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8(日)
산행코스: 중재-중고개재-백운산-암봉-1066봉-선바위고개-영취산-(무룡고개-영취산)-
덕운봉갈림길-암릉-842.8봉-977봉(북바위)-민령-육십령터널-구시봉(깃대봉)-육십령
도상거리: 20km
산행시간: 약 10시간25분...휴식(2시간)/아침식사(30분)/점심식사(65분) 포함
접속시간: 25분...중기마을(중기민텔)→중재
날 씨: 대체로 맑음
06:30 중기민박집(중기민텔)
06:56 중재 도착
07:06 695봉(나무벤치)...아침식사 30분
08:05 중고개재
08:32 이정표(중치 0.9km(?)/백운산 1.8km)
08:59 이정표(중치 1.7km(?)/백운산 0.8km)
09:29 백운산...조망/휴식 10분
10:16 이정표(백운산 1.7km/영취산 1.7km)...휴식 15분
10:51 1066봉
11:00 선바위고개
11:08 영취산
11:18 무령고개
▼12:13
영취산 정상으로 오르면서 벽계쉼터에서 먹은 국수가 벌써 다 소화된 듯...
어쨌든 다시 영취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오늘의 종착지인 육십령까진 11.8km..
▼쉬지 않고 바로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육십령까지 남아 있는 거리로는 지금까지 왔던 것보다 좀 더 길게 남아 있지만,
중치에서 백운산으로의 힘들었던 오름길 등 난이도를 감안했을 때
축구로 따진다면 오늘 산행의 전반전이 거의 끝난 셈입니다.
▼고도표에 근거한다면,
영취산에서 민재까진 완만한 오르내림을 거쳐 무난히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만 영취산 이후 고도를 팍 낮춘 마루금의 흐름은
갑자기 민재를 지나면서 깃대봉(구시봉)을 향해 숨가쁜 오름길로 이어지는데,
그 숨가쁜 오름짓이 산행의 마지막 무렵에 이루어진다는 게 약간의 부담감으로 작용합니다.
▼고도를 낮춰가며 산죽의 행렬은 여전히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약간의 오름은 있지만..
▼내림 위주의 마루금이 줄곧 이어지고..
▼갈림길에는 언제나 친절한 대간리본들이 길잡이를 하고 있어 든든합니다.
▼점점 멀어지는 영취산 정상...
▼전방으론 아직까진 여전히 별 부담스럽지 않은 봉우리만이 나타납니다.
▼그렇게 터벅터벅 내려오다 보니..
▼12:41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덕운봉 0.6km, 영취산 1.4km, 논개생가 4.6km..
좌측으로 논개생가로 빠지는 길이 있는 걸 보니,
여기가 바로 논개생가갈림길인 모양입니다.
계속 진행하려는데 앞에서 어느 산님이 다가오면서 길을 묻길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12:52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합니다.
▼잠시 사라졌던 산죽의 행렬은 다시 나타나고..
▼어느 순간부터 제법 땀을 흘리게 만드는 은근한 오름길도 자주 나타나고..
▼완만한 오르내림을 거쳐 고도를 조금씩 높여간다 싶더니..
▼정면으로 올라야 할 것으로 보이는 암봉이 버티고 있습니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 봉우리에 올라서니...
▼13:07
어느 산악회의 단체산님들이 봉우리정상부를 점령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민령 5.3km, 영취산 2km...
대간길은 좌측으로 꺾여 민령 방향으로 이어지며,
이정표의 기둥에 '정면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덕운봉'이라고 어느 친절한 산님이 매직으로 적어 놓은 글씨가 있습니다.
즉, 여기가 덕운봉갈림길인 모양입니다.
▼산님들의 밥상 사이를 헤집고 지나 덕운봉갈림봉에서 내려갑니다.
