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3(월/화)
산행코스 첫째날: 성삼재-노고단대피소-노고단고개-돼지평전-1424봉-피아골삼거리-임걸령-노루목-삼도봉-화개재-
토끼봉-연하천대피소-벽소령대피소-선비샘-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
둘째날: 세석대피소-촛대봉-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통천문-천왕봉-천왕샘-개선문-법계사-
로타리대피소-망바위-칼바위-중산리야영장
소요시간: 총 20시간(첫째날: 11시간30분, 둘째날: 8시간30분)
날 씨: 첫째날 새벽에 눈이 오더니 오후부터 차츰 갬, 둘째날 대체로 맑음
With 김사장님, 최여사님, 임여사님
11.01(월) 22:50 용산발 구례구역 무궁화호 열차 탑승
11.02(화) 03:25 구례구역 도착
03:30 구례구역에서 구례공용버스정류장행 군내버스 탑승
03:40 구례공용버스정류장 도착
04:00 성삼재행 버스 탑승
04:40 성삼재 도착
열차가 남원을 지날 때쯤 차창 밖을 보니 비가 왔는지 마을의 도로가 약간 젖어 있습니다.
대수롭지않게 여기려고 했지만, 구례구역에 도착할 때쯤에는 제법 굵은 빗방울이 열차의 유리창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없던 걱정이 스물스물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03:25
구례구역에 내리자 예상치 못한 빗방울과 함께 익숙치 않은 차가운 기운이 걱정을 배가시킵니다.
▼구례구역을 빠져나오자, 언제나 그렇듯 등산객들을 성삼재로 태우고 가려는 택시기사들의 호객소리가 시끌벅적하지만,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그들의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례구역 맞은편에 정차해 있는 버스로 향합니다.
03:40..
구례공용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오뎅 한꼬치와 국물로 속을 데우면서 날씨의 추이를 지켜보지만
빗줄기는 전혀 멈출 것 같지가 않습니다.
▶04:00
화엄사/성삼재행 버스에 탑승...
구례공용버스정류장을 떠난 버스가 화엄사주차장에 잠시 멈추어 서지만,
오늘은 빗줄기 때문인지 단 한사람도 화엄사주차장에서 내리지 않습니다.
화엄사주차장을 공허하게 빠져나온 버스는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구불구불 도로를 따라 성삼재로 향합니다.
▼04:40
성삼재 도착
버스에서 내리자 세찬 바람과 함께 눈발이 흩날립니다.
비보다는 눈이 차라리 더 낫지..라고 속으로 생각해 보지만, 강한 바람과 예상밖의 강추위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입니다.
마산에서 오는 팀과 성삼재에서 합류하기로 했지만 바람을 피할 데라곤 화장실뿐...
하지만 화장실에서 가만히 서서 익숙치 않은 추위를 견딜 자신이 없습니다.
전화를 해서 노고단대피소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노고단대피소로 곧장 향합니다.
▼첫눈...!!
첫눈의 설레임을 느끼기에 앞서, 무엇보다 추워 뒈질 지경입니다.
일단 노고단대피소의 취사장으로 가서 정신을 차리고 볼일입니다.
▼처음 성삼재주차장에서 단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시멘트바닥에만 하얗게 깔려 있던 눈이..
노고단대피소로 향할수록 점점 더 많이 쌓여 있습니다.
▼잠시 걷는 사이에 몸이 데워져 추위도 어느 정도 가시는 듯...
이제 첫눈을 즐길 여유도 생깁니다.
▼오늘도 노고단대피소로 가는 지름길을 택합니다.
▼순식간에 새하얀 옷을 입은 산죽...
▼05:10
노고단대피소 취사장에 도착...
취사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수많은 산님들이 아침식사를 하거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음식냄새를 맡고 있자니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
전화를 해보니 성삼재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약 30분을 가만히 서서 음식냄새를 맡으며 남들 먹는 거 그저 구경하며 기다려야 하나...라고 생각하자 암담해집니다.
춥지만 밖으로 나와서 애꿎은 담배만 구워댑니다.
▼06:10 경 합류하여 마산팀이 가지고 온 충무김밥과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07:00
드디어 1박2일 지리산종주, 대장도에 첫발을 올립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눈이 이번 산행에 과연 어떤 결과를 미칠지 약간은 걱정이 되지만,
비가 아닌 것에 감사하고, 지리산에서의 첫눈이라는 행운을 가슴에 안은 채 한걸음 한걸음 가벼운 마음으로 노고단고개로 향합니다.
▼노고단고개에 올라서자 온천지가 새하얗습니다.
설국(雪國)..!?
▼개방시간이 정해진 노고단정상...
▼이제 천왕봉을 향해 지리한 지리산능선길에 첫발을 올릴 차례입니다.
사실 별 볼거리가 없는 연하천대피소까지의 구간...
