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3(土)
산행코스: 삿갓골재-무룡산-동엽령-백암봉-귀봉-횡경재-싸리동재-못봉-월음령-대봉-갈미봉-빼봉-배재(신풍령)
도상거리: 19.4km
산행시간: 약 10시간25분...일출감상+아침식사(약1시간10분)/휴식(약2시간) 포함
날 씨: 맑 음
오늘은 어제와는 달리,
중봉 직전의 봉우리인 백암봉(송계사삼거리)에서 빼재(신풍령)까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답의 구간이 포함된 터라 긴장감을 완전히 떨칠 순 없다.
지도를 놓고
삿갓골재대피소에서 일반적인 덕유산종주코스인 삼공리메표소까지와
삿갓골재대피소에서 백두대간인 빼재까지를 비교했을 때
거리 상으론 별반 차이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향적봉에서 삼공리매표소까진 줄기찬 내리막길이지만,
백암봉에서 빼재까진 오르락내리락거리는 능선으로 이어진다는 차이가 있을 테고...
어쨌든 미답은 항상 긴장을 배제할 순 없는 문제..
재작년 덕유산종주 때와 마찬가지로 황홀했던 무룡산 일출을 기대하며
새벽같이 일어나 보따리를 챙겨 산행길에 나선다.
▼05:03
아침식사는 일출을 감상하며 하기로 하고
참샘에서 식수만 가득 보충한 채 삿갓골재대피소를 뒤로하고 무룡산으로 향합니다.
▼05:14
삿갓골재대피소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면서 서서히 밝아오는 여명과 함께 무룡산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수시로 나타나는 이정표..
별 의미는 없지만 습관적으로 카메라에 담고 행여나 일출의 순간을 놓칠까 봐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진행합니다.
▼목재계단길이 나오고..
▼05:45
목재계단길을 따라 올라가 재작년 덕유산종주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룡산 정상으로 곧장 오르지 않고 정상 직전의 능선상에 자리를 잡습니다.
향적봉 방향을 제외하면 모든 방향으로 시야가 트여 있어 전망이 좋고,
걸리적거리는 작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무룡산 정상에 비해 오히려 일출을 감상하기에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명만 있을 뿐 다행히 아직 일출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운해에 잠긴 덕유산..
▼비록 새벽의 어둠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지만,
어제 지나온 서봉과 남덕유산, 그리고 삿갓봉의 모습은 선명합니다.
▼너무 일찍 올라왔는지 좀처럼 시작되지 않는 일출..
기다리는 동안 배낭에서 이것저것 꺼내 아침식사를 준비합니다.
▼06:05
자리를 잡은 지 약 20분쯤..
이제서야 일출이 시작되려는 듯 구름 사이로 서서히 밝은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아..그러나 너무나 큰 기대를 한 탓일까 오늘의 일출은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구름에 가려 안타깝게도 일출은 흐지부지하게 끝이 나고 맙니다.
▼국내산 돈육 96%의 햄을 잔뜩 넣은 라면에 햇반을 말아 먹으며
일출에 대한 미련을 차마 떨쳐 버리지 못 한 채 솟아오르는 태양을 슬쩍슬쩍 바라보면서 허기진 배를 채웁니다.
▼태양빛을 받아 밝게 빛나는 남덕유산 방면..
▼운해에 잠긴 장수군과 진안군
운해가 워낙 두터워 오늘은 마이산을 전혀 찾을 수가 없을 듯합니다.
▼덕유산 상공에 난데없이 나타난 UFO
▼06:52
긴 머무름을 마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무룡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07:02
무룡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07:04
무룡산 정상에선 정상석 사진을 찍는 일을 제외하곤 별반 할 일이 없으므로 바로 내려갑니다.
▼가파른 내림의 목재계단길이 나오고..
▼내려가면서 향적봉이 어딘지 한번 더듬어 봅니다.
▼앞으로 수시로 나타날 산죽의 행렬
▼07:30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바위 위에 올라 주위를 조망합니다.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내림의 부드러운 덕유의 능선..
멀리 향적봉 아래의 케이블카 타는 곳이 어렴풋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땡겨서..
▼지나온 무룡산..
▼남덕유와 서봉..
▼어젯밤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머문 산행팀도 있는 듯..
▼땡겨서..
▼07:32
조망을 마치고 바위에서 내려와 다시 향적봉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
▼다시 산죽의 길..
▼07:51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섭니다.
