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5(日)
산행코스: 부항령-970봉-백수리산(1030봉)-백석산(1170봉)-해인리갈림길(산삼약수터)-삼도봉
-삼막골재-1124봉-밀목령-1089봉-1175봉-화주봉(석교산)-헬기장-우두령
도상거리: 19.25km
산행시간: 약 10시간45분...휴식(1시간45분)/중식(20분)/산삼약수터(25분)/안경수색(25분) 포함
날 씨: 맑음
부항령에서 해인산장 주인장의 차를 타고 오다 보니 왠지 미안하기 짝이 없다.
해인산장은 생각보다 부항령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구불구불한 산골의 도로를 따라 족히 20분 이상은 걸린 것 같으니..
그것도 매상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단 한 사람의 민박손님을 태우기 위해서..
작년에 해인산장을 다녀간 선답자의 산행기록에선 민박비가 2만원으로 저렴한 걸로 알고 왔는데..
기름값도 안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중에 계산할 때 교통비라도 지불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따신 물에 샤워를 한 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주인장을 불러 지금 민박비를 계산하겠다고 했더니,
혼자 중얼거리면서 이리저리 계산을 하더니 4만2천원이란다.
그러려니 하고 5만원짜리 한 장을 건네주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어째 뭔가 계산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먹은 거라곤 저녁 한 끼와 맥주 한 병...
아무리 생각해도 4만2천원이 나올 수가 없다.
잔돈을 가지고 오는 주인장께 계산이 좀 잘못된 게 아니냐고 했더니,
"백두대간하는 사람들에겐 민박비를 1만원 받고,
저녁식사 6천원, 그리고 맥주 한 병, 내일 아침 김밥이 2천원,
왕복교통비가 2만원인데 혼자 오셔서 2만원 다 받기가 그래서 그냥 1만원만 받으면 되고...그러면 4만2천원 맞잖아요"
라며 웃으시며 혼자 와서 싸게 받았다는 듯이 말씀을 하신다.
음...
이심전심이 통했을까?
내가 챙겨 주려던 기름값을 본인이 직접 챙기시다니..
웃는 얼굴에 조목조목 따질려니 민망해질 것 같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민박집에 비해 크게 비싼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멀리서 와서 픽업을 해준 것만도 고맙고...
해서 민박계산을 그것으로 그대로 마무리짓고
내일 아침 6시에 떠날 예정이라는 말을 전한 후 방으로 들어와 무릎걱정을 하며 잠자리에 든다.
▼05시30분에 기상하여 배낭을 정리하고 세면을 하고 나니 06시..
주인장께선 여전히 꿈나라에 계신지 민박집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전화를 걸어 주인장을 깨워 삼도봉터널(부항령)으로 이동합니다.
▼06:38
해인산장 주인장의 차를 타고 삼도봉터널 입구에 있는 팔각정에 도착하니
"올 때가 되었는데 왜 안 오는가 싶었습니다."라며 어제 여기서 비박을 한 두 산님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07:48
같이 아침식사를 하고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순식간에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백두대간 안내도를 쓰윽 훑어보고 어제 대간산행을 끊고 내려왔던 부항령으로 이동합니다.
▼07:57
부항령에 도착합니다.
▼백수리산 2.2km, 삼도봉 7.4km..
▼부항령에 대한 유래를 대충 읽어 본 후..
▼07:59
백수리산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오늘도 산행초장부터 진땀을 내게 하는 오르막길입니다.
▼하지만 약 1분쯤 진행했을까?
무릎인대에서 땡기는 느낌과 함께 찌릿한 통증이 전달됩니다.
아..! 이 상태로 산행을 할 수가 있을까?
고민이 됩니다.
그냥 과감히 포기해 버릴까? 이제 시작인데..
오늘은 어제보단 짧지만 그래도 넉넉잡아 10시간은 잡아야 할 텐데..!!
