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저산

북한산성 12성문 종주산행

산장 2009. 8. 11. 11:41

▶2009. 8.10(월)

   산행코스: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대서문-의상능선-산성주능선-원효능선-시구문-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소요시간: 9시간

   날씨: 폭염...

   

   

   06:40 연신내역 도착

   07:00 연신내역 3번출구에서 34번 버스로 환승

   07:20 북한산성매표소 입구 도착

 

 

 

   지난 토요일 북한산 12성문 종주에 나섰다가 용혈봉을 지나 증취봉으로 가던 도중 비를 만나 옷도 젖고 신발도 젖고...

   또 증취봉으로 가던 도중 길을 잘못 접어들어 헤매다 엉뚱하게도 중성문쪽으로 빠져버렸고...

   무엇보다도 포기의 가장 큰 요인은 물이었다.

   의상봉을 오르면서 급격한 체력저하로 물을 과소비하는 바람에 남은 물로는 목표달성은 무리일 것 같아서 였다. 

   오늘 다시 12성문 종주의 도전에 나선다.

   오늘 산행에 나선 주요 이유는, 물론 지난 토요일 12성문 종주산행의 실패에 대한 억울함도 있지만, 어제의 날씨였다.

   근래에 보기드물게 너무나 깨끗하고 투명한 하늘...

   수요일까지 큰비가 온다는 기상예보도 있어 언제 다시 12성문 종주에 나설 수 있을지 몰라

   다른 일 다 제쳐두고 연신내로 향한다.

 

 ▼연신내역에서 아침식사도 하고 간식거리도 살려고 했는데,

   아무리 근처를 돌아다녀도 이른 아침인지라 마땅하게 아침식사를 할만한 곳이 없습니다.

   괜히 돌아다니느라 땀만 배고 3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매표소로 향합니다.

   34번 버스에서 내리자 새벽의 흐릿한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화창한 날씨가 기대됩니다.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김밥을 한줄 사서 산성매표소 입구로 향합니다.

 

                  ▼시인마을...

                    북한산성매표소의 간판이 "시인마을"로 바꼈습니다.

                    건물 옆에 있는 커피자판기에서 400원짜리 "고급커피"를 한잔 뽑아 먹고 볼일도 보고 산행준비를 합니다.

 

                  ▼08:10

                    시인마을에서 지도를 한장 얻어 의상봉으로 향합니다.

 

                  ▼시인마을을 지나 오른쪽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처음으로 나타나는 이정표...

                    의상봉으로 바로 직행하려면 이정표가 가리키는대로 정비된 산길을 따라 가면 됩니다.

                    하지만 이 길로는 토요일 한번 가봤으므로 오늘은 대서문을 거쳐 의상봉으로 오르는 길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용암사도 스쳐 지나가고...

 

 ▼대서문

   백운대/의상봉을 가리키는 이정표에서 불과 10분 정도 지나 대서문에 도착합니다.

   오늘 12성문 종주의 첫번째 성문입니다.

 

                  ▼대서문을 통과하여 오른쪽에 있는 돌계단..

                    이 돌계단에서부터 의상봉으로 향하는 산길의 첫걸음이 시작됩니다. 

 

 

                  ▼예상과는 달리, 대서문 오른쪽의 돌계단을 밟고 올라와서는 처음에는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산길 양가로 잡목이 우거져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안 다니는 듯...

 

                  ▼한바탕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나자 의상봉 맞은편의 원효봉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원효봉 뒤로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도 선명히 드러납니다.

 

                  ▼다시 가파른 오름길...

                    지난 토요일 시인마을 지나 처음 나오는 이정표에서 시작할 때도 무지 힘들었는데...   

                    어디에서나 의상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힘들긴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올라가기 쉽도록 바위에 파여진 홈..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슬랩구간...

 

                  ▼계속되는 슬랩구간이 의상봉 정상까지 이어진 듯 끝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발자취가 뜸하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바위와 바위 주위로 풀들이 무성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높이 형성된 암릉에 질려 옆을 둘러봤더니 우회길이 있는 듯 합니다.

                    편한 길 놔두고 내가 왜 이런 생고생을 하고 있나 싶어 우회길로 접어들었더니, 

                    사탕껍데기, 과자봉지, 캔깡통, 뒷처리한 휴지 등 주위에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오늘도 한건 했습니다.

                    암벽을 타고 내려오면서 나무가지에 걸려 찌~~익!

                    길거리표 등산바지를 입고 왔다는 것이 그나마 큰다행입니다.

 

                   ▼바지가 찢어진 곳에서 물한모금을 마시고 잠시 올라오니 편한 산길이 나오고, 그리곤 왠지 눈에 익숙한 너른 암릉...

