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1(土)
산행코스: 조침령터널(양양쪽)-조침령-전망대-900봉-포토포인트(943봉)-1018봉-경고문(저수지내출입금지)-1133봉-
1136봉-북암령-1020봉-875봉-단목령-856(843)봉-너른이골사거리-오색삼거리-오색사거리-점봉산-망대암산-
십이담계곡갈림길-UFO바위-1158봉-전망바위봉-980봉직전삼거리-공원지킴터-한계령
산행거리: 약 23.9km
산행시간: 약 13시간50분...휴식(86분)/중식(55분)/접속(20분)/잠복(75분) 포함
날 씨: 아침엔 흐렸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맑아짐
04:00 조침령터널(양양 서림리 쪽)
04:21 조침령표지석
04:50 900봉(삼각점)
05:11 943봉(Photo Point)
05:31 1018봉(삼각점)
05:43 양수발전소 잘 보이는 곳...휴식(08분)
06:44 1136봉...휴식(15분)
07:17 북암령
08:15 단목령
▼챙겨온 산행자료와 지도를 보니 너른이골사거리에 도착한 듯합니다.
단목령 3.2km, 너른이계곡(左), 오색리(右), 점봉산 3,0km..
아까부터 자꾸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 진행을 멈추고 배낭에서 김밥을 꺼내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10:00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너른이골사거리를 지났으니 이제 오색삼거리와 오색사거리를 지나 점봉산에 오를 차례입니다.
▼살짝 오르막이 나오더니 다시 완만한 오르내림이 이어집니다.
▼이제 점봉산의 모습도 드러날 때가 된 거 같은데,
전방으론 온통 수림에 가려 점봉산은 보일락말락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10:09
어김없이 나타나는 119표시목(점봉5-점봉산2.5km/단목령3.7km)을 지나고..
▼오름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면서..
▼10:17
아무런 특징도 없는 능선봉에 이르고..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더니..
▼10:18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지도상의 오색삼거리에 도착한 걸 직감할 수 있습니다.
▼지도상의 명칭은 오색삼거리지만 실질적으론 사거리입니다.
단목령 4.1km, 너른이골(左) 4,5km, 오색리 3.0km, 점봉산 2.1km..
▼오색삼거리를 뒤로하고 잠시 진행하니..
▼10:19
너른 공터가 나오고..
▼10:21
너른 공터를 지나자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119표시목(점봉4-점봉산2.0km/단목령4.2km)이 나타납니다.
▼119표시목(점봉4)을 지나 오름은 서서히 가팔라지기 시작하는데..
▼10:29
'백두대간 등산로 정비사업 시설내역'이라는 설명판이 나오면서 오름길은 더욱 가팔라집니다.
▼곧장 이대로 점봉산 정상에 닿을 듯 오름길이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10:35
119표시목(점봉3-점봉산1.5km/단목령3.7km)은 빠짐없이 나타나고..
▼10:39
쉼터가 나오면서 오름이 잠시 주춤거리는 듯 싶더니..
▼가파른 오름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하필이면 가파른 오름길에 어여쁜 야생화들이 나타나 산객의 호흡을 더욱 가프게 만듭니다.
▼눈개승마는 지천이고..
▼벌개덩굴도 수시로 나오고..
▼풀솜대도 지천이고..
▼앙증맞은 큰앵초는 가파른 오름길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만듭니다.
▼가파른 오름길에 호흡을 멈추며 접사를 시도했더니 숨이 꼴까닥 넘어가는 듯..
▼다행히 차츰 완만해지면서..
▼10:49
너른 공터에 이르는데,
이정표와 함께 119표시목(점봉2)이 세워져 있는 걸 보니 지도상의 오색사거리에 도착한 듯합니다.
단목령 5.2km, 너른이골(左) 5.4km, 점봉산1.0km..
▼간단히 물 한 모금만 입에 넣고 계속 점봉산 정상을 향해 돌격합니다.
▼가파른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11:05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너덜길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불안하게도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한계령풀은 산행초입에 잠깐 나왔을 뿐 더이상 나타나질 않습니다.