▼08:10
그러한 걱정과 함께
약 10분 정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어느 봉우리에 올라서니 벤치와 함께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부항령 0.8km, 백수리산 1.4km..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계속 진행합니다.
▼잠시 내람길이 이어지다가..
▼이내 가파른 오름길로 치닿습니다.
▼08:17
오름 위주의 굴곡이 이어지다가 좌우갈림길이 나오는데, 지도에 표시된 우회길이 시작되는 지점인 듯합니다.
즉 좌측길은 970봉을 거쳐 백수리산으로 이어지지만, 우측길은 970봉을 우회하여 백수리산으로 곧장 연결되는 지름길입니다.
▼비록 가파른 오름길이긴 하나,
마루금은 당연히 970봉을 거쳐 이어지므로 망설이지 않고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08;27
힘들게 10분쯤 올라가니 가파른 오름세가 한풀 꺾이는 듯..
함께 동행을 하게 된 두 산님이 배낭을 벗어 휴식을 취하려고 하길래
무릎상태가 안 좋아 속력을 낼 수 없어 뒤쳐지지 않으려면 천천히라도 먼저 가야겠단 말을 남기고 계속 진행합니다.
▼반반한 등로가 잠시 이어지다가..
▼또 다시 깔딱의 오름길이 나타납니다.
▼08:40
깔딱의 오름길을 따라 봉우리에 올라서자 벤치와 함께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여기가 지도에 표시된 970봉 정상인 듯..
▼부항령 1.5km, 백수리산 0.7km..
▼잠시 진행을 멈추고 벤치에 앉아 무릎 주위에 스프레이파스를 뿌리고 손수건으로 통증이 나는 부위를 둘러 싸맵니다.
효과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정 안 되겠다 싶으면 다음을 기약하며 중간에 때려치우고 내려가면 되고..
제속력을 낼 수가 없으니 부지런히라도 걷는 수밖에..!!
▼08:45
마음을 다잡고 보따리를 챙겨 970봉에서 내려갑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빨리 걷거나 큰 동작을 하지 않는 이상 걷기에는 별 무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히지만 이런 내리막길..!!
급한 내리막길에는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오며 정상적으로 내려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전방에 올라야 할 백수리산인 듯한 봉우리가 보이면서..
▼급한 내림길이 이어집니다.
▼내림길보다는 차라리 오름길이 나으므로
오름길이 빨리 나타나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내림길이 더럽게 길게 이어지는 듯하더니 드디어 오름길 직전의 순탄한 길..
▼08:55
순탄한 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자
아까 970봉 오르기 직전의 우측 우회길이 이제서야 나타납니다.
▼순탄했던 마루금은 슬며시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고..
▼백수리산 정상까진 완만한 오름을 따라 힘들지 않게 올라갈 듯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은근한 깔딱의 오름으로 변하면서..
▼은근깔딱의 오름길에 짜증이 날 무렵..
▼백수리산 정상에 다가섭니다.
▼09:09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 바로 뒷편에 백수리산 정상석이 있습니다.
▼지도에는 1030m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정상석에는 1034m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배낭을 내리고 조망과 함께 휴식을 취합니다.
▼오늘 가야 할 백두대간의 마루금..
민주지산의 석기봉과 삼도봉은 어느 봉우리일지를 가늠해 보고..
▼삼도봉-삼마골재를 거쳐 화주봉(석교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더듬어 봅나다.
▼뒤를 돌아보니
어제 지나온 대덕산, 삼도봉(초점산), 삼봉산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고,
멀리 덕유산의 무주스키장도 흐릿하게나마 조망됩니다.
▼덕유산 무주스키장 방면..
▼09:27
휴식을 마치고 백수리산 정상에서 내려갑니다.
이제는 지도상에 1170봉이라고 표시된 박석산을 향해..
▼또 다시 고통의 내림길이 시작됩니다.
▼무릎인대에 무리가 없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내려갑니다.
