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走)

백두대간 나홀로종주(졸업) 제36구간: 미시령-진부령 Part 1

산장 2013. 6. 16. 21:23

▶2013.06.08(土)

   산행코스: 미시령-암봉(전망대)-상봉-화암재-신선봉-대간령-암봉-병풍바위봉-마산봉-진부령

   산행거리: 약 15.6km

   산행시간: 약 11시간...휴식(116분)/중식(68분) 포함

   날      씨:  대체로 맑음

 

 

   백두대간을 하겠다고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을 땐 진부령을 향해 중간쯤 간 사람들이 부러웠었고,

   속리산을 지나고 소백산도 지나고 강원도에 접어들었을 땐 대간을 졸업한 사람들이 그렇게 부럽더니,

   지금에 와서는 열심히 뒤에서 쫓아오는 사람들이 오히려 부럽다.

   참으로 사람의 마음이란..??

   백두대간 종주를 간혹 군대시절에 비유하곤 하는데,

   백두대간이 군대와 다른 점은 바로 이점이 아닌가 싶다.

   뒤도 안 돌아보고 싶던 군대 제대하던 날..

   반면 대간은 천왕봉에서 지금껏 이어왔던 발자취를 끊임없이 뒤돌아보게 되니..!!

   시간이 지나면 지금까지의 순간순간들이 너무나 그리울 것 같아 그게 오히려 걱정이다.

  

   드디어 마지막 구간..

   과연 이날이 올까 싶었는데..!!

   감정이 앞서려 하고, 왠지 몸이 공중에 붕 뜬 듯 현기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맨 처음의 지리산구간을 제외하고 어디 만만한 구간이 있었고, 맘 편하게 집을 나섰던 적이 있었던가?

   백두대간의 어느 한 구간을 지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무덤덤해지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머릿속은 오로지 '마지막'이란 한 단어로만 가득 차 있으니..!!  

 

 

                    ▼2013.06.07(金) 11:29

                      인천터미널에서 19시40분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

                      내일의 산행을 위한 여장을 풀기 위해 어제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환타지아스파로 이동합니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해수피아도 있지만 굳이 멀리 떨어져 있는 환타지아스파를 택한 이유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 있다 보니 다른 찜질방에 비해 손님이 적어 조용하게 하룻밤을 머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시설이 좋고 깨끗하면 최고인 줄 알았는데 대간을 하면서 찜질방을 선택하는 조건은 조용함이 최우선이 되었습니다.

                      애새끼들이 잠도 안 자고 밤새 우루루 몰려다니며 떠들거나,

                      대가리 피도 안 마른 것들이 한쪽 구석에 쳐박혀 남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없이 스킨쉽을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정말 패 죽이고 쉽습니다.

                      세상이 어쩌다 이 꼬라지가 되었는지..?? 청소년 전용 모텔이 생긴다면 아마도 대박이 터질 듯..!!

                      하지만 이 모두가 다 어른들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환타지아스파로 이동하면서 내일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24시간 해장국집을 찜하고..

   

                    ▼그런데 더욱 중요한 24시간 김밥집은 전혀 눈에 띄질 않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24시간 하는 맥도날드가 환타지아스파로 가기 직전에 있습니다.

                      새벽 04시부터는 맛대가리 없는 아침메뉴로 전환되지만 03시59까지는 일반적인 메뉴도 주문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내일 새벽의 전략을 세운 후 환타지아스파에 도착합니다.

                      소문대로 비교적 한산하고, 특히 청소년들보단 어른들이 많아 숙면을 위한 기강이 잘 잡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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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6.08(土) 04:57

                      03시30분에 맞춰 놓은 휴대폰의 알람소리에 기상하여 대충 샤워를 하고 찜질방에서 나와

                      맥도날드로 직행하여 점심으로 먹을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사고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도 두어 개 사고

                      어제 미리 찜해 두었던 24시간 해장국집에서 추어탕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택시를 잡아 타고 미시령에 도착합니다.

