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3(日)
산행코스: 피앗재-천왕봉-신선대(휴게소)-문장대-밤티재-696봉-늘재
도상거리: 17.16km
접속거리: 1.2km(피앗재산장--▷피앗재)
산행시간: 10시간48분...휴식(128분)/중식(52분)/접속(30분) 포함
날 씨: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전엔 짙은 안개, 오후부터 차츰 햇빛..
06:35 피앗재산장
07:06 피앗재...................................휴식(08분)
07:40 667봉.....................................휴식(04분)
08:16 헬기장....................................휴식(15분)
09:28 탐방로안내판(도화리갈림길)....휴식(13분)
09:58 속리산 천왕봉.........................휴식(12분)
10:18 헬기장....................................간식(16분)
10:47 천왕석문
11:35 신선대(휴게소)
▼신선대휴게소의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여 점심상을 폅니다.
▼신선대휴게소에서 문장대 방향으로의 조망입니다.
멀리 통신탑이 보이고, 통신탑 바로 앞에 있는 문장대는 암봉에 절반 이상이 가려서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12:27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문장대를 향해 출발합니다.
▼신선대휴게소를 뒤로하고 잠시 진행하자 문장대 방향에서 오는 수많은 산님들로 인해 잠시 정체가 발생합니다.
속리산의 정상은 천왕봉이지만,
일반산행객들에겐 천왕봉보단 오히려 문장대가 속리산 정상으로서의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산행코스에 천왕봉은 생략하더라도 문장대는 빠지는 법이 없으니..
▼바위를 깎아 잘 다듬은 계단길이 나오고..
▼잠시 흙길이 이어지고..
▼또 다시 바위를 깎아 만든 계단길이 나옵니다.
▼12:46
바위계단길을 따라 올라서자 문장대의 멋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수많은 등산객들이 바글바글 개미떼처럼 바위에 달라붙어 문장대를 기어오르는 모습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천왕봉에서 지금까지 오면서 신선대휴게소를 제외하곤 간간히 한 두명 정도 오가는 등산객들을 만났을 뿐인데..
어디서 저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더군다나 오늘 날씨도 별로 좋지 않은데..
▼조금 땡겨서..
대간길이 이어지는 문장대 아래의 헬기장의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헬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한 진입로가 사진에 노란 화살표로 표시한 바와 같이 두 군데가 있는데
두 군데 다 출입금지팻말이 있고, 또한 국공파(국립공원파견근무요원)가 지키고 있을 가망성이 농후합니다.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실제로 두 곳 다 국공파가 지키고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을 진행하면서 맞이하는 첫 번째 난관..
그 난관과 맞서기 위해 묵묵히 그리고 비장한 마음으로 문장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란 말이 딱 어울릴 듯...
▼13:01
드디어 국공파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문장대 정상 아래..
문장대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 수많은 산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시간 관계상 문장대 정상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근처에 있는 국공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기회를 모색합니다.
▼문장대 정상석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수많은 산님들로 인해 정상석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문장대의 유래도 읽어 보고..
▼13:19
한참을 어슬렁거리다가
기회가 와서 잽싸게 출입금지팻말 앞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순간
문장대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 줄을 선 산님들의 싸늘한 시선이 날카롭게 꽂히는 듯하여 뒷통수가 따끔거립니다.
▼출입금지구역을 무단으로 침입하는 몰지각한 인간이라고 욕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모든 대간산행객들이 이곳을 지나면서 느꼈을 기분을 직접 느껴 보니 과히 기분이 그렇게 썩 좋지는 않습니다.
▼문장대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객들의 싸늘한 시선을 뒤로한 채 울타리를 넘어 숲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자..
▼13:20
이내 헬기장에 도착합니다.
▼헬기장을 가로질러 그대로 직진하면 좌측에 또 다시 '출입금지구역'팻말이 나오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 출입금지팻말 쪽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헬기장 출입금지팻말을 지나 숲길이 이어지고..