조망이 괜찮았을 법한 지점이었던 것 같은데,
수많은 단체산님들이 봉우리정상을 차지하여 왁자지껄 식사를 하고 있는 바람에
정신이 산만하여 무작정 봉우리에서 내려서다 보니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덕운봉갈림봉을 지난 이후부터 산길의 형태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더니..
▼진행할수록 울퉁불퉁 너덜성의 암릉길이 이어집니다.
▼등로 우측으로 조금 벗어나면 시원한 조망을 보여줄 것 같은 바위가 있어 올라섰더니,
시야가 트이면서 멋진 조망이 펼쳐집니다.
▼가야 할 덕유로 이어지는 마루금...
▼마루금의 우측이니 서상면쯤 되나 봅니다.
▼덕운봉인 듯...
▼영취산 방면...
▼전방으로 보이는 올라야 할 봉우리...
▼바위가 뾰죽하여 똥꼬가 찢어질까 봐 엉거주춤 서서 조망사진을 찍다 보니
자세가 불안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고 얼릉 바위에서 내려와 다시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암릉길은 계속 이어지고,
수시로 사야가 트이면서 가야 할 대간길과 덕운봉 방면의 멋진 조망이 펼쳐집니다.
▼다시 산죽길도 나오고..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거리며 암릉길은 당분간 이어집니다.
▼그러던 중..
▼13:35
덕운봉갈림봉에서 약 30분쯤 진행했을까..
도중에 조망도 했었고 머뭇거렸던 시간도 있었고 하니 아마 약 25분쯤이 정확할 겁니다.
직진하여 단 1분만 투자하면 오를 수 있는 암봉을 앞두고 대간리본들은 일제히 우회하여 우측으로 진행하도록 안내를 합니다.
지도 상의 842.8봉인 듯한데..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도 시간도 얼마 안 걸릴 거 같아 대간리본을 무시하고 계속 직진하여 암봉으로 향했더니..
▼넓직하니 쉬기도 좋은 환상적인 조망장소가 조용히 숨어서 산객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금의 막힘도 없이 사방팔방으로 넓게 그리고 멀리 펼쳐지는 기가막힌 조망에 감동을 넘어 전율이 이는 듯..
그리고 올라왔던 길로 도로 내려갈 필요도 없이 대간길은 암봉을 지나 계속 이어지고 있고..
무심코 대간리본만 따르다 놓쳤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뻔 했습니다.
▼우선 전라북도와 경상남도를 가르는 대간능선의 좌측 아래로 장계면의 대곡호가 내려다보이고..
▼땡겨 본 대곡호
▼대간을 따라 저 멀리 덕유산의 서봉과 남덕유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대간능선의 우측 아래로는 경상남도 함양군의 서상면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백두대간에서 동남쪽으로 이탈하여 기세를 뽐내는 월봉산은 구름에 살짝 잠겨 있습니다.
▼그 우측으로 백두대간에서 살짝 벗어난 덕운봉은
"잠시 들렀다 가지.."라며 섭섭다는 말을 하는 듯합니다.
▼지나온 영취산과 백운산은 어느새 멀찌감치 뒤로 물러가 있고..
▼저 멀리 산꼭대기에 설치된 무인산불감시탑이 보이는 걸 보니
아마 어제 지나온 봉화산인 듯..
▼땡겨서..
▼장계면 대곡호에서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돌며 파노라마로 담은 조망
▼이렇게 멋진 풍광을 두고 떠나려니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망설임 없이 배낭에서 취사도구를 꺼내 물을 끓여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자연이 가져다 준 감동을 조금 더 가슴속 깊이 담아 봅니다.
▼14:09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다 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30분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쉽지만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다시 수림으로 둘러싸인 답답한 숲길이 이어지고...
▼전망 좋은 봉우리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약 6~7분쯤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번에도 봉우리로 향하는 좌측의 오름길을 외면하고 우측의 옆구리길로 진행하도록 대간리본들이 인도합니다.
▼좌측 오름길을 따라 봉우리를 넘어야 원칙이지만,
발걸음은 나도 몰래 자동으로 우측의 편안한 길로 이끌려 버립니다.