 

                    ▼택시를 타고 미시령으로 올라가는 내내 자욱한 안개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

                      마지막 대간산행이 오리무중의 안개 속에서 조망 하나 없이 진행될까 걱정과 동시에 짜증이 나 산행을 다음으로 미룰까도 생각했었는데,

                      막상 택시가 미시령 정상에 도착할 무렵 안개는 말끔히 사라지고 오히려 발아래로 구름이 보여 운해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어떨 때는 새벽에도 국공파가 나와 단속을 할 때가 있다고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미시령에는 현재 산객을 제지하거나 건드릴 만한 어떠한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보다 10분 정도 먼저 도착해 철망을 넘어 앞서가는 너댓 명으로 구성된 대간산행팀이 보일 뿐..!!

                      미시령표지석만을 잽싸게 카메라에 담고 수많은 대간꾼들이 그래 왔듯이 철망을 타고 넘어 이번 구간의 대간길에 첫발을 올립니다.

 

                    ▼갸냘픈 몸매의 소유자라면 이 개구멍을 통해서도 철망을 통과할 수 있을 듯..

 

                    ▼철망을 넘어 전방에 보이는 이동통신기지국을 바라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데,

                      옛 미시령휴게소 뒤편의 흉측한 절개지가 나타나면서 산행초장부터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한바탕의 짧은 깔딱의 오름길이 끝나면서 등로 우측에 들어선 이동통신기지국을 지나고..

 

 

                    ▼이동통신기지국을 지나 능선봉에 이르면서

                      오늘 첫 번째 올라야 할 봉우리인 암봉(전망대)와 상봉의 모습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오고..

 

                    ▼좌측 용대리 방면에 살며시 드리워진 운해가 발아래로 내려다보여

                      전망이 좋다는 암봉에 올라서면 과연 어떠한 경관이 펼쳐질까를 생각하니 산객의 심장에 미세한 파문이 이는 듯합니다.   

 

                    ▼운해가 드리워진 용대리 방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니

                      삼각점처럼 땅바닥에 박힌 콘크리트블록이 발견되는데 '터널상'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걸 보니 아마도 미시령터널 위를 지나고 있는 듯합니다.

 

                    ▼05:08

                      '터널상'이라고 표시된 콘크리트블록을 지나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면서 폐헬기장인 듯한 넓직한 공터가 나옵니다.

                      급하게 철망을 넘느라 미처 스틱도 못 꺼낸 터라 잠시 진행을 멈추고 여기서 본격적인 산행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05:15

                      산행준비를 마치고 출발..

 

                    ▼일출이 시작되고 있는지 우측 하늘이 서서히 붉그스름하게 물들기 시작하는데.. 

 

                    ▼안부로 내려설 무렵..

 

                    ▼우측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속초를 뒤덮은 운해가 발아래로 펼쳐져 

                      잠시 후 암봉 전망대에서 맞이하게 될 장엄한 광경에 앞서 마치 맛배기로 예고편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합니다. 

 

                    ▼안부를 지나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정면으로 암릉이 눈에 들어오고..

 

                    ▼하지만 등로는 암릉을 좌측으로 피해서 이어지는데,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라일락 꽃향기가 너무도 진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안부를 지나 산객을 초장부터 파김치로 만드는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오름길에 뒤를 돌아보니

                      대한민국 최대의 너덜지대로 악명을 떨치는 지난 설악산구간의 황철봉과 황철북봉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가파른 오름길이 길게 이어지다가..

 

                    ▼05:30

                      한고비를 넘어서는 듯 약간의 내림길과 함께 오름이 잠시 주춤하더니.. 

 

                        ▼05:32

                          이내 슬며시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앞을 가로막는 큼지막한 바위가 바로 눈앞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등로는 큼지막한 바위를 피해 좌측으로 이어지고..