                    시인마을에서 대서문을 거치지 않고 의상봉으로 곧장 향하는 길과 만나는 지점인 모양입니다.

 

 ▼비록 강렬한 햇살이 내려쬐고 있지만, 아직 아침의 서늘한 기운은 조금 남아있어 그렇게 덥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고 있어 산행하기에 한결 수월합니다.

 

 ▼흘린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과 시원한 조망에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아래로 북한산성매표소로 들어오는 길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정상으로 향합니다. 

 

                  ▼얼마 올라오지 않았는데 벌써 힘든 암릉구간의 끝입니다.

                    지난 토요일을 생각하면 너무나 수월하게 올라와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마음가짐에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지난 토요일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겠지만..

 

                  ▼암릉구간의 맞은편, 나무로 뒤덮힌 봉우리가 의상봉 정상입니다.

                    그리고 의상봉 다음 봉우리인 용출봉...용출봉 정상부에 설치된 안테나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의상봉 정상

 

 

                  ▼의상봉에서 바라본 용출봉..

 

                  ▼가사당암문은 의상봉에서 용출봉으로 가는 도중에 있습니다.

 

                  ▼복원된 성벽..

 

                  ▼12성문 종주의 두번째 성문인 가사당암문에 도착합니다. 

 

                  ▼대남문까지 2.5km...

                    가사당암문에서 용출봉 정상까지는 약 15분거리입니다. 하지만 또다시 오르막...

 

                  ▼처음에는 흙길이 이어지지만..

 

                  ▼점점 올라갈수록 철제난간이 나오고, 암릉길이 이어집니다.

 

 

 ▼용혈봉 정상으로 가는 도중의 조망도 멋집니다.

   국녕사가 바로 밑에 있는 듯...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국녕사...부처님은 의상봉을 등지고 원효봉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나온 의상봉, 그리고 의상봉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언제 봐도 아름다운 삼각산의 모습입니다. 

 

                  ▼용출봉 정상...

 

                  ▼다음 봉우리는 용혈봉!

 

                  ▼용출봉에서 용혈봉으로 가는 첫걸음은 철제계단길입니다.

 

 

                  ▼잘 정비된 돌길...

                    이전의 성벽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용출봉에서 용혈봉은 어렵지 않게 약 10분만에 도착합니다.

 

 ▼지나온 용출봉과 의상봉을 되돌아보고...

 

                  ▼이제는 증취봉으로 향합니다.

 

                  ▼사람들의 손때로 반들반들해진 나무가지...

 

                  ▼아찔해보이는 급경사의 암벽을 타고 내려가서...

 

                  ▼그리곤 완만한 산길...

 

                  ▼증취봉에 도착합니다.

                    증취봉 정상을 알리는 표시목이 어디있나 찾아봤더니 정상부의 바위 밑에 숨어있습니다.

 

                  ▼사과 반쪽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아래로 보이는 절이 무슨 절인지 지도를 봤더니, 아마 태고사인 듯 합니다.

 

 ▼백운대 일대의 풍광은 어느 각도에서나 명품입니다.

 

 ▼가야할 나월봉과 나한봉...

 

                  ▼아직 복원되지 않은 옛 성벽...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제법 호젓한 산길이 나오고...

 

                  ▼부왕동암문이 가까이 있는 걸 암시라도 하듯...복원된 성벽이 나옵니다.

 

                  ▼부왕동암문...12성문 종주의 세번째 성문에 도착합니다.

 

                  ▼다음 성문은 나한봉을 지나 청수동암문입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지만, 그런 예보에는 아랑곳없이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시원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습도가 낮아선지 강렬한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라면 어디던지 시원합니다.

 

                  ▼나한봉으로 가는 길목을 로프로 막아놓았습니다.

                    나한봉으로 가는 길이 그렇게 위험한 코스였나...? 몇년 전에 갔었던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어쨌던 오늘의 산행목적은 12성문을 둘러보는 것이므로, 우회해서 청수동암문으로 향합니다. 

 

                  ▼나한봉 정상부를 올려보기만 하고 아래로 지나갑니다.

 

 

                  ▼우회해서 가다보니 알바를 하는 듯한 으쓱한 산길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소리가 들립니다.

  

                  ▼오호라...여기가 중성문갈림길인 모양입니다.

                    지난 토요일 중성문쪽으로 빠졌을 때 이쪽으로 올라왔으면 되었는데...

 

 ▼다시 오르막이 이어지고...더불어 호쾌한 조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나온 의상능선과 오른쪽 끝에 보이는 원효봉입니다.

 

 

 ▼비봉능선...

  

 

                  ▼봉우리를 넘어 잠시 내려오자 대남문까지 0.4km...그렇다면 청수동암문이 근처에 있을텐데...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진행합니다. 

