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4(水)
산행코스: 나본들(남은들고개)-뒷산-411.2봉-가야산-석문봉-사잇고개-일락산-개심사갈림길-(개심사)-개심사갈림길-
삼화목장-상왕봉-가루고개-모래고개-동암산-무르티고개
도상거리: 23.2km...개심사 왕복 1.6km 포함
총산행시간: 11시간...개심사 구경 1시간, 알바 40분 및 휴식시간 포함
날 씨: 맑 음
이런저런 이유로 오랜만에 산행길에 나선다.
오늘은 내포땅에 솟은 가야산을 포함하는 금북정맥 최고의 코스인 나분들고개-무르티 구간..
이번 구간을 진행하면서 마루금 주위의 지리적, 역사적인 면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
"백두대간의 속리산 천황봉에서 갈라진 금북정맥이
금강 이북 땅의 근간을 이루며 서해로 가다가
태안 안흥진에서 세력을 다하기 전에 예산과 서산에 힘을 쏟아 빚은 산이 가야산이다.
전통적으로 이 가야산 둘레의 여러 고을을 내포지방이라 불렀고, 이 일대를 내포평야라고 한다."
라는 내포와 가야산을 설명하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중환의 택리지가 이를 뒷밤침이라도 하는 듯 항상 따라붙는다.
"가야산 앞뒤에 있는 10현을 내포라 한다.
지세가 한구석에 막히어 끊기었고,
또 큰 길목이 아니므로 임진, 병자년 두 차례의 난리에도 여기에는 적군이 들어오지 않았다.
땅이 기름지고 평평하여 생선과 소금이 넉넉해 부자가 많고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도 많다."
지난 구간의 덕숭산 수덕사를 비롯하여,
천주교 박해 때 감옥소가 되었던 해미읍성,
백제 천년의 미소를 간직하고 있는 서산마애삼존불,
2대에 걸쳐 황제가 나올 명당자리라는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묘소,
경허스님의 숨결이 깃든 개심사 등..
마음 같아선 이곳저곳 다 둘러보고 싶지만, 그것은 욕심..
이러한 문화유적지들을 배경으로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쩌면 행운이고 설레임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산행에 대한 기대치를 극대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 것이다.
나에게는 문화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으므로
공부도 할 겸...
그 책의 도움을 빌어 이번 산행기를 풀어 나갈 생각이다.
베끼는 것도 공부다.
▼지난 구간과 마찬가지로
전날 느즈막히 서산터미널에 도착하여 시설이 괜찮다는 금강산보석사우나에서 1박을 하고
새벽 일찍 찜질방에서 나와 택시(기본료)를 타고 서산터미널로 이동합니다.
깨끗하고 시설도 괜찮았는데, 담요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 게 조금 흠이었습니다.
수면실에는 담요를 대신할 수 있는 큰 타올이 몇 장 있긴 하지만,
먼저 챙기는 사람이 임자라서 다음에 갈 때에는 무릎담요라도 준비해야겠습니다.
▼서산터미널 근처에 있는 24시김밥집에서 순두부백반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점심으로 김밥도 두 줄 사고..
터미널 내에 있는 가게에서 과자 1봉지를 사면서 가게주인에게 터미널 내에 부착된 시내버스시간표를 가리키며
해미행 첫차가(6:05)가 서령으로 가는지 물어봤더니, 오히려 서령이 어디냐고 되묻습니다.
"해미 서령버스정류소가 있는 걸로 아는데..해미읍성이 있고..." 라며 주절거렸더니,
"아..거기요" 하면서 해미행 모든 버스가 그곳을 다 거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합니다.
▼버스는 일찌감치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버스에 올라타면서 확인사살로 서령 가는지 물어봤더니, 또 서령이 어디냐고 오히려 되묻습니다.
서령버스정류소가 있는 곳이 서령 아니냐고 했더니,
가게주인과 똑같이 "아~ 거기요" 하면서, 서령은 버스운수회사 이름이라고 합니다.