 

                    ▼큼지막한 바위를 지나 오름은 완만해졌다 가팔라졌다를 반복하더니..

 

                    ▼고속도로 같은 반반한 등로가 나오고..

 

                    ▼05:40

                      'TP#1'이라고 적힌 군부대팻말이 박힌 공터에 이르면서 다시 산객의 앞을 가로막는 암봉이 나타납니다.

                      등로는 암봉 앞에서 둘로 나뉘는데, 대간리본들이 좌우측 모두에 다 매달려 있는 걸로 봐서 두 길은 결국 합쳐질 듯합니다.

 

                    ▼우측으로 갈까 좌측으로 갈까 고민할 틈도 없이 발걸음은 자동적으로 좌측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암봉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진행하니 약한 너덜길이 나타나고..

 

                    ▼이내 갈라졌던 두 길은 합쳐지면서 그나마 편안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그나마 편안한 오름길도 제법 길게 이어지면서 힘이 들 무렵.. 

 

                    ▼05:51

                      'TP#2'라고 적힌 군부대팻말과 함께 대간마루금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샘터가 나타납니다.

                      진행을 멈추고 식당에서 받아 온 영양가 없는 물을 몽땅 버리고 미네랄 풍부한 대간의 물로 가득 채웁니다.

 

 

                    ▼06:01

                      대간 샘터의 달콤한 물로 물통을 가득 채운 후 암봉을 향해 다시 출발합니다. 

 

                    ▼샘터를 지나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오름길이 점점 더 가팔라지면서 암봉에 이를 무렵 앞서가던 산행팀을 만나고..

 

                    ▼06:11

                      힘겹게 암봉에 올라서니

                      설악이 통째로 구름바다에 빠진 듯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멋진 장관이 펼쳐집니다.  

 

                    ▼속초는 완전히 운해 속에 잠겼고..

 

                    ▼설악에서 떨어져 나온 낮은 봉우리들은 섬이 되었습니다.

 

                    ▼미시령을 통해 흘러 넘친 구름바다에 용대리도 잠기고..  

 

                    ▼천지신명께서 내려 주신 너무나 과분한 대간졸업선물에

                      산객은 그저 "이야 이야"만을 연발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 한 채 감동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립니다.  

 

 

 

인연이란 게 참으로 묘하다.

암봉에서 만난 산행팀은 4인으로 구성된 가족산행팀으로

산행팀의 리더이자 가장이신 분이 비록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안 사실이지만.

그분은 '나는야 팬텀'이란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인데,

설악산구간을 함께했던 애기님과 블로그 친구관계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은 서너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더니..!!

 

 

                    ▼06:23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고 두고 가기 아까운 멋진 장관을 뒤로한 채 다시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이제 올라야 할 봉우리는 상봉..!! 

 

                    ▼암봉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돌팍길이 시작되는데..

 

                    ▼돌팍길은 너덜지대로 확장되면서

                      잠시 후에 오르게 될 상봉의 둥그스름한 돌탑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또다시 진한 라일락 꽃향기가 후각을 강하게 자극시키며 산객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듭니다.

                      마치 빨래를 섬유유연제에 푹 담궜다가 짜지도 않고 그대로 등로 곳곳에 늘어 놓은 듯..  

 

                    ▼김일성이가 이름 붙여졌다는 '목란'도 만나고..

 

 

목란(木蘭)

북한의 국화(國花)로 지정된 '목란'은

우리말로는 산목련, 개목련, 함박꽃 등으로 불리는 꽃이었다.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이가 이 꽃을 보고 한눈에 홀딱 반해서

'나무에서 난(蘭)처럼 향기가 나는 꽃'이라는 뜻으로 

'목란(木蘭)'이라고 이름 지었고 북한의 국화(國花)로 지정했다고 한다.

 

그 개씨부랄호로니이미조가튼 미친 새끼도 이쁜 건 알았던 모양이다.