눈으로 뒤덮힌 지리산능선길은 과연 어떤 또다른 모습을 보여줄 지 사뭇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밤새 눈이 내린 듯...나무에도, 나무가지에도, 나뭇잎에도 온통 눈으로 코팅된 지리산...
아직 가을단풍이 채 가시기도 전인 11월 초, 그것도 지리산에서 첫눈을 맞이하는 행운을 얻어 가슴이 벅차기까지 합니다.
▼어느덧 노고단고개를 벗어난 지 1.0km..
▼돼지평전에 접어드는 듯...
▼돼지평전..
▼돼지평전을 지나 임걸령샘터 직전에 있는 피아골삼거리로 향합니다.
▼07:52
임걸령에 이르기 전의 헬기장인 1424봉..
▼임걸령까지는 1.2km..
▼눈으로 인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지리산...
멋진 경관을 여유롭게 감상하기에는 바람이 너무 세차고 추운 날씨...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손가락끝이 떨어져 나갈 듯 금세 시려지고,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왼쪽뺨이 얼얼합니다.
▼어느덧 피아골삼거리까지 0.3km..
▼피아골삼거리 도착..
▼그리고 약 10분 뒤 임걸령 도착합니다.
▼눈으로 뒤덮힌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 임걸령샘터의 물맛에는 관심이 없는 듯...
혼자서라도 지리산에서 물맛이 가장 좋다는 임걸령샘터의 물맛을 다시 한번 보러갑니다.
▼과연 지리산 최고의 약수물답게 영하의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임걸령샘터의 물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듯 합니다.
▼임걸령샘터를 뒤로하고 아름다운 산길과 함께 다시 길을 떠납니다.
▼이제는 반야봉으로 오를 수 있는 노루목삼거리로..
▼08:55
노루목삼거리 도착...
반야봉이 어서 오라고 손목을 잡아 끄는 듯...
하지만 오늘도 아쉽지만 어쩔 수없이 반야봉의 손길을 뿌리칠 수 밖에 없습니다.
반야봉은 다음으로 미루고 곧장 삼도봉으로 향합니다.
▼09:24
삼도봉 도착..
맑은 날이면 멋진 조망을 얻을 수 있지만...
오늘은 삼도봉의 의미만 곱씹어 보고 다음 행선지인 화개재로 향합니다.
▼평소같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설렁설렁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오늘은 미끄러운 눈길로 인해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09:45
화개재 도착..
▼세석대피소에다가 예약을 한 상태라 발걸음이 급하기만 합니다.
점심을 먹을 연하천대피소까지는 4.2km..
▼팻말에 "토"라는 글씨가 있는 걸 보니 아마 토끼봉 근처에 다다른 듯...
▼토끼봉 정상부의 헬기장..
항상 느끼지만 각 봉우리의 정상을 알리는 팻말이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지도상에 나와 있는 봉우리이름들...무심코 지나갔다간 그냥 모르고 스쳐지나가기 쉽상이니...
▼며칠 전부터 추워질거라는 일기에보는 있었지만 "아직 11월초인데 추워봐야 얼마나 춥겠나"라는 안일한 생각이 없잔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리산"이었기에 TV의 예보를 단순히 공갈로만 받아들일 수 없어 겨울용 쟈켓을 가져온 게 천만다행인 셈입니다.
겨울용 쟈캣을 입고 배낭을 메고 다녀도 땀 한방울 나지 않으니...
▼별다른 특징이 없는 연하천대피소로 가는 산길...
추위를 잠시나마 피하고, 한숨을 잠시 돌릴 수 있다는 것을 목표로 그저 연하천대피소로 향합니다.
▼11:50 연하천대피소 도착..
▼별다른 특징없는 연하천대피소로 오는 산길과는 전혀 다르게, 눈으로 뒤덮힌 연하천대피소의 경치가 과히 장관입니다.
▼김사장님이 가져온 전투식량과 햇반으로 점심을 떼우고 벽소령대피소를 향해 다시 길을 떠납니다.
연하천에서 벽소령까지는 3.6km
▼지난 여름 연하천을 떠나 벽소령으로 향했을 땐 어두침침한 새벽이었기 때문에 이 길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단지 산길 오른편으로 여명이 밝아왔고, 벽소령대피소에 가까와질 무렵 형제봉이 있었다는 것 외에는...
▼지리산 전체에 고루 흩어져 있던 뿌우연 안개가
마치 솜사탕처럼 구름으로 한데 뭉쳐지면서 중간중간 구름 사이로 햇볕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산길 왼편으로는 햇빛을 받지 못해 시종일관 겨울이지만,
▼산길 오른편으로만 들어서면 다시 제계절을 찾아가는 듯 검푸른 산들이 목격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완전히 열리고 있는 남쪽 방향의 하늘...
▼전방으로 봉우리가 우뚝 버티고 있고...
▼봉우리에 올라서자 산길 위로 제법 호쾌한 전망을 기대할 수 있는 바위가 있습니다.