▼내려가면서 다시 한 번 더 가야 할 마루금을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나오고..
▼내림길이 얼마간 이어지더니..
▼내림세가 사라지고 걷기 좋은 일직선의 순탄한 산길이 잠시 이어지고..
▼일직선의 순탄한 산길은 곧 오름길로 서서히 변합니다.
▼완만한 능선봉을 지나 내려선 이후 다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뒤를 돌아보니 방금 전에 올랐던 뾰족하게 솟은 백수리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루금의 전형을 보여주려는 듯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뭔가 나타날 법한 봉우리에 올라서지만,
아무런 표시도 없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능선봉에 불과하고..
▼때론 완만하게, 때론 가파르게..
별 다른 특징 없이 그저 오르내림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듯한 느낌만 있습니다.
▼한 줄의 산길만이 선명하게 나 있을 뿐..
▼나 있는 산길을 따라 그저 걷는 것 이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는..
그런 다소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산길이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다시 뭔가 있음직한 봉우리에 올라서지만, 아무런 표시도 없는 능선봉..
▼능선봉을 지나 다시 내려가고..
▼그러한 오르내림은 계속 이어집니다.
▼뭔가를 알리려는 듯 한 무더기의 리본들이 나타나지만,
별 의미는 없습니다.
▼10:28
재미없는 답답하고 지루한 산길에 지쳐 잠시 배낭을 내리고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합니다.
▼10:34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그러한 산길은 계속 이어지고..
▼그러다가 다시 어느 봉우리로 올라서는데..
▼10:42
수많은 리본들이 매달려 있으며, 모처럼 시야가 트여 조망을 할 수 있는 봉우리입니다.
민주지산의 삼도봉 방향에서 어느 산님이 올라오면서 혹시 올라오는 도중에 전망대 같은 것이 있었는지 묻길래
그런 것은 없었다고 하니 방금 전 삼각점이 박힌 봉우리를 지나왔는데 비록 전망데크는 없지만 여기가 지도상의 전망대인 것 같다고 합니다.
그분의 말씀에 동의하며 이 봉우리가 무슨 봉인지 저 봉우리가 무슨 봉인지 서로 토론을 하며 함께 조망을 즐깁니다.
▼백수리산 좌측 아래로 김천의 부항면이 내려다보이고..
▼백수리산 너머로 멀리 합천의 가야산까지 보인다고 했는데,
오늘은 연무로 인해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게만 보입니다.
▼어제 지나온 대덕산, 삼도봉, 삼봉산은 이제 저만큼 물러나 있고..
▼잠시 후에 올라야 할 삼각점이 박힌 1170봉(박석산) 좌측으로 석기봉과 민주지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삼도봉-삼마골재를 거쳐 나중에 올라야 할 산줄기가 보입니다.
▼백수리산에서 삼봉산까지의 파노라마
▼10:55
조망과 함께한 즐거운 휴식을 마치고 삼각점이 박힌 박석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박석산은 그리 어렵지 않게 올라섭니다.
▼11:01
전망봉에서 잠시 내려가다가 올라가니 바로 박석산 정상입니다.
삼각점만 하나 박혀 있을 뿐 박석산 정상을 표시하는 팻말이나 정상석은 없습니다.
▼수림으로 둘러싸여 조망 또한 없어 박석산 정상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내려갑니다.
▼무릎에 부담을 주는 디딤돌로 정비된 계단진 내림길이 나오고..
▼넓은 초지가 내려다보이면서
초지 한가운데에 설치된 목재보행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내림길이 끝날 무렵
잡목으로 어수선한 등로가 잠시 이어지고..
▼11:09
이내 목재보행로에 이릅니다.
▼목재보행로를 따라 진행하면서
정면으로 다가오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넓은 초지 한가운데에 설치된 목재보행로가 마치 공원에 설치된 산책로처럼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무릎에 동여맨 손수건이 느슨해져 흘러내리는 것 같아 다시 조여 맬 겸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손수건을 꽉 쪼맨 후 지도를 보며 휴식을 취합니다.