그 또라이새기로 인해 아직까지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믹서기에 갈아서 목란꽃이 핀 등로에 뿌려도 시원찮을 거 같다.

한 인간의 잘못된 생각과 욕심으로 인해

한반도의 아픈 역사가 수십년을 지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하늘은 알고나 있는지?

 

 

 

                    ▼그런데 라일락인 줄 알았던 꽃향기는 '정향나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궁금하여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알아보니 라일락을 지금은 정향나무, 털개회나무, 수수꽃다리 등으로 분류하지만,

                      예전에는 통틀어 꽃이 수수처럼 핀다고 하여 '수수꽃다리'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가끔씩 당조팝나무도 나오고..

 

                    ▼너덜지대가 짧게 끝나는 듯 싶더니..

 

                    ▼이내 다시 정향나무의 진한 꽃내음과 함께 너덜지대가 이어집니다.

 

                    ▼마치 황철봉 너덜지대의 데쟈부를 경험하는 것처럼..

 

                    ▼너덜지대가 끝나면서 약간의 숲길이 이어지다가..

 

                    ▼06:34

                      다시 너덜지대로 이어지는데,

                      너덜지대를 지나면서 우측 높은 지점에 올라서니 전방으로 상봉과 함께

                      화암재를 지나 오르게 될 신선봉이 그리 멀지 않게 한눈에 들어오고 우측 아래로는 또다시 구름바다가 펼쳐집니다. 

 

                    ▼상봉

 

                    ▼신선봉

 

                    ▼신선봉 우측으론 구름바다가..!!

 

      ▼상봉에서 신선봉까지의 파노라마 

 

                    ▼뒤돌아본 암봉

 

                    ▼06:45

                      멋진 조망에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하지만 한없이 마냥 한자리에 머물 수는 없는 법..

                      어렵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상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대간리본들은 수시로 나타나 산객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06:48

                      짧은 숲길과 짧은 너덜지대가 반복되더니 상봉 직전의 헬기장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헬기장을 지나 오름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자..

 

                    ▼06:52

                      등로 좌측에 6.25전쟁 희생자의 유해가 발굴된 현장이 있습니다.

 

 

 

                    ▼북한측의 것인지 남한측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쓰잘데기 없는 이념에 아무런 이유 없이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계속 상봉을 향해 올라갑니다.

 

                    ▼유해발굴현장을 뒤로하고 잠시 올라가자 이내 상봉 정상을 의미하는 돌탑이 보이고..

 

                    ▼06:54

                      상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지나온 암봉을 뒤돌아보고..

 

                    ▼여전히 운해에 잠긴 속초 방면..

 

                    ▼가야 할 신선봉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고..

 

                    ▼신선봉 좌측으로 병풍바위봉과 마산봉도 동해바다의 섬처럼 구름바다에 잠겨 있습니다.

 

       ▼가야 할 대간 방향을 한방에..

 

                    ▼06:59

                      간단히 조망을 마친 후 지도를 꺼내 다음 목표지점을 확인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제 화암재로 내려섰다가 신선봉을 올라야 합니다. 

 

                    ▼상봉 정상에서 내려가자마자 로프(#1)와 함께 급경사의 내림길이 나타납니다.

 

                    ▼로프(#1)를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오니 어디선가 본 듯한 바위가 나오고..

 

                    ▼07:03

                      또다시 로프(#2)와 함께 급내림길이 나오는데.. 

 

                    ▼로프(#2)가 암릉 옆으로 설치되어 있어 산객을 아리까리하게 만듭니다.

                      로프를 따라 암릉 쪽으로 진행해야 되는지, 아니면 암릉 좌측 아래의 가파른 내림길을 따라 진행해야 되는지??

                      암릉 좌측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무런 리본도 발견되지 않아 로프를 잡고 암릉 쪽으로 진행했더니 커다란 암봉이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봉을 오르기 위한 아무런 안전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오르기가 버겁게 보입니다.

