갈래 길..
오른쪽으로 가야 하나? 아님 왼쪽으로 가야 하나?
리본은 양쪽에 다 매달려 있다. 손바닥에 침을 뱉아 결정할 수도 없는 일이고...난감..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몇발짝 걸었더니 왠지 음침하고 불모산으로 향하는 방향과는 조금 어긋나는 듯하다.
해서 왼쪽을 선택하고 조금 걸었더니 현위치가 장유고개라는 119 푯말이 나온다.
▼그리고 몇 걸음을 더 걷자 주차된 승용차가 보이고 뭔가를 보호하려는 철제울타리가 나타난다.
▼다행히 근처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현재위치가 상점령이라고 한다.
불모산 정상까지는 2.7km...
현재시각 15:05
불모산 정상까지 가려면 넉넉잡아 1시간30분은 걸릴테고,
불모산에서 내려와 진해의 산줄기에 합류하여 안민고개로, 안민고개에서 덕주봉, 그리고 장복산으로...
지금의 몸상태로 최소한 5시간은 예상해야 될 것 같은데..도저히 자신이 없다.
▼최소한 불모산 정상에라도 가고픈 마음에 일단 불모산으로 향하는 산길에 발을 얹힌다.
▼불모산 등산로초입의 쓰레기더미
원래 여기가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인 마냥..끌끌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태풍이 일본을 지나가면서 동해안과 남해안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거라고 하더니 갑자기 날도 꾸무리해지고 바람도 제법 거세진다.
봉림산에서 용제봉까지 심심치 않게 보아왔던 산님들은 용제봉에서 내려오면서부터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상점령에서 30분쯤 올라오자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을 지나 얼마간 걷자 돌연 산길이 끊기고 임도가 나온다.
이정표가 있지만, 이정표의 화살표는 상식을 벗어나 왔던 길을 도로 가리키고 있다.
의아해하며 임도에 내려서자 다시 불모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길이 보인다.
편안한 임도가 사람의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
창원종주를 위해 왔는데 불모산 정상까지 간들 무슨 의미가 있나하는 회의감이 엄습한다.
무의미함, 불안한 날씨, 금방 어두워질거라는 시간의 압박, 거기에다 지친 몸뚱아리까지 더해지니 포기를 결정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담배 한대 태울 시간이면 충분한 것 같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내려와서 다시 상점령...
철제울타리가 보호하려고 하는 것은 두 그루의 나무인 것 같다.
절에서 기증한 것으로 보아 보리수나무인 것 같기도 하다.
▼나이 지긋하신 분이 오토바이를 몰며 올라오고 있다.
길을 물어보니, 이 길로 계속 내려가면 창원터널이 나온단다.
▼상점령에서 약 30분쯤 내려오자 철조망을 뜯어놓은 개구멍이 나오고 개구멍을 통과하자 창원터널이 나온다.
▼개구멍을 통과하여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로 내려와 톨게이트를 지나 매연을 마시며 한참을 걸어오니 여기가 버스정류장이라고 한다.
맞은편에는 공교롭게도 삼성 테크윈이 있다. 무기 납품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뉴스를 통해 전해 들은 것 같은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몸이 안 따라 주니..
창원종주의 기회를 내년 봄쯤으로 미뤄야 겠다.
그땐 진해 장복산의 벚꽃과 함께 피날레를 장식하리라...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산이 어딜 가겠어?"
-gksf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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