▼13:26
헬기장에서 약 4-5분쯤 진행하자
드디어 통과해야 할 첫 번째 개구멍바위가 나타납니다.
▼배낭을 맨 채로는 절대 통과할 수 없습니다.
로프를 타고 올라가 배낭을 바위 위에 걸쳐 두고 밑으로 기어서 통과해야 합니다.
▼첫 번째 개구멍을 통과하면 좁은 바위골이 나옵니다.
출입금지구역이라 당연히 이정표는 없고,
대간꾼들이 매달아 놓은 리본들도 국립공원 측에서 정기적으로 수거를 하는 모양인지 거의 발견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고맙고 다행스럽게도..
어느 친절한 산님이 나무가지에다 묶어 둔 휴지가 리본을 대신해 길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가파르고 좁은 바위골을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바위골을 따라 내려오면 로프가 아래로 축 늘어진 바위내림길이 나타납니다.
▼로프를 타고 내려와 뒤돌아본 모습..
선답자들의 산행기록에 따르면 로프가 짧아 데롱데롱 매달렸다가 떨어져야 한다고 했는데..
새로 로프가 설치되었는지 아님 다른 지점을 말하는지..
길이도 충분하고, 산행을 하며 간혹 만나는 로프구간과 별반 차이 없이 별시리 어려움은 없습니다.
▼로프를 타고 조심스럽게 바위에서 내려서면 산죽이 양옆에서 호위하는 흙길이 잠시 이어지고..
▼13:33
이내 또 다시 통과해야 할 바위와 마주하는데..
▼이번엔 거대한 바위 사이로 대간길이 이어집니다.
▼바위 사이를 빠져나오면
나무가지에 묶여 있는 휴지가 땅바닥으로 내려서라고 지시합니다.
▼땅바닥으로 내려선 이후 편안한 흙길이 당분간 이어집니다.
모처럼 대간리본도 발견되고..
▼나무에 묶인 휴지쪼가리가 계속 친절하게 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암릉을 우회하는 듯 좌측으로 내림길이 나타나고..
이 부근을 지나면서 여러 갈래로 길이 산만하게 나있어
알바를 면하기 위해선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할 듯합니다.
▼다시 능선 쪽으로 다가서고..
▼거대한 바위를 떠받치고 있는 바위 옆으로 길이 나있습니다.
▼나무에 묶인 휴지의 안내를 받으며 조심스럽게 진행하자..
▼13:40
또 다시 바윗길이 시작됩니다.
▼바위너덜길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대간꾼들에게 문장대-밤티재 구간 중 가장 위험하다고 입소문이 자자한 급경사의 바위내림길이 니타납니다.
▼13:41
보기에는 아찔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암벽의 반 정도는 로프에 의지하지 않고도 걸어서 척척 내려갈 수 있을 정도이니..
어쨌든 급경사의 로프구간을 내려서면서 두 번째 개구멍이 나타나고, 개구멍을 통과하면 다시 편안한 길이 이어집니다.
▼지나온 급경사의 로프구간을 뒤돌아본 모습입니다.
▼편안한 산죽길이 다시 나타나고..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편안한 흙길이 제법 이어지다가..
▼13:51
암벽에 바싹 붙은 후 살짝 돌아서 진행해야 하는 암릉길이 나타나고...
▼별 어려움이 없는 암릉길이 이어집니다.
▼바위에 그려진 빨간 페인트의 화살표가 대간길을 안내하고...
▼13:56
또 다시 바위에 그려진 빨간색 페인트의 화살표가 나타나는데...
▼구멍이 숭숭 나있는 바위를 지나면서 통과해야 할 세 번째 개구멍을 만납니다.
▼집을 나서기 전에 빨래줄을 준비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배낭을 맨 채로는 통과하기가 어려우므로 개구멍을 통과한 후 빨래줄로 배낭을 끌어당기기 위해서..