                      오를까 말까 잠깐 고민을 하다가 아무래도 길이 아닌 듯하여

                      암릉 좌측 아래의 가파른 내림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 보니 그제서야 리본 하나가 나타납니다.  

 

                    ▼가파른 내림길은 이내 오름길로 바뀌고..

 

                    ▼결국 암릉을 우회하여 다시 능선상에 올라붙고..

 

                    ▼능선상에 올라서자 능선 우측 아래로의 추락방지를 위한 로프(#3)가 설치되어 있는데,

                      우회한 암봉을 뒤돌아보니 자칫 옆으로 설치된 로프를 따라 암봉에 올랐으면 내려올 때 바지가랭이에 오줌을 지릴 뻔 했던 것입니다.

 

 

                    ▼우회한 암봉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완만한 등로가 잠시 이어지다가..

 

                    ▼07:16

                      또다시 급내림을 위한 로프(#4)가 나타납니다.

 

 

                    ▼로프(#4)를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가자 연이어 로프(#5)가 나오고..

 

 

                    ▼잠시 완만해지는 듯하더니..

 

                    ▼암봉이 나타나면서..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는 로프(#6)가 나오고.

 

                    ▼편안한 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또다시 급내림을 위한 로프(#7)가 나타납니다.

 

                    ▼로프내림길을 지나 오름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커다란 암봉이 바로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데..

 

                    ▼07:28

                      암봉 앞에 다가서자 여러 대간리본들이 나타나 산객을 좌측으로 우회하도록 인도합니다.

 

                    ▼암봉 앞에서 대간리본들의 안내에 따라 좌측으로 진행하자

                      화암재를 지나 올라야 할 신선봉이 정면으로 다가오면서 또다시 너덜지대가 시작됩니다.

 

 

                    ▼너덜지대는 짧게 끝나고..

 

                    ▼급경사의 로프내림길에 비해 월등히 편안한 내림길이 이어지면서..

 

                    ▼산목련도 다시 만나고..

 

                    ▼거친 암릉구간은 끝이 났는지 편안한 내림길이 이어지더니..

 

                    ▼07:40

                      너른 공터가 형성된 안부에 이르는데,

                      비록 아무런 표시는 없지만 지도상의 화암재라는 걸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진행을 멈추고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화암재에는 누군가 야영을 하며 불을 피운 흔적이 있습니다.

 

                    ▼07:52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합니다.

                      이제 올라야 할 봉우리는 신선봉..

                      그런데 선답자들의 산행기록에 따르면 신선봉으로 향하는 길에 전망바위가 나오고,

                      전망바위를 지나 알바주의지점인 삼거리가 나오는데 삼거리에서 반드시 우측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알바로 인한 개고생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 세우며 신선봉 정상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화암재를 지나 가파른 오름길이 시종일관 이어지더니..

 

                    ▼08:00

                      큼지막한 바위가 나오는데, 선답자들이 말하는 전망바위는 이걸 말하는 모양입니다.

 

                    ▼전망바위 위에 올라서니 시야가 트이며 지나온 암봉과 상봉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전망바위에서 간단히 조망사진만을 카메라에 담고 잠시 진행하니..

 

                    ▼08:01

                      이내 등로가 둘로 갈리는 삼거리에 이르는데,

                      여기가 바로 선답자들이 말하는 알바주의지점인 삼거리인 듯합니다.

                      그런데 좌측길에도 은근히 알바를 유도하는 듯한 리본이 매달려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될 듯 보입니다.

 

 

일부 선답자의 산행기록에 따르면

이곳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면 다시 삼거리가 나오고,

그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진행하면 신선봉 정상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진행할 경우

마루금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자칫 신선봉을 놓치고 바로 대간령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므로 그렇게 권하고 싶진 않다.