▼자세를 한껏 수그려야 하는 무성한 산죽길이 다시 나타나고..
▼섭취하면 바로 황천길로 직행할 듯한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요염한 버섯도 발견되고..
▼산죽의 행렬이 제법 길게 이어집니다.
▼이제 산죽의 행렬은 끝이 났는지..
▼내리막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는 듯하더니..
▼14:39
오랜만에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육십령 6.5km, 영취산 6.5km...
정확하게 영취산과 육십령의 중간지점입니다.
▼계속 진행합니다.
▼한번의 짧은 오르막을 올라..
▼별 특징 없는 능선봉을 지나고..
▼가파른 내리막이 잠시 나타나더니..
▼곧 부드러운 산길로 바뀌면서 여러 명이 앉아 식사를 하기에 충분한 장소가 나오고...
▼진행하기에 전혀 부담이 없는 평탄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능선봉을 올라 내려가면서 마루금의 방향이 좌측으로 급하게 바뀌지만,
대간리본들이 친절하게 길을 잘 안내하고 있으므로 진행하는 데 거침이 없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터벅터벅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 급한 내림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15:03
또다시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덕운봉 3.7km, 민령 1.4km, 북바위..
▼마루금은 우측의 민령 방향으로 이어지지만,
북바위가 있는 지도 상의 977.1봉이 바로 좌측에 있습니다.
▼삼국시대에 신라와 백제가 영토싸움을 하면서
승리하면 이곳에서 북을 쳤다고 하여 북바위라고 합니다.
▼북바위에 올라서니 또다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집니다.
▼물론 아까 소름끼치게 전율적인 감동을 주었던 842.8봉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쭈욱 둘러보며 셧터를 눌러 댑니다.
▼아까 멀게 느껴졌던 대곡호가 이제는 성큼 가까이로 다가와 있습니다.
▼오르기에 버겁게 보이는 봉우리..
잠시 후 민령을 거쳐 올라야 할 구시봉(깃대봉)의 정체도 드러납니다.
▼15:15
북바위에서 내려와 대간길을 계속 이어갑니다.
▼내리막길이 쭈욱 이어지다가..
▼꺼림직한 잡풀구간이 잠시 이어지고..
▼쭈욱 이어지는 내림길에 아스팔트도로 상의 과속방지턱과 같이 덜커덩거리는 오름길도 나오고..
▼다시 산책길 같은 편안한 산길이 이어지고..
▼무성한 억새밭이 나오면서
전방으로 버겁게 보이는 구시봉(깃대봉)이 다시 한번 더 시야에 들어옵니다.
▼무성한 억새밭은 짧게 끝나고...
▼구시봉(깃대봉) 오름길을 더욱 부담스럽게 만드는 내림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다시 잡풀과 뒤섞인 억새밭이 나오고..
▼저것만 오르면 오늘의 산행도 끝이 나는데..
산행막바지라 올라야 할 저 봉우리가 부담스럽게만 느껴집니다.
▼15:38
민령으로 오인할 법한 안부가 나오고..
▼무성한 잡풀을 헤치고 조금 더 진행하자 이정표가 보이는데..
▼15:40
다름아닌 민령입니다.
백운산 6.7km, 깃대봉 1.3km..
▼버겁지만 어차피 올라야 할 봉우리..
물 한 모금으로 갈증난 목만 축이고 바로 깃대봉(구시봉)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달갑지 않은 잡풀구간이 다시 나타나고...
▼잠시 잡풀구간이 이어지다가
시야가 트이고 선명한 산길이 나타나면서 깃대봉(구시봉)을 향한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오름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다가 또 다시 억새밭이 나타납니다.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바로 받은 탓인지 머리가 뜨끈거리면서 발걸음이 무척 무겁게 느껴집니다.
민령에서 한숨을 돌리며 조금 쉬었다가 올랐어야 했는데..