먹성 좋은 멧돼지놈들이 다 먹어 헤치웠는지..??
▼가파른 너덜길도 길게 이어집니다.
▼너덜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연령초도 만나고..
▼수줍은 새색시처럼 철쭉은 이제서야 꽃망울을 터뜨리려 합니다.
▼11:09
주목군락도 나오고..
▼웬만큼 올라왔는지 점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마루금은
우측으로 드러나는 설악의 서북능선과 어깨를 견주려 합니다.
▼가파른 오름길에 발걸음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려질 무렵..
▼드디어..
▼11:22
점봉산의 정상석이 바로 눈앞에 나타납니다.
▼점봉산 정상에 올라서니
귀때기청봉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설악의 능선을 비롯하여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탁트인 조망에 전율이 이는 듯합니다.
일단 배낭을 벗어놓고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적신 후 카메라를 들이대며 여유로움으로 찬찬히 주위를 둘러봅니다.
▼먼저 가리봉이 보이고..
▼가리봉 우측으로 안산에서 귀때기청봉을 거쳐 대청봉으로 펼쳐지는 설악의 서북능선은 단연 압권입니다.
▼이번 구간의 종점인 한계령도 내려다보입니다.
▼가리봉에서 대청봉까지의 파노라마
▼설악 우측으론 양양의 땅과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그 우측으론 오늘 지나왔던 대간의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지면서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양수발전소 상부댐을 땡겨서..
▼대간마루금과는 반대방향인 이정표의 곰배령 방향으론 작은점봉산과 가칠봉이 보이고..
▼그 우측으론 인제 기린면의 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지나온 마루금과 곰배령 방향의 파노라마
▼11:55
점봉산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다 다시 대간길을 이어가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잠시 후에 오르게 될 망대암산이 정면으로 다가오면서..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지는데, 어여쁜 야생화들이 나타나 망대암산으로 향하는 산객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참꽃마리
▼개별꽃
▼양지꽃
▼열매인지 꽃망울인지 분간이 안 가는 뭔가가 잔뜩 매달려 있습니다.
▼가파른 내림길이 길게 이어지다가 차츰 완만해지면서...
▼12:22...알바주의
두 갈래 길이 나옵니다.
좌측으로는 진행하지 말라는 듯 나무로 막아놓았는데, 선답자들이 말하는 망대암산 직전의 갈림길인 모양입니다.
나무로 막아놓은 좌측은 망대암산을 우회하는 길이고, 우측은 망대암산 정상에 이르는 길..
▼방향을 우측으로 돌려 망대암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좁은 암릉길이 이어지고..
▼약간의 릿지가 요구되는 길쭉한 바위를 타고 올라가니..
▼12:26
옛날 주전골에서 불법 엽전을 만들던 위폐범들이 망을 보던 산이라는 망대암산 정상에 올라서게 됩니다.
▼망대암산 정상에서도 역시 귀때기청봉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설악의 마루금이 선명하게 보이고..
▼뒤를 돌아보니 방금 지나온 점봉산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간단히 조망을 마치고 망대암산 정상에서 바로 내려갑니다.
▼망대암산 정상에서 내려가자 급경사의 가파른 바위내림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록 급경사이긴 하나 잡을 데가 있어 별 어렵지는 않습니다.
▼12:30
어쨌든 조심스럽게 내려와 우회길과 합류하고..
▼12:31...알바주의
잠시 진행하니 'ㅏ'자형 삼거리가 나옵니다.
직진하는 길목에는 가지 말라고 나무가 놓여져 있는데, 여기서 대간길은 바위지대를 우측에 두고 급우측으로 꺾이며 이어집니다.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자..
▼우측으로 늘어선 위압스런 바위지대 옆으로 가파른 내림길이 시작됩니다.
▼가파른 내림길이 5분 여 이어지다가 차츰 완만해지고..
▼완만해지면서 항상 겸손하라고 예절교육을 시키는 나무가 나오고..
▼이름 모를 어여쁜 야생화들도 나타납니다.
▼매발톱나무
▼졸방제비꽃도 만나고..