▼무룡산 2.1km, 동엽령 2.0km..
완만한 오르내림이 이어지다 보니 벌써 무룡산에서 2.1km나 왔습니다.
▼향적봉 방향..
▼향적봉에 이르기 전의 백암봉(송계삼거리)에서 우측으로 흐르는 백두대간..
능선의 흐름으로 봐선 오늘 산행 내내 전혀 부담스러울 게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나온 무룡산 방향..
▼무성한 산죽의 길이 다시 나타나고..
▼08:03
어렵지 않게 또 어느 한 봉우리에 올라섭니다.
▼키다리가 된 산객..
▼쉬지 않고 계속 진행합니다.
▼08:12
다시 이정표..
이제 겨우 오전 8시인데 내려쬐는 태양볕은 뜨겁기만 합니다.
배낭을 내리고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합니다.
▼08:28
맞은편에서 오던 어느 산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휴식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어쨌든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터벅터벅 걷다 보니 목재계단길이 나오고,
목재계단길을 따라 내려가자 평온함과 온화함을 주는 덕유의 펑퍼짐한 능선길이 펼쳐집니다.
▼너무나 평온하고 온화한 능선길이라 그랬을까..
부드러운 덕유의 능선길을 걸으며 왜 갑자기 지리산이 생각나는 건지..??
지리산을 생각하니 지리산이 그리워집니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지리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지리산은 아마도 어머니의 품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품 안의 자식은 그 품을 벗어나야 비로소 그 따뜻함을 알 수 있는 법!!
그래서 그 따뜻한 품에 안기려고 애써 찾아가는 건 아닌지..??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된 백두대간..
천왕봉을 벗어나면서부터 줄곧 지나온 천왕봉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성삼재를 지나 만경대에서도 천왕봉을 찾고,
복성이재를 지나 봉화산에서도 천왕봉을 보고 싶어 하고,
더 멀리 떨어진 백운산에서도 천왕봉을 찾습니다.
남한땅 가장 높은 자리에 서 있는 천왕봉..
그 모습은 어쩌면 먼 길을 떠나보내는 자식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얼굴은 아닌지..?
이제 천왕봉은 뒤돌아봐도 너무 멀리 떨어져 좀처럼 눈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산길을 걸으며 아무런 이유 없이 울컥하며 감정이 북받칩니다.
이런 미쳤나..!!
그러한 감정의 북받침은 쉽게 사그라들질 않습니다.
슬픈 기억을 떠올리면 순식간에 눈물이라도 왈칵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수많은 낯선 산길을 걸으며 가끔씩 느꼈던 고독과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하고,
수많은 고난과 난관에 부닥치며 앞으로 더 많이 걸어야 할 백두대간에 대한 중압감도 떨쳐 버릴 수 없고..
덕유를 걸으며 왜 지리산을 생각하게 되었었는지?
지리산에 대한 그리움이 왜 전혀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건지..?
▼08:50
동엽령에 도착합니다.
진행이 어려워 잠시 주저앉아 애써 감정을 추스립니다.
▼09:10
한참 동안 멍하니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가
얼얼했던 가슴이 어느 정도 식은 듯하여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다말다 돌아서서
아쉬운 듯 바라본다.
미련없이 후회없이 남자답게 길을 간다.
눈물을 감추려고 하늘을 보니
정처 없는 구름 나그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부는 바람 새소리에 고개 너머 님 찾으러..
▼09:28
아무 생각없이 왔는지, 아니면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면서 왔는지..
어느새 동엽령에서 1km나 왔습니다.
▼재작년 덕유산종주를 할 때 '또 다른 대포바위'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던 바위를 만나니 반갑게 느껴집니다.
▼다시 평온한 덕유의 능선이 나타납니다.
▼숲길을 지나고..
▼오르막을 올라..
▼전망 좋은 바위 위에 올라서자..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의 주능선과 백두대간이 갈라지는 분기점인 백암봉이 눈앞에 나타나고..
▼뒤를 돌아보니 서봉에서 지금껏 이어온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그림처럼 멋지게 펼쳐집니다.
▼안성면 방면
▼백암봉을 향해 올라갑니다.
▼10:04
백암봉에 도착합니다.
이제부터 아직 미답인 이번 산행에 있어서 실질적인 백두대간입니다.
배낭을 내리고 지도를 꺼내 가야 할 마루금을 훑어보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To be continued...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7구간: 삿갓골재-빼재(신풍령) Part 2에서 계속...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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