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完走)

백두대간을 시작하며..

산장 2011. 7. 21. 01:53

 

마음의 준비는 끝났다.

 

금북정맥을 마치고 이번엔 어떤 정맥을 또 이어 볼까 이리저리 고민을 하던 중

백두대간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결정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백두대간이란 단어를 떠올리기만 했을 뿐인데..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백두대간은 아직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라 시도할 생각조차 없었는데,

마치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며 오로지 마음이 그쪽으로만 이끌린다.

 

며칠간의 고민이 이어진다.

할까 말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도상거리 약 680km의 대장정..

또 다시 가 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솔직히 이번엔 자신이 없다. 

차라리 대간종주를 하는 단체산악회에 가입하여 편안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묻어서 갈까 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내 안의 부질없는 완고함이 그렇게 하도록 결코 허락하질 않는다.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이걸 끝마친다고 무슨 명예나 훈장이 주어지는 일도 아닌데..

왜 이따위 짓에 두려움을 가진 채 고민을 해야 하는지.. 

 

어쨌든 마음의 준비는 끝났고, 고민도 끝났다.

 

일단 해보자..

힘들면 조금씩 편안하게 이어가면 되고...

나 자신을 믿고..

나의 운을 믿고..

천지신명께서 나를 보호해 주시리라 믿고..

 

한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마음만은 한결 편안해진다.

 

이런저런 생각과 무더위로 잠 못 드는 밤에..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