▼산괴불주머니도 만나고..
▼풀솜대는 수시로 나타납니다.
▼가끔씩 나타나는 시커먼 이넘은 이름도 요상한 요강나물이라고 합니다.
▼얘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름이 가물가물..
머리가 나쁜 건지..??
그넘이 그넘이고, 그년이 그년 같은 야생화의 세계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고도를 확실히 낮추며 내림길이 길게 이어지면서..
▼잠시 후에 거치게 될 1158봉과 더불어 설악의 귀때기청봉이 시야에 다시 들어옵니다.
▼줄기찬 내림길이 차츰 완만해지더니 아치형으로 굽은 나무가 나오고..
▼아치형의 나무를 지나면서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하더니..
▼떨어뜨릴 고도가 아직도 남아 있는지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고..
▼반반한 등로가 이어지다가..
▼13:09
너른 공터의 안부에 이르는데,
아무런 표시는 없지만 지도상의 십이담계곡갈림길에 해당되는 지점이란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십이담계곡갈림길을 지나자 산죽이 나타나면서 막바로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진행할수록 산죽은 더욱 무성해지고..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산죽의 행렬은 길게 이어집니다.
▼거의 키높이까지 자란 산죽도 나오고..
▼등로를 완전히 가리기도 합니다.
▼13:23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무성한 산죽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다가
능선상의 봉에 이르는지 오름이 주춤거림과 동시에 길게 이어지던 산죽의 행렬도 거의 끝이 나고..
▼13:24
약간의 내림 후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면서 전방에 뭔가가 나타나는데..
▼다름아니 선답자들의 산행사진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일명 'UFO바위'입니다.
▼UFO바위 위에 배낭을 던져놓고 간식을 먹으며 제법 긴 휴식을 취합니다.
▼13:52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UFO바위를 지나자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지금의 오름길은 아마도 지도상의 1158봉에 이르는 오름길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가파른 오름길에 발걸음은 다시 무거워지고..
▼14:06
낑낑대며 올라 봉 근처에 이를 무렵 '천연보호구역'이라고 새겨진 표석이 나오고..
▼천연보호구역 표석을 지나 마루금이 우측으로 휘면서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다가
전방에 1158봉의 정상인 듯한 봉우리가 나타납니다.
▼완만한 등로는 또다시 가팔라지더니..
▼14:15...알바주의
봉우리에 닿기 직전에 'Y'자형 갈림길이 나옵니다.
우측 길목에는 진행하지 말라는 의미로 나무가 가로놓여져 있는데,
선답자들이 말하는 알바주의지점인 '1158봉 직전의 삼거리'에 해당되는 지점인 듯합니다.
▼진행하지 말라고 우측 길목에 놓여진 나무
▼대간리본이 지시하는 대로 좌측으로 진행하다가
1158봉 정상에 삼각점이 박혀 있다는 선답자의 산행기록이 언뜻 생각납니다.
▼해서 올랐더니 사람의 발길이 닿은 적이 없는 듯한 좁은 봉우리에다 삼각점은 당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마도 'Y'자형 갈림길에서 나무로 막아놓은 우측으로 진행하여 오르면 삼각점을 만날 수도 있었으리라 추측됩니다.)
▼아무튼 1158봉에서 내려와 다시 마루금에 복귀하여 잠시 진행하니..
▼드디어 암릉구간의 시작을 알리려는 듯
등로 우측으로 위압적으로 보이는 울퉁불퉁한 흘림골 등선대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내림길이 이어지고..
▼14:22
등로를 가로막고 드러누운 나무도 나오고..
▼등로 우측으로 위협을 주는 암봉이 수시로 나타납니다.
▼흘림골 칠형제봉의 모습도 보이고..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다가..
▼14:28...알바주의
커다란 통나무가 통째로 드러누운 'ㅜ'자형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대간길은 거의 90도 급우측으로 꺾이는 오름길로 이어집니다.
좌측 내리막길로는 진행하지 말라고 나무가 가로놓여져 있고, 우측 오름길에는 대간리본이 매달려 있어 주의만 기울인다면 별 문제 없을 듯합니다.