마지막 봉우리라 얼렁 올라서려는 욕심 때문에 오버페이스를 한 것 같기도 하고..
▼억새밭을 헤치고 조금 더 올라가자
마치 낮도깨비처럼 스멀스멀 올라야 할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느 정도 올라왔음을 말하려는 듯
발아래로 조망이 트이면서 육십령터널을 통과하는 중부고속도로의 모습도 내려다보이고..
▼지나온 대간길도 제법 시원하게 조망됩니다.
▼한 고비를 넘어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내리막길이 나오고..
▼이내 봉우리를 향한 오름길로 바뀝니다.
▼또 다시 잡풀구간이 나타나고...
▼쉼 없이 오름짓을 했더니..
▼드디어 깃대봉(구시봉)정상에 올라서면서..
▼16:11
바로 전방에 구시봉(깃대봉) 정상석이 나타납니다.
▼구시봉의 정상석을 잽싸게 카메라에 담고
뜨끈뜨끈해진 머리를 식히며 휴식을 취하기 위한 장소를 물색해 보지만,
안타깝게도 구시봉 정상엔 땡볕만 내리쬘 뿐 원하는 그늘진 곳은 전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구시봉(깃대봉) 정상에 오르면서 완전 맛이 갔음을 연출하려는 산객의 리얼한 모습
▼전에는 깃대봉으로 불렸으나, 산의 형태가 구시형이라 구시봉으로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구시형'이 어떤 형태를 말하는지??
괄호하여 한문이라도 새겨넣었으면 그나마 이해하기 쉬울 텐데..
과연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구시형이 어떤 꼬라지인지 아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지..??
참 답답한 산림청입니다.
▼화창하던 날씨가 어느새 구름이 잔뜩 끼여
덕유산 방향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조망이 엉망입니다.
▼지나온 백두대간..
▼16:24
조망과 휴식을 마치고 구시봉(깃대봉) 정상에서 내려갑니다.
육십령까진 2.5km..
▼구시봉(깃대봉) 정상에서 내려가면서 전방으로 부담스러운 봉우리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휴..저걸 또 올라야 하나..??
이제 육십령까진 내리막길로 쭈욱 이어질 줄 알았는데..!
▼잡풀구간이 잠시 나타나고..
▼이게 웬 떡인지..!!
구시봉 정상에서 내려가면서 부담스럽게 보였던 봉우리를 오를 필요 없이
대간길은 그 우측의 내림길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급한 내림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16:30
구시봉 정상에서 약 5분쯤..
▼깃대봉샘터라는 약수터가 나옵니다.
산님들에게 귀중한 샘터이긴 하나,
산행이 끝나는 판에, 그리고 내림길만 남은 현재의 상황에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샘터입니다.
점심으로 먹은 국수는 이미 땀으로 다 증발해 버렸고..
지금으로서 무엇보다 절실한 건 밥..!!!
▼어서 밥을 먹기 위해 육십령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내림길이 쭈욱 쭉 이어지고..
▼왠지 제법 정비가 된 듯한 반반한 느낌의 산길이 이어집니다.
▼그러한 정비된 느낌의 등로가 제법 이어지다가..
▼16:38
양철 안내판이 나타나는데..
▼'여기서부터 맨발 지압 등산로'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왠지 등로가 반반하더니..
▼계속 육십령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6:43
야트막한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리본들은 봉우리를 직접 오르지 않고 좌측 옆구리길로 진행하도록 인도합니다.
▼편하게 옆구리길을 따라 진행하니..
▼16:46
봉우리로 직접 올랐으면 내림길에 맞닥뜨렸을 통나무울타리가 나타납니다.
▼생태복원을 위해 막아 놓은 것 같기도 하고..
▼이러한 봉우리를 우회하는 옆구리길은 수시로 나타납니다.
▼16:52
비록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는 오름길이지만, 이번에도 옆구리를 따라 등로가 나있습니다.
▼그 끝에는 통나무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고...