▼그 바위에 올라서자 시종일관 답답했던 시야가 한꺼번에 확 뚫립니다.
기가막힌 타이밍....
날씨가 계속 흐렸다면 꿈도 못 꿀 장면입니다.
▼드러날 듯 말 듯...운해에 묻혀 있는 천왕봉!
▼약 10분쯤 지나자 거의 완전히 그 모습을 내보이는 지리산줄기..
▼아..그리고 천왕봉!
▼전망바위에서 내려와 잠시 진행하자 이제는 형제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형제봉에 뿌리를 내린 두 그루의 소나무..
▼형제봉을 지났으니 이제 벽소령도 지척입니다.
▼벽소령대피소까지 1.5km..
▼14:50 벽소령대피소 도착...
▼잠시 커피 한잔 마시고 갈려고 했더니 취사장에 문이 잠겨 있습니다.
바람이 양사방에서 벽소령대피소를 휘감고 있어 마땅히 버너를 설치할 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커피 한잔 마시자고 바람을 막아가면서 물을 데울 생각하니 배낭을 푸는 것 조차 귀찮아집니다.
해서 볼일만 보고 오늘의 휴식처인 세석대피소로 직행합니다.
▼비록 세찬 바람이 왼쪽에서 불어오지만 날은 완전히 개였습니다.
내일 "촛대봉에서의 일출"이라는 새로운 기대가 꿈틀대기 시작합니다.
▼직사광선을 받는 산길 오른편은 쌓인 눈도 어느덧 서서히 녹아가고 있고 햇빛도 제법 따사롭게 느껴집니다.
▼세석대피소까지 5.7km...
약 3시간 거리..
▼이런 따사롭고 편안한 길만 계속 이어진다면...
▼전방에 버티고 있는 거대한 산봉우리..칠선봉인 듯..
▼5.2km..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세석대피소..!
▼선비샘...
▼선비샘에서 시원한 물을 한잔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지난 여름때보다 물이 훨씬 적게 나오는 듯...
▼다시 세석대피소를 향해...
현재시각 15:55, 미끄러운 눈길에다 매서운 맞바람과 전투를 벌이며 산행을 한 지 약 9시간...
일행들도 이제 지친 기색들이 역력합니다.
▼선비샘을 지나 35분쯤, 세석평전을 지나 촛대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호쾌한 전망장소가 나옵니다.
▼하늘과 구름, 그리고 하얀 눈이 그려내는 멋진 그림...
그 그림 가운데에 우뚝 솟은 천왕봉이 자릴 잡고 있으니 화룡정점을 찍은 듯...한마디로 장관입니다.
▼햇볕이 잘 드는 따스한 산길 오른편과는 정반대로 산길 왼편으로만 접어들면 상황은 180도로 바뀝니다.
봄날씨에서 한겨울로 급전환되는 것입니다.
▼세석대피소까지 2.1km...
비록 한시간 정도의 거리지만, 대부분 지리산종주라는 꿈에 부풀어 잠을 설치고 왔을 일행들...
갑작스런 추위와 예상치 못한 눈길에 지친 몸을 이끌고 가기에는 그저 멀기만 느껴집니다.
마지막 힘을 내어 세석대피소로 향합니다.
▼이제 해도 스스히 기울어 가고 있습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세석대피소까지의 거리...
▼영신봉으로 향하는 긴 계단길...
▼다시 계단길...
▼계단길에 올라서자 일몰이 시작되는 듯...
매서운 바람이 칼날이 되어 연신 뺨을 때리고 지나가지만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질 않습니다.
▼운해 속에 묻히는 해를 한동안 바라보다 다시 세석대피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영신봉...세석대피소까지 불과 0.6km..
▼이제는 세석대피소 방향에 달이 떴습니다.
▼세석평전이 눈앞에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드디어 세석대피소가 발아래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17:55
세석대피소에 도착..
▶동절기에는 8시가 소등시간이라고 합니다.
여유있게 저녁을 먹을 시간도 없습니다.
최여사님이 준비해 온 쇠고기와 함께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자리에 누우니 얼었던 뺨이 스르르 녹으면서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습니다.
내일 새벽 촛대봉 일출을 위해 5시30분에 일어나기로 일행들과 약속을 하고 정신줄을 놓습니다.
-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이산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산 팔봉산/금강산/장군산 등산지도 (0) | 2009.11.27 |
---|---|
첫눈과 함께한 지리산종주 1박2일(둘째날) (0) | 2009.11.05 |
덕유산종주 1박2일(둘째날): 삿갓골재대피소 To 삼공리탐방지원센터 (0) | 2009.10.29 |
덕유산종주 1박2일(첫째날): 육십령 To 삿갓골재대피소 (0) | 2009.10.29 |
덕유산1박2일종주를 위한 산행정보, 산행지도 및 대중교통정보 (0) | 2009.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