 

 

 

                    ▼아무튼 삼거리에서 망설임 없이 우측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자 좁은 숲길에다 너덜성의 등로가 시작되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대간리본들은 산객을 친절하게 신선봉 정상으로 잘 안내합니다.

 

                    ▼08:13

                      너덜성의 좁은 숲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다가 시야가 트이면서 제법 방대한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그러나 너덜지대는 짧게 끝나고

                      이내 숲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진한 꽃향기를 내뿜는 정향나무가 다시 나타나 산객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숲길도 잠시..

 

                    ▼다시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너덜지대와 숲길이 짧게 반복되면서..

 

                    ▼암릉을 만나는데, 등로는 암릉을 피해 암릉 좌측 옆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불편한 등로가 쭈욱 이어지더니..

 

                    ▼08:22

                      헬기장이 나오면서 신선봉 정상의 모습이 바로 눈앞에 나타납니다.

 

 

                    ▼신선봉의 정상부 역시 너덜지대로 이루어져 있는데,

                      헬기장을 지나 신선봉 정상에 이르기 직전에 마루금은 좌측으로 이어지므로

                      대간령으로 가기 위해선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우측(올라갈 때 좌측)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신선봉 정상에 이를 때까지 너덜지대라 길이 따로 없지만,

                      신선봉 정상에 이르기 직전에 좌측 대간령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로만큼은 선명합니다.

 

                    ▼08:25

                      대간령으로 이어지는 좌측길을 확인하고 너덜지대를 올라 신선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땡볕을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찾던 중 

                      정상 바로 아래에 넓고 평평할 뿐만 아니라 그늘까지 진 너럭바위가 있어

                      철퍼덕 주저앉아 발아래로 펼쳐지는 조망과 함께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지나온 암봉에서 상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뒤로 황철봉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고..

 

                    ▼가야 할 병풍바위봉과 마산봉은 여전히 운해에 잠겨 있습니다.

 

                    ▼병풍바위봉 좌측의 용대리 방면

 

                    ▼08:49

                      한참이나 퍼질러 앉아 쉬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도와 고도표를 보니,

                      이제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다가 지도상의 869.5봉을 간단히 오른 후 다시 고도를 낮추며 대간령으로 떨어질 거 같습니다.

 

                    ▼아까 신선봉 오르기 직전의 대간령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자..

 

                    ▼돌을 쌓아 올린 듯한 집채만한 바위더미의 옆모습이 마치 사람얼굴처럼 보여 유난히 눈길을 끕니다. 

 

 

                    ▼08:52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

 

 

                    ▼08:57...알바주의

                      숲길을 따라 진행한 지 약 5분쯤..

                      삼거리가 나오는데 대간리본이 우측으로 산객을 잘 인도할 뿐만 아니라 마루금의 흐름상 좌측으로는 눈을 돌릴 필요가 없을 거 같고..

 

                    ▼08:59...알바주의

                      얼마 안 가서 또다시 삼거리가 나오지만 이번에도 친절한 대간리본들이 산객을 우측으로 진행하도록 안내하고..

 

                    ▼대간리본의 안내에 따라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자마자

                      커다란 암봉이 정면으로 보이면서 등로 우측 아래로 검정 차양막으로 둘러싸인 군시설물이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한 가지 되짚어 볼 게 있다.

즉 아까 신선봉을 오르면서 만났던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했다면

상기 두 삼거리 중 어느 하나와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만약 신선봉을 오르면서 만나는 삼거리에서 혹시라도 좌측으로 진행하여 검정 차양막으로 덮힌 군시설물을 만났다면

그건 바로 신선봉 정상을 놓치고 바로 대간령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증거이니

여하튼 주의가 필요할 거 같다.

 

 

                    ▼09:00

                      군시설물을 뒤로하고 암봉을 향해 다가서자 

                      등로는 자연스레 암봉을 피해 암봉 왼쪽 옆으로 이어지면서 급내림길이 시작됩니다. 