어떻게 보면 지치고 힘든 마당에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16:56
배가 고파 죽겠는데 전화가 오는 바람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전화를 받으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17:06
전화통화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내림길이 쭈욱 쭉 이어집니다.
▼17:13
웬만큼 내려왔는지 우측 아래로 민가와 비닐하우스가 내려다보입니다.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하산길이 무척 길게 느껴집니다.
▼가벼운 오르막을 지나자..
▼17:21
이정표가 나오는데..
▼우측으로 내려가면 육십령휴게소라고 하는데..
▼매직으로 대간길은 직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대간리본들도 직진하는 방향에 주로 매달려 있고...
우측으로 갑자기 방향을 돌릴 이유가 없다는 판단 하에 계속 직진하여 진행합니다.
▼잠시 진행하자..
▼3기의 무덤이 나오고..
▼마루금은 무덤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이 꺾입니다.
▼무덤을 지나 쭈욱 내려가자..
▼17:25
아..!!!
드디어 육십령휴게소의 주차장..
1박2일 간의 산행이 끝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아까 이정표의 지시를 따른다면 우측으로 내려가야 육십령휴게소가 나온다고 했는데,
직진했는데도 왜 육십령휴게소가 나오는지??
그러한 궁금증을 접고 일단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식사 되는지 물어봤더니, 안타깝게도 안 된다고 합니다.
▼꿩 대신 닭으로 쥬스와 케익과자를 사서
장계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먹기 위해 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17:34
커다란 백두대간육십령표석이 나오고, 그 뒤에 장계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정류장 바로 맞은편에 또 하나의 육십령휴게소가 있는데,
아까 이정표가 가리켰던 육십령휴게소가 바로 저곳을 말했던 것입니다.
방금 전 산에서 내려와서 만났던 넓은 주차장이 있던 휴게소는 '장계육십령휴게소', 저 휴게소는 그냥 '육십령휴게소'...
참 나...!
육십령휴게소 앞에 주인인 듯한 할머니 한 분이 나와 계셔서
할머니한테로 다가가면서 식사 되는지 물어봤더니,
된장찌게도 되고 비빔밥도 되고 다 된단다.
비빔밥을 주문하고 방금 전에 산 쥬스와 케익과자를 배낭 안에 집어 넣으면서
저 위에 있는 휴게소에선 식사가 안 된다고 해서 샀는데
여기에 휴게소가 있는 줄 알았으면 안 샀을 텐데 괜히 샀다고 했더니,
대뜸,
"인터넷 안 뒤져 봤어?"
"이쪽으로 내려와야 백두대간이지 왜 그쪽으로 내려와.."
무방비 상태에서 한 방 맞으니 어안이 벙벙..
"이정표에는 직진해야.."라면서 만회를 할려고 했더니, 말을 싹둑 자르면서
"옛날 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다 이쪽으로 내려왔어"라고 하신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완전 KO패다.
깔끔했던 '장계육십령휴게소'와는 달리
이곳 '그냥 육십령휴게소' 앞에는 수많은 대간리본들이 매달려 있으며
가게 안에도 대간꾼들이 다녀간 수많은 흔적이 눈길을 끈다.
그러한 흔적에 걸맞게 이 할머니는 대간꾼들에게 정 많기로 유명하신 분이란다.
백두대간의 구간 구간이 끝날 때마다 내려서는 고개에는 대간길보다 오히려 더 많은 얘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비록 내가 푸대접을 받았지만 화통하고 친절하다고 소문난 여원재의 민박집아주머니,
복성이재의 흥부마을,
어제 융숭한 대접을 받았던 중재의 중기민텔,
육십령휴게소의 할머니..
그들의 사는 모습 속엔
은근히
대한민국 국가대표산줄기인 백두대간 옆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긍심도 보인다.
어쨌든 이렇게 또 무사히 대간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천지신명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1박2일간의 나름 행복했던 복성이재-육십령 구간을 마감한다.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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