▼14:30
삼거리에서 급우측으로 꺾어 몇 걸음 올라가면
봉에 닿기 직전에 급좌측의 급내림길로 이어지면서 백두대간 최고의 난코스로도 평가 받는 암릉구간에 진입하게 됩니다.
▼내림길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등로 우측에 들어선 암봉들이
이제 암릉구간에 진입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어깨에 잔뜩 힘을 준 채 산객을 째려보는 듯합니다.
▼내림길이 이어지면서 정면으로 잠시 후에 오르게 될 알바주의지점이기도 한 전망바위봉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망바위봉을 땡겨서..
▼내림길이 끝나고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다가..
▼14:36
드디어 첫 번째 암봉과 마주합니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로프가 매달려 있었는데,
대간꾼들의 통행을 막기 위해 지금은 제거되어 많은 대간꾼들을 망설이게 하는 지점입니다.
나 역시 망설여집니다. 오를까 말까..!!
사실 산행정보를 챙기면서 선답자들의 산행사진을 봤을 때도 그렇고, 실지로 봐서도 그렇고 별로 어렵지는 않게 보입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낙엽에도 조심해야 할 대간말년..!!
괜한 객기를 부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서 미련을 버리고 우측 우회길로 진행합니다.
▼암봉 우측 아래로 잠시 내려갔다가..
▼14:40
다시 능선상에 올라서니 돼지 주둥아리가 하늘로 향하는 듯한 바위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돼지주둥아리바위도 직접 오를 필요 없이 좌측으로 우회하도록 등로가 나 있습니다.
▼다시 아래로 떨어지고..
▼암봉 옆으로 편안한 등로가 잠깐 이어지더니..
▼다시 능선상에 올라서기 위해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바위 사이로 혹은 바위를 붙잡고 올라가야 하는 암릉길입니다.
▼14:43
능선상에 이를 무렵 좁은 바위 사이를 통과해야 하는 지점이 나옵니다.
배낭을 멘 채 통과하려니 배낭이 긁힐 것 같아 배낭을 내려놓고 몸을 먼저 통과시킨 후 배낭을 끌어당기니 수월합니다.
▼좁은 바위 사이를 통과하자 조망이 트이면서..
▼급내림길이 나타나고..
▼내림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잠시 후에 거치야 될 듯한 할 암봉이 나타나고..
▼내림길이 끝나고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14:47
잠시 올라가자 산객을 압도하는 거대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고맙고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도 암봉을 직접 오를 필요 없이 우측으로 우회하도록 대간길이 이어집니다.
▼편안한 흙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급내림길이 나오고..
▼다시 큰 암봉이 나타나는데,
지금까지 연결된 등로의 형태를 봐서 이것도 우회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예상대로..
암봉에 얼씬도 못 한 채 등로는 좌측 우회길로 이어집니다.
▼암봉을 비껴서 이어지던 등로는 다시 능선상으로 진입하기 위해 오르막으로 치닿는데..
▼14:57
우측 암릉을 올라야 할지,
아님 우회하는 듯한 좌측의 내림길을 따라 진행해야 될지 헷갈리는 지점에 이르게 됩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아무래도 마루금에서 크게 이탈하는 듯하고,
또 산객을 인도하는 리본들이 우측에 매달려 있어 약간의 릿지가 요구되는 우측의 암릉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15:01
가파르게 올라 다시 능선상에 이르자
이번엔 암봉을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 우회하는 내림길이 곧바로 이어집니다.
▼고맙게도 대간길을 안내하는 친절한 리본들은 요소요소에 잘 매달려 있습니다.
▼우측으로 우회하는 급내림길이 이어지고..
▼15:03
오름길을 따라 다시 능선상에 올라붙을 무렵 나무에 이리저리 매달려 있는 군통신선이 나타납니다.
▼15:05
군통신선을 뒤로하고 편안한 능선을 따라 몇 걸음 걸어가니 바로 눈앞에 암봉이 나타나는데,
다름아닌 아까 암릉구간에 처음 진입하면서 보였던 전망바위봉입니다.