 

                  ▼청수동암문

                    12성문 종주의 네번째 성문입니다.

 

 

                  ▼대남문까지 0.3km...  

 

                  ▼길다란 로프....문수봉으로 향하는 듯..

 

 ▼암릉에 올라서자 멋진 장관이 펼쳐집니다.

   비봉능선...

 

 

 

 ▼보현봉

 

 ▼삼각산...

   백운대와 만경대 그리고 노적봉이 합쳐져 "山"을 형성하는 듯... 

 

 ▼문수봉 아래로 대남문을 지나 길게 이어진 산성길이 선명합니다.

 

 

 ▼남산과 관악산...

 

 ▼멀리 인천 앞바다의 푸른 물결도 조망되는 듯...

 

                  ▼멋진 그림을 보여줬던 암릉에서 내려오자 문수봉 표시목이 나타납니다.

                    왜 문수봉 표시목이 여기 있는 걸까...?

                    여기 보다 더 높고 더 나은 조망장소가 바로 위에 있는데...!

                    다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로는 이해가 안됩니다.

 

                  ▼멋진 그림을 보여줬던 바위봉우리입니다.

 

                  ▼문수봉을 지나 지척에 있는 대남문으로 향합니다.

 

                  ▼12성문 종주의 다섯번째...대남문에 도착합니다.

                     한창 공사 중입니다.

 

 

                  ▼대성문까지 0.3km..

                    대남문에서 용암문까지는 성벽을 따라 그저 산책을 하듯 걸으면 됩니다.

 

                  ▼지금이 12:16

                    산성주능선에 접어들자 아무래도 직사광선을 바로 받는 터라 머리가 뜨끈뜨끈 해집니다.

 

 

                  ▼대성문...12성문 종주의 여섯번째!

                    대성문도 공사 중...이제 반이 끝났습니다.

  

 

                  ▼정말 좀처럼 만나기 힘든 청명한 날씨입니다.

 

  

                  ▼12성문 종주의 일곱번째 성문인 보국문에 도착합니다.

 

                  ▼보국문에서 두유와 쵸코파이 그리고 남아있는 사과 반쪽을 헤치우고 대동문으로 향합니다.

 

 

 

                  ▼대동문에 임박한 듯...

 

 ▼대동문, 12성문 종주의 여덟번째 성문에 도착합니다.

 

                  ▼이제는 용암문으로..

 

                  ▼동장대

                    북한산성을 지키는 군사들을 총지휘하던 곳이라는...

                    조망사진이 근처에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는 동장대에서의 조망 역시 뛰어난 듯한데,

                    아쉽게도 동장대 안으로는 출입을 할 수 없도록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져 있습니다. 

 

 

 

                  ▼직사광선을 받으며 성벽을 따라 가다보니 다소 지리한 감은 없잖아 있습니다.

 

                  ▼어딜가나 장난은..

 

                  ▼용암문까지 0.2km...

                    북한산대피소와 화장실이 있는 장소

 

                  ▼화장실에서 작은 볼일을 보고...

                    도로에서 숨어서 음주운전을 단속 하듯, 가끔 산불감시요원이 화장실에서 담배연기가 나는지를 감시한다고 합니다.

                    적발되면 과태료가 자그마치 30만원이라고 했던가...

 

                  ▼북한산대피소

 

                  ▼용암문으로...

 

                  ▼용암문..12성문 종주의 아홉번째 성문입니다.

 

                  ▼이제는 위문으로 향합니다.

 

                  ▼14:10

                    위문으로 가던 도중 적당한 곳을 찾아 점심식사를 합니다.

                    자리를 잘못 잡았는지 모기떼들이 극성입니다.

 

                  ▼용암문에서 위문까지는 너덜지대와 로프구간의 연속입니다.

                    더군다나 음지라서 겨울철에는 언제나 바위나 그 주위가 얼어있어 미끄러워 속력을 낼 수 없으므로 조심해야 되는 구간입니다.

 

 

 ▼노적봉

 

 ▼원효봉과 염초봉

 

 

 ▼백운대

  

                  ▼너덜지대와 철제난간이 끝나고 위문으로 향하는 나무계단..

 

                   ▼12성문 종주의 열번째 성문인 위문에 도착합니다.

 

                  ▼위문을 통과하여 좌측 백운대 방향...

                    백운대를 향하여 슬쩍 눈길만 주고 올라왔던 나무계단을 따라 도로 내려가 원효봉으로 향합니다.

 

 

 

                  ▼나무계단이 끝나면 무릎에 무리를 주는 돌계단이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나무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약 15분쯤 내려와 원효봉으로 가는 샛길...

                    하지만 지나다니지 못하도록 출입금지문구와 함께 로프로 막아놓았습니다.