다행스럽게도 다른 산행팀과 같이 진행하다 보니 빨래줄은 아예 꺼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개구멍을 통과하여 서너 걸음 진행하면..
▼14:00
로프내림길이 나타나고..
▼14:03
로프내림길을 지나 편안한 흙길을 따라 터벅터벅 진행하다 보면 네 번째 개구멍을 만나는데
이번엔 '개'가 아니라 '게'구멍입니다.
▼게처럼 옆으로 기어서 진행해야 하는데 그다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단, 이번에도 배낭을 맨 채로 통과하기가 까다로우므로 홀로 산행을 할 경우 빨래줄을 이용하든지
아님 바위 위에 배낭을 걸쳐 두고 질질 끌면서 진행하든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통과하면 됩니다.
▼게구멍바위를 통과하는 모습
▼게구멍바위를 통과한 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모습
▼게구멍바위를 통과하자 구멍이 뽕 뚫린 바위가 산객의 눈길을 끕니다.
▼게구멍바위를 지나자마자 로프가 아래로 축 늘어진 내림길이 나타나지만
딱히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암릉이 이어지지만..
▼바위를 요리조리 피해 편안한 흙길이 이어집니다.
▼암릉구간을 지나면서 아무래도 아쉬운 건 조망..
맑은 날이면 기암괴석과 더불어 수려한 경관이 펼쳐질 듯한데
뿌우연 날씨로 인해 딱히 카메라를 들이댈 데가 없으니..
▼로프로 이어진 가파른 내림길이 나타나지만..
▼이제 암릉구간은 거의 끝이 난 듯한 분위기...
▼14:14
적당한 곳에서 잠시 배낭을 내리고 한숨을 돌립니다.
▼14:23
휴식을 마치고 출발..
▼바위에 그려진 빨간 페인트의 화살표가 수시로 나타나 대간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나무가지에 묶인 휴지도 계속 길을 안내하고..
▼14:28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바위를 만나는데 다섯 번째 개구멍입니다.
▼바위구간을 내려와서 뒤돌아본 모습
사진에 보여지는 바와 같이 다섯 번째 개구멍은 옵션입니다.
로프를 따라 내려오든지, 아님 개구멍을 통해 기어서 나오든지..
▼어쨌든 이로써 암릉길이 싱겁게 끝이 납니다.
문장대 헬기장에서 마지막 개구멍을 통과하는 데까지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 거 같습니다.
▼암릉구간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던 리본들도 이제서야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국립공원 측에서 수시로 리본을 제거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암릉길을 따라 여러 개구멍을 통과해야 하고,
또한 간혹 길이 이리저리 산만하게 나있어서 헷갈리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정신없이 진행하다 보니 리본을 매달 여유가 없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국립공원관리초소가 위치한 밤티재까지는 편안한 흙길이 이어집니다.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봉우리를 지나면서 속리산의 산자락을 여유로움으로 조망합니다.
▼봉우리를 지나 급한 내리막으로 이어지고..
▼암릉길이 끝났음에도 이정표를 대신해 바위에 그려진 화살표는 여전히 나타납니다.
대간꾼들에겐 공공연히 허용된 출입금지구간..
먼훗날 후손들은 바위에 투박하게 그려진 저 화살표를 보고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근래들어 산을 찾는 인구의 대폭발과 더불어 백두대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대되면서
백두대간 종주에 대한 찬반 논란도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남한 쪽 백두대간 총 688km 중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구간은 총 251km...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고산지대 야생동식물 서식지 보호'의 명분으로 251km 중 80km를 출입금지구간으로 지정하여
일반인의 출입을 범법행위로 간주하여 엄격히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산악회와 해당 지방자체단체들이나 산림청은 이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산악인들은 백두대간종주는 일제에 빼앗긴 민족혼을 되찾는 행위인데 왜 막냐고 항의하기도 합니다.