▼06:25
서산 사람들도 모르는 해미의 서령에 도착합니다.
버스팻말을 보니, 서령버스정류소가 있는 곳의 지명은 "서령"이 아니라 '읍내2리'입니다.
알아본즉슨..
이곳이 서령버스의 완행차부라고 하는데, 그래서 "서령"이라는 버스정류소 이름이 붙여진 듯합니다.
대개 버스정류소의 이름은 지명이거나, 하다못해 근처의 구멍가게이름을 갖다 붙이는 게 일반적인데..
그런데 서산에서는 서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각종 간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서령이 뭘까 또 다시 궁금증모드가 발동하여 인터넷을 뒤적거렸더니,
서산의 옛이름이 서령이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버스운전기사도, 터미널 내 가게아주머니도 서산의 옛이름이 서령인 줄은 몰랐던 모양입니다.
서령...
꼬마 여자애 이름 같아서인지 왠지 정감이 더 갑니다.
▼서령버스정류소에서 이번 구간의 들머리인 나분들고개(광천1리)로 가는 덕산/예산행 버스는 첫차가 08시30분에 있습니다.
시간도 널널하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해미읍성을 구경하겠나 싶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서 찾아갔더니,
해미읍성은 서령버스정류소에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해미읍성의 정문 역할을 하는 진남문(鎭南門)입니다.
▼진남문을 통과하자 해미읍성 내부의 구성을 안내하는 팻말이 나타납니다.
▼천주교 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장이 되었던 호야나무(회화나무)입니다.
1866년,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때 해미읍성은 감옥소가 되었다.
그때의 모습은 우리가 영화 "미씽"에서 칠레의 시민들을 국립경기장으로 몰아넣은 장면으로 번안하여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려 1천여 명이 처형된 형장으로 이용되었다.
당시 내포땅에는 김대건 신부 아래로 천주학이 크게 퍼져 있었다.
그래서 끌려온 수도 그렇게 많았는데 읍성 안의 한 고목나무가 그 처형장이었고,
처형되기를 기다리는 천주교도들은
자신이 죽는 것보다도 남 죽는 것 보기가 더욱 괴로워
먼저 처형되기를 원했다는 처절한 사연이 거기에 있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中에서
▼평화로워 보이는 넓은 유채꽃밭이
당시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듯합니다.
▼유채꽃밭 뒷편 나즈막한 뒷동산 같은 장소가 있어 올라가 해미읍성 전체를 아래로 내려다봅니다.
▼조선왕실의 가마 연(輦)
▼국궁장..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산객에게 해미읍성이 제대로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합니다.
산행에 대한 마음만 조급할 뿐..
▼해미읍성을 한 번 둘러봤다는 것에 만족하고 해미읍성을 빠져나가 서령버스정류소로 항합니다.
▼07:35
다시 서령버스정류소..
나분들고개(광천1리)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아직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택시(12000원)를 불러 나분들고개로 향합니다.
▼07:53
택시를 타고 가면서 택시기사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전에 남은들 상여를 모셔 두었던 보호각이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고려한식뷔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말에 거기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다름아닌 고려한식뷔페에서 광천리마을로 들어서기 직전 좌측으로 빠지는 도로가에 폐가옥처럼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구간 덕숭산에서 나분들고개로 내려서면서 찍은 사진에 이미 남은들 상여의 보호각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광천1리 버스정류소로 가면서 아예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이전에 남은들 상여를 모셔 두었던 보호각입니다.
흥선군 이하응이 젊었을 때 한량 비슷하게 꺼들거리면서
추사 김정희 주변의 예인들과 어울려 난초나 치면서 보낸 것은,
자신의 야망이 안동 김씨의 눈에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한 고등의 위장술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흥선군 주위에 또한 여러 한량이 모여들었는데,
정만인이라는 지관이 찾아와 말하기를
충청도 덕산땅에 '만대에 걸쳐 영화를 누리는 자리'가 있고
또 가야산 동쪽 덕산에 '2대에 걸쳐 황제가 나올 자리'가 있으니
둘 중 한 곳에 선친의 묘를 쓰라는 것이었다.