                    잠시 커피한잔을 하고 대동사로 향합니다.

 

                  ▼폐쇄된 듯한 약수암도 그냥 지나치고...

 

                  ▼줄기찬 내리막...

 

 

                  ▼대동사입구

 

 

 

                  ▼대동사를 지나 상운사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상운사 입구에는 "등산로없슴"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고, 난데없이 레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상운사 안으로 들어가자, 왼쪽에 종각이 있고 종각 옆에도 "등산로없슴"이란 팻말이 세워져 있습니다.

                    어디로 진행해야 될지 몰라 절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다소 귀찮은 듯 밖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있다고 합니다.

                    많은 등산객들이 자주 절 안으로 들어와 길을 물어보곤 하는 모양입니다.

 

                  ▼밖으로 나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더니, 과연...

                    좋은 길 놔두고 왜 절 안으로 들어갔는지..?

 

                  ▼상운사를 빠져나와 오른쪽으로 1~2분 걷자 원효봉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원효봉까지 0.6km...

 

                  ▼잘 정비된 돌계단..

  

                  ▼이정표에서 10분쯤 올라왔을까...

                    12성문 종주의 열한번째 성문인 북문이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납니다.

 

                  ▼물 한모금을 입에 담고 원효봉 정상으로 향합니다.

 

                  ▼북문에서부터 어느 정도 복원된 성벽이 정상을 향해 길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원효봉 정상에 거의 다가가는 듯..

 

 ▼원효봉 정상에 서자 다시 멋진 그림이 펼쳐집니다. 

 

 ▼아침에 지나왔던 의상능선...

 

 ▼의상봉에서는 뒷통수만 보였던 국녕사 부처님...삼각산을 오르는 산객들을 보살피 듯 정좌하여 합장하고 계십니다. 

   대불좌상...정확히는 합장환희여래불! 규모면에서 아시아 최대라고 했던가요?

   그러나 무엇보다 특이한것은 여타의 불상들이 "돈 낼래? 땅콩 맞을래?"의 손모양을 하고 있지만, 국녕사의 부처님은 두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계십니다.

   그 의미는 중생과 부처의 차별 없이 수행을 통해 정각에 이름을 뜻한다고 합니다.

   즉, 이것은 원효의 사상과 일맥상통합니다.

   귀족적이고 유학파였던 의상과는 달리,

   불교가 오로지 귀족의 소유물이었던 시대에 당당히 맞서 누구나 수행을 통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외치며 민중의 편에 섰던 원효...

   그래서 국녕사의 부처님은 의상봉을 등지고 원효봉을 향하고 계시는 모양입니다.

 

                  ▼이제는 마지막 성문인 시구문만이 남았습니다.

                    현재시각 16:20...

                    여유있게 산행을 한지라 산행을 시작한 지 벌써 8시간째...

                    전에는 10분이라도 단축시킬려고 죽자사자 속력을 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딴 것이 의미가 없어져버렸습니다.

                    급한 이유가 없는데 굳이 남들 보다 빨리 갈 필요는 없습니다.

                    남들 보다 앞선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우월해 하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즐기려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늘밤 제주지방에서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하늘에 살짝 어두운 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합니다.

 

                  ▼성벽을 따라 하산합니다.

 

 

                  ▼하산길인 줄 알았는데...갑자기 암릉이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바위를 다듬어서 형성된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산성매표소 일대와 은평뉴타운 지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짧은 조망을 마치고 다듬어진 바위계단을 따라 진짜 하산...

 

                  ▼10분쯤 내려오자 한적한 원효암이 나오고...

 

                  ▼원효암 앞에서 합장만 하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7:00

                    드디어 12성문 종주의 마지막 성문인 시구문에 도착합니다.

 

                  ▼서늘했던 정상부의 기운과는 달리, 점점 밑으로 내려올수록 후텁지근해집니다.

                    계곡물에 발 담글 생각과 캔맥주 하나가 간절해집니다.

 

                  ▼하늘에 구름이 약간 끼어 있지만, 계곡 바위에는 낮동안 받은 태양의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상의를 계곡물에 빨아 바위에 널고, 땀에 절인 몸을 씻어냅니다.

 

 

 ▼아침에 지나왔던 시인마을을 다시 지납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나올 때 마음이 다르 듯이...

   아침에 긴장감과 함께 시인마을을 지나왔다면, 지금은 긴장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단지 느긋함으로 시인마을을 스쳐 지나갑니다.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이산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양 도락산  (0) 2009.08.18
단양 도락산 등산지도 및 대중교통정보  (0) 2009.08.18
북한산 등산지도  (0) 2009.08.11
단양 황정산: 석화봉-수리봉-수학봉(선미봉)  (0) 2009.08.05
황정산 등산지도  (0) 2009.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