해당 지자체들도 자유로운 산악활동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출입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산림청은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따라 산행을 하는 것은 환경훼손과는 무관하므로 개방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산을 영구히 복구할 수 없도록 통째로 말아먹는 골프장이나 스키장 건설은 쉽게 허락을 하면서
단순히 산길을 따라 걷는 걸 왜 범법행위로 규정하는지..??
덕분에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신 모든 분들은 이미 범법자가 된 셈입니다.
한편으론...
산을 즐기고 사랑하는 산객으로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의 명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을 보존하여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줘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국립공원은 속리산을 비롯하여 월악산, 오대산, 설악산..
이른바 대한민국의 국가대표급 산들입니다.
출입금지구간으로 지정돼 있는 이들 국립공원의 일부 구간이 개방을 하게 되는 순간
입소문을 타고 갑자기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망가지는 건 불을 보 듯 뻔한 사실...
이런 것을 고려하면 차라리..
어차피 지나갈 사람은 다 지나가는 마당에..
지금처럼 그대로 출입금지구간으로 묶어 놓고
백두대간을 하는 산꾼들에게만 암묵적으로 허락하는 정책도 나름은 괜찮다는 생각도 듭니다.
개발과 보존...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과의 FTA만큼이나 민감하고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장단점이 있는 만큼
웃는 사람이 있으면 우는 사람이 있을 테고..
'자연의 미래'를 협상테이블에 올려 놓는 그 자체가 좀 그렇지만..
시대가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서로가 웃을 수 있는 WIN-WIN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각설하고...
암릉구간을 지나고 나면 밤티재로의 줄기찬 내림길이 이어질 줄 알았더니..
생각과는 달리 내리막길만 있는 게 아닙니다.
▼멀리 우뚝하게 선 멋진 바위가 산객의 시선을 고정시킵니다.
▼조금 땡겨서..
독수리가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도상의 입석바위인 듯..
▼멋진 바위로 향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14:48
산길은 바위를 비껴서 이어지고 있지만
끝까지 올라가 보고 싶어 올라갔더니 멋진 그림이 산객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병풍처럼 늘어선 봉우리들..
▼저 멀리 보이는 암봉의 능선은 대간길일까..?
▼조금 땡겨서..
▼화북방면..
▼아름다운 속리산..
속리산에 와서 처음으로 조망다운 조망을 하는 듯..
▼조망을 마치고 암봉에서 내려섭니다.
▼여전히 나무가지에 묶인 고마운 휴지가 길을 안내하고..
▼이정표를 대신하는 화살표도 계속 나타납니다.
▼또 다시 짧은 로프구간이 나오고..
▼암봉과 마주하는데..
▼바위골을 따라 길이 나있습니다.
▼14:58
바위골을 따라 오르막을 올라 햇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15:06
다시 출발..
▼15:11...알바주의
바위골을 따라 올라와 휴식을 취했던 봉우리에서 약 5분쯤..
직진하는 능선길을 버리고 우측 내림길로 진행하라고 지시하는 대간리본이 발견됩니다.
▼리본이 매달려 있지 않다면 알바하기 십상일 듯..
▼15:16
다시 5분 뒤..
커다란 바위에 녹색의 페인트로 뭔가 적혀 있는데..
▼대간길(밤티재)은 직진이며, 우측으로 가면 견훤산성이라고 합니다.
▼밤티재/견훤산성 갈림길을 알리는 바위를 지나자 대간길에 들어선 묘 1기가 나타나고..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나즈막한 둔덕을 넘어서고..
▼15:28
밤티재의 도로와 동물이동통로가 어슴푸레 보이기 시작할 무렵 길이 두 갈래로 갈리는 지점에 도착합니다.
산행자료를 챙기면서 가장 애매했던 지점입니다.
또 한번 국공파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
선답자들의 산행기록에 따르면, 여기에서 밤티재의 도로로 내려서면 국공파가 근무하는 관리초소가 있어서
문장대에서 헬기장으로 내려설 때와 마찬가지로 국공파의 눈을 피해 잽싸게 도로 건너편의 산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갈림지점에서 직진하는 방향으로 몇 걸음만 진행하면 동물이동통로가 바로 발아래로 내려다보입니다.