 

 

 

                    ▼다시 너덜길도 나오고..

 

                    ▼가파른 내림길이 고도를 떨어뜨리며 줄기차게 이어질 듯하더니..

 

                    ▼내림이 주춤거리면서 완만한 오르내림의 등로가 이어지면서..

 

                    ▼약간의 암릉길도 나오고..

 

                    ▼편안한 등로도 나오고..

 

                    ▼시멘트벽돌이 땅바닥에 박힌 쉼터도 나오고..

 

                    ▼09:16

                      고도를 더이상 떨어뜨리지 못 한 채 부드러운 등로가 이어지다가

                      직진하는 길목에 매달린 빨래줄이 나오면서 대간리본들은 산객을 우측으로 꺾어 진행하도록 인도합니다.

 

 

                    ▼빨래줄삼거리에서 대간리본의 인도에 따라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자 고도를 떨어뜨리는 내림길이 다시 시작됩니다.

 

 

                    ▼09:24

                      내림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면서 '낙타나무'라고 이름 붙여진 구부정한 나무가 나오고..

 

 

                    ▼낙타나무를 지나 내림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고도를 확실히 떨어뜨리는 내림길이 줄기차게 이어지다가..

 

                    ▼09:36

                      비좁은 잡목터널길이 나오면서 마루금은 더이상 고도를 떨어뜨리지 못 한 채 이어지는데..

 

                    ▼잡목터널길을 지나면서 운해와 거의 눈높이를 같이 하며 진행하게 됩니다.

 

                    ▼비좁은 잡목터널길은 제법 길게 이어지고..

 

                    ▼09:42

                      잡목터널길을 벗어나 잠시 진행하자 등로 좌측에 만들어진 군참호가 나오고.. 

 

                    ▼군참호를 지나 내림길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듯하다가..

 

                    ▼오히려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아마도 느낌상 지도상의 869.5봉에 이르는 오름길인 듯합니다.

 

                    ▼09:49

                      예상대로..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봉우리에 도착하니 헬기장이 나타나는데,

                      헬기장에는 '869.5봉'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어느 친절한 산님의 매직글씨가 적힌 삼각점이 박혀 있습니다.

 

 

                    ▼헬기장에선 어린 장병들이 무슨 작업을 하러 올라왔는지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먹을 게 있으면 나눠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배낭엔 점심으로 먹을 햄버거뿐이라 안타까운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계속 대간령을 향해 내려갑니다.

 

                    ▼헬기장인 869.5봉에서 잠시 내려가자

                      병풍바위봉과 마산봉이 정면으로 나타나면서 운해가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진행할수록 점점 더 구름바다에 가까워지고,

                      이대로 내림길을 따라 내려가다간 곧 구름바다 속으로 입수할 것만 같습니다.

 

                    ▼결국 마루금은 서서히 운해 속에 잠기고..

 

                    ▼산객은 구름바다의 운무 속에서 유영하 듯 진행하게 됩니다.

 

                    ▼운무 속에서 금마티리가 산객의 시선을 붙잡고..

 

                    ▼금방이라도 대간령으로 떨어질 듯이 내림길은 고도를 낮추며 줄기차게 이어지고..

 

 

                    ▼10:10

                      드디어 이번 구간의 거의 중간지점에 해당되는 대간령에 내려섭니다.

  

                    ▼'큰새이령'이라고도 불리는 대간령에는 이정표와 대간령의 유래를 설명한 설명판이 있고,

                       마을사람들이 올라와서 산신기도를 올리는지 성황나무쯤 되어 보이는 나무 주위로 낮은 돌담을 쌓아 만든 터가 있습니다.

                       진행을 멈추고 지도를 꺼내 다음 진행해야 할 목표지점을 확인하며 휴식을 취합니다.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36구간: 미시령-진부령 Part 2에서 계속...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