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저산

극심한 정체로 망쳐버린 민주지산

산장 2010. 1. 11. 18:22

 

▶2010.01.10(일)

   산행코스: 도마령-각호산-민주지산 제7지점-물한리

   소요시간: 5시간30분

   날      씨: 흐림

 

   벼르고 벼르던 민주지산!

   하지만...

   엄청난 인파로 인한 정체..

   그리고 그 정체가 산행을 망칠 줄이야..!!!

 

 

                   ▼11:04

                     도로상황도 안좋고 버스운전기사마저 헤매는 바람에...

                     어렵게 어렵게 도마령에 도착합니다.

                     오늘 우리가 도마령을 찾은 유일한 산객들인줄 알았는데,

                     도마령에는 이미 두어대의 다른 산악회버스가 주차되어 있습니다. 

 

                   ▼도마령이 이미 해발 800m이기 때문에, 웬만한 산의 정상에 올라온 거나 마찬가집니다.

                     바로 위에는 상용정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상용정이란 영동군의 상촌면과 용화면의 각각 한글자씩을 따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도마령에서의 전경입니다.

                     눈으로 뒤덮힌 산이며, 구불구불 버스가 기어오다시피한 도로며..참으로 멋집니다.

                     산을 타기도 전에 평소 산 정상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경관을 마주하고 있자니 뇌가 적응을 못하는지 왠지 어색합니다.

 

                   ▼각자 등산장비를 챙기고 산행을 위한 완전무장을 합니다.

 

                   ▼11:17

                     단체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도마령 바로 위에 있는 상용정을 지나갑니다.

 

 

 

                   ▼무수한 산악회들이 지나간 흔적들이 나무에 매달려 나부끼고 있습니다.

 

 

 

                   ▼잠시 가파른 산길을 따라 정신없이 올라가는데...

                     갑자기 밀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먼저 온 산악회팀들 중에 체력이 약하신 분이 앞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비록 속력은 나지 않지만 조금씩 위로 올라가긴 갑니다.

                     예정된 코스를 완주하려면 적어도 6시간은 잡아야 하는데...초반부터 정체가 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계속되는 정체로 성질이 나지만, 설화로 가득 채워진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더군다나 산길은 단 한사람만이 지나갈 수 있도록 나 있습니다.

                     속력을 내기 위해 산길 옆으로 앞사람을 제치고 뛰어가고 싶지만 산길 양옆은 눈으로 거의 2~30cm 이상 쌓여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각호산 정상부에 로프구간이 있어 간혹 정체현상이 일어난다는 글을 읽어본 것 같습니다.   

 

 

 

 ▼12:25

   각호산 정상 직전에 도착합니다.

   늦어도 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벌써 20분이나 지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20분이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질 않습니다.

 

 ▼민주지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뿔이 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는 각호산...

                     각호산 정상부의 모습입니다. 정상석도 보입니다.

                     현재위치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선 로프를 타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설산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는 정말로 멋진 민주지산의 능선입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여기서 30분을 기다려도 도무지 진행이 되지않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얼마나 난코스이길래 진도가 나가질 않는지 가봤더니 입에서 욕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산악회가 눈을 자주 접할 수 없는 지방에서 왔다고 합니다.

                      이런 설산을 오면서 아이젠 조차 준비하지 않고 왔는지...

                      산행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왕창 끌고 왔는지...

                      어쨌든 불과 2~3m의 로프구간을 가지고 아주 쌩쇼를 하고 있습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13:24

                     각호산을 지나 이정표...

                     정체구간에서 무려 약 1시간을 아깝게 허비한 것입니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다 보니 당연히 배가 고픕니다.

                     정체구간을 지나서부터는 평평한 곳이 있으면 어디던지 삼삼오오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등산객들로 꽉 차있습니다.  

 

                   ▼점심식사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는 일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13:53

                     무덤이 있는 한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널찍한게 그런대로 많은 사람이 식사를 하기에 충분합니다. 

 

                   ▼여기에서 자리를 폅니다.

   

                   ▼점심을 먹으며 산우님들의 모습도 하나씩 담아 봅니다.

 

 

  

 

 

 

 

 

 

 

 

 

 

 

 

 

   

 

  

                   ▼14:40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민주지산을 지나 삼도봉까지 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  

 

                   ▼민주지산에 왔으니 최소한 정상까지는 가야한다는 데 합의를 하고 정상으로 향합니다. 

 

                   ▼하지만...또 정체...!!!

 

                   ▼제대로 속력이 나질 않으니 짜증이 납니다.

 

                   ▼바로 눈앞에 정상이 보이는 듯 한데...

 

                   ▼15:34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이제 하산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민주지산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서울로 갈 때 도로상의 정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행히 모든 산우님들이 하산에 동의를 해주십니다. 

 

                   ▼하산을 결정하고 물한리로 향합니다.

                     가파른 경사가 시종일관 이어집니다.

 

 

 

                   ▼미끄러져 자빠지는 사람들이 속출합니다.

 

                   ▼약 20분 가파른 눈길이 이어지다가 길이 완만해지기 직전의 평평한 지대에 도착합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물 한모금을 입에 넣습니다.

   

                   ▼벼르고 벼르던 민주지산을 이렇게 허무하게 정상도 밟아 보지 못한 채 그냥 내려갈려니 맥이 빠집니다.

                     아름다운 주위의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계곡도 눈속에 파묻혔습니다.

                     계곡이 나오는 걸로 봐서 하산길도 거의 끝이 나려는 듯...  

  

 

                   ▼다리를 건너가는 줄 알았더니..그냥 스쳐 지나갑니다.

 

 

                   ▼물한계곡주차장으로 연결되는 임도가 시작됩니다.

 

 

 

                   ▼16:39

                     황룡사 입구에 도착합니다.

 

 

 

무려 40여 대의 산악회버스가

오늘 물한계곡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몇 안되는 근처 모든 식당들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라 손님을 더이상 받지 않는다고 하고...

전혀 예상 밖의 상황전개에

산행을 하던 내내 머~엉 했었는데..

물한계곡주차장에 당도하고서야 비로소 모든 걸 제대로 실감합니다.

하지만 각호산에서 바라본 민주지산 능선...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 능선은

아직도..

그리고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gksf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