어떤 분들은 동물이동통로를 기준으로 좌측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우측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동물이동통로로는 절개지의 경사가 워낙 심해 직접 내려갈 수는 없고..
어느 게 정답인지 궁금했었는데 사실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장대에서 밤티재를 거쳐 늘재까지 출입금지구간으로 지정돼 있어
밤티재로 내려선 이후 도로를 건너 다시 산으로 오르는 공식적인 등로가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단, 좌측으로 진행하면 동물이동통로를 기준으로 좌측으로 떨어져 국립공원관리초소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우측 내림길로 진행하여 밤티재의 도로로 내려서면 관리초소가 동물이동통로에 가려 그런 눈치를 전혀 볼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동물이동통로 좌(左)의 모습
▼동물이동통로 우(右)의 모습
▼15:38
뒤쳐진 부산팀원들이 모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동물이동통로를 내려다보면서 휴식을 취한 후
방금 전의 갈림지점으로 되돌아와 국립공원관리초소의 눈치를 볼 필요없는 안전빵의 길인 우측 내림길로 진행합니다.
▼15:42
밤티재의 도로로 내려서는데..
도로 건너편의 펜스가 시작되는 지점 바로 위의 나무(사진의 동그라미)에 리본이 매달려 있어
그쪽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사가 워낙 급할 뿐만 아니라
절개지 비탈면의 흙을 고정시키기 위한 녹색 철망이 깔려 있어 미끄러워 올라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녹색 철망을 잡고 어떻게든 아둥바둥 올라설 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비탈면의 흙에서 인분냄새가 심하게 나 급후퇴..
▼좌로 고개를 돌려 동물이동통로에다 눈길을 한번 주고..
▼도로를 따라 길을 찾기 위해 우측으로 이동했더니..
▼15:45
펜스가 끝나는 지점에 목재울타리가 쳐져 있는데,
펜스와 목재울타리 사이로 대간꾼들이 지나간 흔적이 희미하게나마 발견됩니다.
펜스에 걸려 있는 출입금지현수막도 들머리임을 넌지시 암시하는 듯하고..
▼동물이동통로를 기준으로 좌측이든 우측이든 어느 쪽으로 내려서더라도
밤티재의 도로를 건너 다시 산으로 진입할 때 공식적인 등로는 기대를 할 수가 없습니다.
능선부에 합류할 때까지 대충 알아서 적당히 무조건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오래되어 너덜해진 리본도 발견되고..
길인 듯 아닌 듯한 선답대간꾼들의 희미한 족적을 좇아 가파른 비탈면을 대충 치고 올라갑니다.
▼15:53
펜스 옆 울타리를 통과하여 가파른 비탈면을 따라 힘겹게 올라선 지 약 7-8분쯤..
드디어 능선부에 이르면서 선명한 산길이 나타납니다.
▼능선상에 올라서면 완만한 등로가 이어질 줄 알았더니 깔딱의 오름길이 대기 중입니다.
▼올라야 할 봉우리는 696봉..
밤티재의 해발고도가 495m이니 약 200m의 나즈막한 산 하나를 오르는 셈입니다.
하지만 불과 200m의 나즈막한 산도 산행 막판에는 그리 만만하게만은 볼 수 없습니다.
▼"백두대간은 항상 산행 막판에 뒤통수를 친다"는 말은 이미 정설이 되어 있습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오늘 올라야 할 마지막 봉우리인 696봉으로 향하는 오름길이 제법 힘들게 느껴집니다.
▼암릉이 나타나는데..
직접 올라도 되고, 우측으로 우회길도 있습니다.
▼16:09
힘들게 올라가 696봉의 정상부에 이르자...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며 지나온 속리산의 주능선과 더불어
문장대에서 밤티재로 이어지는 대간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몇 걸음 더 진행하니
간당간당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커다란 바위가 나오고..