▼11:17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공원의 산책로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목재보행로는 짧게 끝나고 다시 산길로 이어집니다.
▼수림으로 둘러싸인 숲길이 나오고..
▼오래간만에 산죽도 나오고..
▼숲길은 잠시..
이내 시야가 트이면서 심신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위로해주는 평화로운 초지능선이 나와 산객의 발걸음을 멈춰 세웁니다.
▼뒤를 돌아보니 어제 올랐던 삼도봉과 대덕산도 보이고..
▼방금 전에 올랐던 박석산이 우뚝 솟아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고..
▼비록 사진으로는 흐릿하게 나와 거의 식별이 불가능하지만,
슬로프 자국이 있는 덕유산의 무주스키장도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게 보입니다.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는 석기봉..
▼11:32
초지능선에서 가을의 따사로은 햇볕과 함께 조망을 즐기는 동안
2人의 산님이 뒤쫓아와 다시 동행을 하게 됩니다.
▼또다시 때론 완만하게 때론 가파르게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산길이 이어집니다.
▼아무런 표시도 없는 능선봉도 몇 차례 오르고..
▼여러 명이 모여 앉아 식사를 하기에 적당한 장소도 나오고..
▼조금은 때이른 단풍잎도 발견되고..
▼지루한 산길의 청량제 같은 산죽길도 나오고..
▼별 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는 산길이 오르락내리락거리며 한동안 이어지다가..
▼11:53
어느 능선봉에 올라 내려가면서 드디어 삼도봉의 모습이 성틈 눈앞에 다가옵니다.
▼조금 땡겨서..
▼진행하다 보니..
▼민주지산의 석기봉도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이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삼도봉의 바로 턱밑에 와 있음을 느낍니다.
▼12:17
잠시 진행했더니 이정표가 나오는데..
▼해인리갈림길입니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어제 하룻밤을 묵었던 해인산장이 있는 해인리..
▼우측의 해인리 방향으로 30m만 내려가면 산삼약수터가 있다는 팻말도 있습니다.
▼30m면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고, 어차피 식수도 보충해애 하고..
발길을 우측으로 돌려 산삼약수터로 내려가는데, 가파른 내림길에다 30m를 넘어 족히 50~60m 이상은 되어 보입니다.
▼12:19
산삼약수터에 도착..
▼물이 쫄쫄쫄...
언제 다 채우나 싶었는데,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니 생각보다는 훨씬 빨리 채워집니다.
▼물 2리터를 채우고 다시 올라갑니다.
▼12;44
다시 해인리갈림길로 원위치..
▼삼도봉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삼도봉 정상까진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듯 임도처럼 반반한 산길이 나오고..
▼거의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목재보행로도 나옵니다.
▼삼도봉 정상 직전에 뒤돌아본 백두대간 마루금의 모습이 너무나 황홀합니다.
▼12:55
드디어 삼도봉 정상에 다가섭니다.
▼여러 산악회에서 온 수많은 산님들이 '삼도봉 대화합 기념탑'을 배경으로 정상사진을 찍기 위해 북새통을 이룹니다.
To be continued...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9구간: 부항령-우두령 Part 2에서 계속...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백두대간(完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 제10/11구간(우두령-추풍령-큰재) 산행정보, 산행지도 및 대중교통정보 (0) | 2011.10.10 |
---|---|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9구간: 부항령-우두령 Part 2 (0) | 2011.10.05 |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8구간: 빼재-부항령 Part 2 (0) | 2011.10.01 |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8구간: 빼재-부항령 Part 1 (0) | 2011.09.30 |
백두대간 제8/9구간(빼재-부항령-우두령) 산행정보, 산행지도 및 대중교통정보 (0) | 2011.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