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3(수)
어젯밤 저녁8시 소등되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던지..
한참을 잔 것 같은데도 깨어보니 겨우 3시..
날씨도 궁금하고 쉬야도 볼겸 밖으로 나왔더니
제법 하늘에 별이 총총 박힌 것이 마음을 놓이게 만듭니다.
다시 잠을 청하고..
깜빡 잠이 들었다가 주위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깨어보니 5시...
일행들도 모두 일어난 듯...
6시40분 정도에 일출이 예상되므로
대충 후다닥 밥 한술 입에 넣고 출발해도 여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06:20
세석대피소를 뒤로한 채 촛대봉으로 향합니다.
▼세석대피소를 떠난 지 15분쯤 점점 날은 밝아오지만, 세찬바람과 함께 몰아닥치는 안개가 영~ 심상치 않습니다.
▼촛대봉 도착...하지만 완전 조졌습니다.
▼몸을 가누기 조차 힘든 강풍에다 시야는 완전 꽝...
새벽 3시경 잠시 밖에 나왔을 때만해도 그렇게도 멀쩡하던 날씨가..!
애석하게도 일출은 완전히 물 건너 간 셈입니다.
▼아쉽지만 촛대봉을 뒤로하고 정식으로 아침을 먹기 위해 장터목대피소로 향합니다.
▼촛대봉을 벗어나 장터목대피소로 향하는 도중, 짙은 안개 속으로 해가 들어갔다가 나왔다가를 반복합니다.
참으로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지리산의 일기를 단적으로 보는 듯 합니다.
▼새벽이라 날씨는 더욱 차갑습니다.
거기다가 매서운 바람까지 무섭게 달려들고 있으니 체감온도가 뚝뚝 떨어지는 듯...
▼촛대봉을 지난 지 약 25분쯤...그렇게 짙게 깔려있던 운무가 순식간에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보니 촛대봉 쪽에만 운무가 하얗게 드리워져 있는 듯 합니다.
정말 원통하고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다가도 운무가 순식간에 또다시 산을 집어 삼킬 기세로 몰려듭니다.
▼어느덧 손에 닿을 듯 지척에 와 있는 천왕봉...
▼장터목대피소까지 1.4km..
▼연하봉에 다가서자 또다시 멋진 그림이 펼쳐집니다.
▼허연 서릿발을 세우고 있는 지리산..
▼연하봉...
▼08:35
장터목대피소에 도착..
심각한 갈수기인지 장터목대피소에서도 물을 얻기가 쉽지않습니다.
생수를 사서 라면을 끓이고 햇반을 말아먹습니다.
▼더이상 끼니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므로 최대한 가져온 먹거리를 헤치우고 커피까지 한잔 마신 후 천왕봉으로 향합니다.
▼장터목대피소를 뒤로하고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제석봉을 알리는 고사목들...
▼어느 틈엔가 운무가 거짓말처럼 모조리 사라지고 없습니다.
늘 이래 왔던 것처럼 더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
▼제석봉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산길과 고사목들의 행렬...
▼중산리인 듯..
▼그리고 천왕봉...
▼09:37 제석봉에 도착합니다.
▼천왕봉도 이제 겨우 0.7km..
▼마지막 오름길을 방해라도 하듯 매서운 칼바람이 뺨따구를 마구 갈기고 지나갑니다.
▼천왕봉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
▼안타까운 최여사님...
▼어서 오이소~~!
▼매서운 바람과 차가운 기온으로 인해 한데 뭉치면서 차츰 칼날이 되어가는 눈...
▼지나온 노고단에서부터의 족적이 한눈에 보이는 듯...
▼천왕봉으로 가는 마지막 오름길...
▼10:25
드디어 천왕봉에 도착합니다.
▼노고단에서부터 이어진 지리산능선길이 한눈에 조망되고...
▼어제 아침 성삼재에 도착했을때만해도 감히 상상도 못했던...
티끌 한점없이 멀리 남해바다까지 보이는 기가막힌 조망...
▼정상에서의 감동과 조망을 마치고 하산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없어야 할 중산리로 가는 줄기찬 내림길..
▼메말라 있는 천왕샘..
▼약 25년 전 천지도 모르고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냈던 천왕샘 옆의 작은 공터..
▼중산리까지 4.8km...
이제 중산리까지 줄기찬 내림길만이 남았습니다.
▼개선문
▼천왕봉에서 내려오자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지 겨울용 쟈켓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산길 모퉁이 음지에만 눈이 조금 남아있을 뿐, 발길이 닿는 곳에는 거의 눈이 온 흔적 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비록 가파른 하산길이지만,
어제와 오늘 천왕봉으로 오르는 산길에 비하면 공원의 오솔길같이 편안하기만 합니다.
▼법계사에 거의 다다른 듯..법계사가 나오기 전의 전망좋은 너른 바위지대..
▼중산리가 어디쯤인지 한번 내려다보고...
▼법계사에 도착합니다.
▼법계사 삼층석탑
▼법계사 경내
▼자연을 훼손시킨 인간들의 만행
▼법계사 산신각
▼법계사 삼층석탑을 받치는 기단에도 어김없이 무식한 인간들의 만행이..ㅠㅠ
▼쪽바리들이 혈맥을 누르려고 박아논 쇠말뚝...
▼13:10
법계사에서 볼일을 마치고 다시 중산리로 향합니다.
▼이제 중산리까지 3.4km...
▼천왕봉과 법계사를 뒤로한 채 또다시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중산리로 향합니다.
▼차츰 내려올수록 제법 늦가을 냄새가 납니다.
▼망바위
▼중산리까지 1.3km...
법계사를 벗어난 지 50분쯤, 가파른 하산길이 거의 끝나고 이제 중산리까지 완만한 산길만이 남아있는 듯..
▼칼바위
▼드디어 산길이 끝나고 중산리야영장...
▼지리산종주 1박2일 동안 고생한 발을 위해 족탕을 합니다.
▼족탕을 마치고 한사발의 동동주와 함께 꿈만 같았던 1박2일의 지리산 산행을 음미합니다.
▶익숙치 않은 추위, 살을 에이는 듯한 칼바람, 예상치 못한 눈과의 치열헀던 전투는
이제 각자의 가슴속에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악천후 속에서도 아무런 사고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친 것에 감사하고,
다음에 벌어질 또다른 전투를 기대하며 이번 지리산종주산행을 마감합니다.
-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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