흥선군은 물론 후자를 택했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中에서
경기도 연천 남송정에서 덕산 가야산으로 500리 길을 따라 시신을 넣은 관을 운반하는 데에는
한 지방을 통과할 때마다 그 지역 주민이 동원되어 각 구간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마지막 구간을 담당한 이곳 주민들이 '남은 구간을 들고' 운반함에 있어 그 정성이 매우 극진했기 때문에
대원군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상여를 이 마을에 주었고,
이후로 마을이름이 '남은들'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정맥지도 상의 나본들고개라는 지명은 발음의 변천에 따라 이 남은들 상여에서 유래된 듯합니다.
남은들 상여의 운명도 그렇게 순탄치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남은들 마을사람들의 상여로 쓰이다가 1974년에 중요민속자료 31호로 지정되어 보호각 안에 보관해 두면서,
마을에는 정부에서 새 상여를 하나 사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어 차례 도난사고를 당해 안전관리 차원에서 2006년 3월17일 서울국립고궁박물관으로 진품의 남은들 상여가 옮겨졌고,
현재는 남원군묘소에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곳 남은들(광천리)에 있는 보호각에도 복제품이 있었을 법한데, 그것마저도 누가 훔쳐갔는지..
텅 비어 있는 것이 왠지 허전해 보입니다.
▼07:57
드디어 가야산과 원효봉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오는 이번 구간의 들머리인 고려한식뷔페..
산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늘 하던 대로 식당 근처 적당한 곳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산행준비를 합니다.
▼08:11
산행을 시작합니다.
고려한식뷔페를 마주했을 때 좌측에 있는 나무에 수많은 표시기들이 매달려 있는데
그 옆으로 오르면서 오늘의 정맥산행이 시작됩니다.
▼오르자마자 고구마(?)처럼 생긴 바위가 나타나더니..
▼화사한 들꽃이 산객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산길이 바로 시작될 줄 알았는데 작은 밭이 나오고...
▼민가 쪽으로 다가서면서 임도길로 이어집니다.
▼오르면서 가야산과 원효봉을 다시 한 번 보고..
▼08:21
연두색의 콘테이너를 지나 넓은 밭이 나오고..
▼밭을 가로질러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됩니다.
▼08:25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새로 제작한 명함을 나무가지에 하나 매달고 진행합니다.
▼편안하게 보이는 넓은 산길이지만, 제법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약 5분쯤 가파르게 올라오자 무덤이 나오는데,
각시붓꽃이 거의 군락을 이루며 빼곡히 무덤 주위를 수놓고 있습니다.
▼무덤을 지나면서 좁은 산길로 바뀌지만, 산길의 가파름은 여전합니다.
▼벌목과 잡목으로 인해 등로가 어수선합니다.
▼오르면서 땀도 무지 나고,
오늘따라 왜 이리 힘든가 싶었더니..
그 원인은 바로 초여름과 같은 날씨에다 아직까지 완전히 벗어 던지지 못한 답답한 복장..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얇은 등산복을 준비해 왔는데, 오늘은 예상이 완전 적중했습니다.
▼08:48
거의 봉우리 정상에 다가설 무렵 수많은 리본들이 나타나면서 우측으로 내려가도록 산객을 인도합니다.
지도를 보니, 정맥의 흐름은 우측으로 이어지지만 뒷산 정상에 임박한 듯하여 계속 직진합니다.
▼갈산지맥이라는 팻말이 나오더니..
▼08:49
이내 뒷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석이나 삼각점은 없고, 단지 뒷산 정상임을 알리는 프라스틱팻말과 코팅지가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뒷산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배낭을 내리고 당장 옷부터 갈아입습니다.
▼08:59
방금 전 수많은 리본들이 있던 지점으로 복귀..
▼제법 가파르게 내려갑니다.
지도를 보니, 지금의 내림길은 한티고개로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펑퍼짐한 능선봉을 지나면서..