▼15:07
바위를 붙잡고 낑낑대며 힘겹게 전망바위봉에 올라서니
눈앞에 펼쳐지는 너무나 멋진 전망에 산행의 피로가 한꺼번에 싸~악 가시는 듯합니다.
▼설악의 서북능선과 함께 한계령이 바로 발아래로 너무나 가깝게 보여
챙겨온 산행정보를 보니 이제 한계령까지는 대략 1시간이면 충분히 내려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조금 땡겨서..
▼점봉산과 방금 전 지나온 암릉구간
▼15:22
전망바위봉에서 주위의 산들을 바라보노라니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 하산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한참을 머물다 어렵게 발걸음을 떼고 다시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암릉구간에 진입하면서 언급했듯이 전망바위봉은 알바주의지점이기도 한데,
내려갈 때 좌측 고목이 있는 쪽으로 내려가지 말고 우측의 암릉을 넘어서야 하니 리본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암릉을 넘으면 급내림길이 시작되는데..
▼15:24
아찔한 내림길과 함께 처음으로 로프가 나타납니다.
▼로프가 조금 짧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무뿌리가 선뜻 손을 내밀어 줍니다.
▼급경사의 내림길은 제법 길게 이어지고..
▼또다시 거리낌없이 손을 내미는 나무뿌리에 의지하며 내려갑니다.
▼급내림길이 끝나고..
▼이제는 오름길..
▼15:34
오름길을 따라 능선상에 올라붙을 무렵 천연보호구역 표석이 나타나는데,
근처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천연보호구역 표석을 뒤로하고 몇 걸음 걸어가니 로프가 매달린 커다란 암봉이 나타나는데,
암봉 앞에 다가서자 대여섯 명의 대간산행객들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등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로프가 매달린 암봉 쪽으로 다가가는 순간
산행객들 중 한 사람이 지금 한게령 쪽으로 내려가면 붙잡힌다면서 제지를 시킨다.
자기네들은 산악회의 대간팀원들로
거의 다 내려갔다가 앞서가던 사람들이 국공파한테 걸려서 붙잡히는 걸 보고 도망쳤는데,
국공파가 계속 쫓아오는 바람에 다시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면서
지금으로선 필례약수터 쪽 도로로 내려가는 게 최선일 것 같다고 한다.
난감 그 자체다.
거의 다 와서 이게 뭔 낭패란 말인가..!!
▼달리 뾰족한 수도 없고..
국공파와의 불편한 조우를 피하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눈물을 머금고 암봉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 이들과 함께 필례약수터 쪽 도로로 내려갑니다.
▼길이 있는 듯 없는 듯..
.
▼15:52
나뭇가지에 매달린 '산불조심'리본이 간혹 나타나 그걸 보며 대충 길을 찾아 내려가니
결국 어느 계곡에 이르면서 필례약수터 쪽 도로를 지나는 듯한 차량들의 소리가 가깝게 들려오는데,
앞서가던 산행팀원 중 한 명이 도로에 국공파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잠시 대기하면서 동태를 살피자고 합니다.
진행을 멈추고 대기하는 동안
계곡 아래의 필례약수터 쪽 도로에서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람이 차에서 내리면서 문을 닫을 때의 소리가 들려오고
시간이 좀 지나니 사람목소리도 들려온다.
틀림없이 국공파가 지키고 있는 듯하다.
숨을 죽인 채 한참을 있다가 다시 소곤거리며 열띤 토론이 펼쳐진다.
어떤 이는 한계령지킴터로 내려간 사람들이 한참을 기다릴 텐데
우리만 살자고 무작정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 벌금 물 생각하고 그냥 내려가자고 하고,
어떤 이는 이미 전에 국공파한테 걸려서 벌금을 문 적이 있기 때문에
오늘 또 잡히면 가중처벌되어 벌금이 두 배가 된다면서
산악회버스 안 타고 가도 되니 국공파가 퇴근하는 시각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한다.
산행팀원 중 가장 연장자인 듯한 사람이
한계령지킴터로 이미 내려간 사람과 한참 전화통화를 한 후에
전해주는 말이 참으로 참담하다.