▼집채만한 바위 아래 전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장소가 나옵니다.
▼다음 구간에 올라야 할 청화산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오고..
▼발아래로는 지도상의 '아랫늘티'쯤 되어 보이는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화북면 일대가 조망됩니다.
▼당겨서 본 발아래의 마을..
▼화북면..
▼16:30
조망과 함께 긴 휴식을 마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이제 늘재로의 하산길..
▼암릉을 피해 산길이 이어지고...
▼여우가 숨어 있을 법한 굴도 나오고..
▼그런데 웬일인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방금 전 휴식을 취했던 장소가 696봉 정상인 줄 알았더니..
올라야 할 오르막길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16:36
힘들게 올라와 봉우리의 정상..
주위를 둘러봐도 더 이상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없어 여기가 696봉의 정상인 듯한데..
혹시나 696봉 정상을 의미하는 삼각점이라도 박혀 있지 않을까 싶어
땅바닥에 쌓인 낙엽을 발로 치워 가며 찾아 보지만 삼각점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삼각점 수색을 포기하고 정상에서 내려섭니다.
이제 진짜 하산..
▼낙엽이 수북히 쌓인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집니다.
▼미끄러운 마사토흙길도 나오고..
▼고도를 낮추는 내림길이 쭈욱 쭉 이어집니다.
▼그 와중에 완만한 오르막도 나오고..
▼서서히 땅거미도 내리고..
▼고도를 웬만큼 낮춘 듯
내려다보이는 마을이 가깝게 보입니다.
▼늘상 그렇듯이
마지막 하산길은 항상 길고 힘들게만 느껴집니다.
마음이 먼저 산행종점에 가 있어서인지..
▼가파른 내림에 이어..
▼묘지로 향하는 오름이 나오고..
▼마루금 바로 좌측 아래로 민가가 보이면서 멍멍이소리도 들려옵니다.
▼드디어 끝이 보이고..
▼17:22
오늘의 산행종점인 늘재에 도착합니다.
▼다음은 청화산..
▼17:25
오늘 함께 동행을 했던 부산팀과 작별의 인사를 하고..
▼화북에서 출발한 청주행 버스를 타기 위해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진행하여 청화산농원으로 향합니다.
▼17:33
청화산농원 앞에 도착..
화북에서 17시40분에 출발한 청주행 버스(7500원 현금박치기)가 약 7-8분 뒤 청화산농원 앞을 지나가는데,
손 흔들면 세워준다고 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하루에 몇회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청화산농원까지 내려갈 필요없이 늘재에서도 손 흔들면 태워 준다고 합니다.
현금박치기이기 때문에 더욱..
▼청화산농원 맞은편에는 '귀빈래'라는 버스정류소가 있습니다.
▼꺼내 보지도 못한 빨래줄..
▼청주행 버스에 고단한 몸을 싣으며 1박2일 간의 대간산행을 마감합니다.
이번 구간을 준비하면서 상당히 걱정을 했었는데...
우려는 결국 기우에 불과했다.
아마도
"암릉구간 + 출입금지구간"의 이중고로 인해 많은 말들이 나도는 모양이다.
하지만 결코 산 앞에서는 겸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그 산이 아무리 나즈막한 동네의 뒷산이라 할지라도..
어쨌던 걱정했던 구간을 마치고 나니 속은 후련하다.
이번 구간 역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무조건 천지신명의 보살핌 덕분이리라...
천지신명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백두대간 화령재-피앗재-늘재 구간을 마감한다.
이번 구간을 마지막으로 2011년 백두대간산행을 접어야겠다.
몸도 추스리고..
무엇보다 마음도 추스리고..
'백두대간 시즌2'는 내년 봄쯤에나 재개해야겠다.
대간길이 눈에 어른거려 이 결정이 몇주나 갈런지...??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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