지금 현재 15명이 걸려서 거금 8만원짜리 딱지를 끊겼고,
국공파가 5개조로 나뉘어 내려올 만한 도로 곳곳에 지키고 있어
완전히 포위되었으니 자수하여 광명 찾는 게 낫다고 한다.
참 나..무슨 무장공비도 아니고..!!
한참을 대기하면서 토론을 하다가
무작정 이렇게 앉아만 있을 수 없으니
내려갈 사람은 내려가고 기다릴 사람은 기다리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
▼나야 당연히 기다리는 쪽..!!
이왕 기다릴 바에야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땀으로 찌든 이곳저곳을 닦아 내며 여유롭게 기다립니다.
▼17:22
발도 닦고, 배낭정리도 하고..
시간이 꽤 흐른 듯하여 동태를 살피며 슬슬 움직여 보기로 합니다.
▼다행히 도로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17:30
신속히 도로 위로 올라가 한계령휴게소로 향합니다.
그런데 뒤에서 차량 한 대가 오길래 길을 비켜주려 슬쩍 뒤돌아봤더니 다름아닌 국공파차량입니다.
하지만 현행범이 아니기 때문에 별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또한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미리 시나리오를 준비했기 때문에 차량이 멈춰 서서 불심검문을 하더라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국공파: 혹시 지금 점봉산에서 내려오시는 거 아니세요?
산 객: 점봉산이 어디 있는데?
국공파: 백두대간 하시는 분 아니냐구요.
산 객: 백두대간이 뭔데? 나 그냥 도보여행하는 중인데, 왜?
국공파: 그럼 카메라 좀 보여주실래요?
산 객: (버럭 화를 내며)어이 여보슈, 당신이 뭔데 남의 카메라를 보여달래, 왜 남의 사생활을 터치하고 지랄이야?
국공파: 설악산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인데..
산 객: 국립공원 직원이면 설악산이나 잘 지키지 왜 도로에 나와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이 난리야?
저리가..! 나 지금 한계령휴게소로 가서 빨리 버스 타고 집에 가야 되니 바뻐..!!
국공파: @&@%#$&^&^$
▼도로를 따라 한계령휴게소로 가면서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마지막 암봉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것만 넘었으면 되는데...ㅠㅠ
▼17:38
암봉을 넘어 제대로 진행했더라면 내려왔을 하산지점을 아쉬움으로 뒤돌아봅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국공파의 단속을 피해 내려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우회길을 후답자들에 소개시켜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단속은 당연히 더욱 강화될 터이고,
어쩌면 한계령지킴터를 우회하기 위해 주로 이용하던 980봉 직전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도 앞으로는 국공파와의 불편한 조우를 피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17:50
이번 구간의 종점인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합니다.
비록 '옥의 티'가 발생하여 아쉽긴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던 일..
어쨌든 이렇게 또 한 구간을 마칩니다.
백두대간 최고의 난코스로 평가 받기도 하는 이번 암릉구간..!!
집을 나서는 산객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대야산 직벽구간도 그렇고,
속리산 암릉구간도 그렇고..
그러한 평가는 모두가 다 겨울에 통과한 대간꾼들의 이야기인 듯..
어쨌든 이렇게 또 한 구간을 마친다.
이제 마지막 한 구간..
이번 구간 역시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도와주신 천지신명께 감사드리고,
마지막 남은 한 구간까지 무사히 진행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백두대간 조침령-한계령 구간을 마감한다.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백두대간(完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 나홀로종주(졸업) 제36구간: 미시령-진부령 Part 1 (0) | 2013.06.16 |
---|---|
백두대간 제36구간(미시령-진부령) 산행정보, 산행지도 및 대중교통정보 (0) | 2013.06.16 |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34구간: 조침령-한계령 Part 1 (0) | 2013.06.09 |
백두대간 제34구간(조침령-한계령) 산행정보, 산행지도 및 대중교통정보 (0) | 2013.06.05 |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33구간: 구룡령-조침령 Part 2 (0) | 2013.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