▼우측으로 덕숭산과 덕산면 일대가 조망됩니다.
▼등로를 벗어나 덤성덤성 저리잡은 산벚꽃이 간혹 눈길을 빼앗습니다.
▼전방 아래로 뭔가 보이는 듯하더니..
▼09:13
정자가 있는 너른 공터로 내려서는데, 여기가 한티고개인 모양입니다.
▼한티고개는 넓고 큰고개라는 뜻인데,
천주교 박해 때 내포지방에서 체포된 천주교신자들을 해미고을 군졸들이 압송해 가던 고개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한티고개는 천주교 신자들의 한(恨)이 맺힌 고개라서 그런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좌측으로는 '해미순교성지(도보 순례길)로 이어지는 넓직한 임도가 있지만..
▼정맥길은 계속 직진입니다.
▼지도를 보니,
이제 가야산까지 여러 봉우리를 거치며 차츰 고도를 높여 가야 할 듯합니다.
▼제법 멋진 조망을 보여줄 듯한 바위에 올라서자..
▼지나온 뒷산이 보이고, 바로 아래로 한티고개가 내려다보입니다.
▼헬기장처럼 보이는 공터의 봉우리에 올라서지만,
아무런 표식도 없어 그냥 지나칩니다.
▼잠시 진행하여..
▼09:29
다시 봉우리를 지나는데, 역시 아무런 표시도 없습니다.
▼09:32
봉우리에서 약 3분쯤...
'한서대학 1시간'이라고 적힌 팻말이 나타나는 걸로 봐서 방금 전의 봉우리가 지도 상의 411.2봉쯤 되는 모양입니다.
▼완만한 내림길에 이어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09:40
등로 우측으로 뭔가 보일 것 같아 다가섰더니..
▼또 다시 덕숭산과 덕산면 일대가 조망됩니다.
▼09:44
조금 더 진행하여 어느 봉우리에 다가서면서 올라야 할 가야산 정상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다시 가파른 내림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다시 오르막을 올라..
▼09:51
427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아무런 표시가 없으니 그저 추측만 될 뿐입니다.
▼전망 좋은 암릉지대가 있어 배낭을 내리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올해 들어 처음 겪는 초여름 같은 더운 날씨라서 그런지 오늘따라 유독 산행이 힘들게 느껴집니다.
땀을 많이 흘리다 보니 물도 많이 먹히고..
벌써부터 식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10:04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합니다.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시원한 오솔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곳곳에 산불의 흔적이 발견됩니다.
▼산불난 지역을 지나는 걸로 봐서 전방으로 올라야 할 봉우리는 지도 상의 470봉으로 여겨집니다.
▼10:14
470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유감스럽지만 산불로 인해서 전망은 좋습니다.
▼올라야 할 가야산 방향..
▼덕숭산과 덕산면 일대가 시종일관 시원스레 내려다보입니다.
▼덕숭산과 그 뒤로 홍동산, 백월산도 눈에 들어오고..
▼뒷산과 지나온 마루금..
▼한서대학교와 산수저수지도 내려다보입니다.
▼470봉을 지나 485봉으로 진행하면서 등로를 침범한 탱탱한 잡목의 나무가지들이 회초리가 되어 팔과 허벅지를 때립니다.
▼10:23
485봉에 도착합니다.
▼470봉과 마찬가지로 전망이 좋습니다.
가야산에 이어 멀리 좌측으로 석문봉도 보입니다.
▼뒷산 뒤로 금북정맥과는 상관없는 삼준산과 연암산인 듯한 봉우리들도 조망됩니다.
▼485봉에서 잠시 내려선 이후 이제 제법 고도를 높여 가야산 정상으로 향하는 된비알이 기다리고 있을 듯..
▼넓은 초지처럼 나무그늘 하나 없는 지역을 지나는 동안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빛이 제법 뜨겁게 느껴집니다.
이제 겨우 5월 초..벌써 이렇게 더위를 느껴서야...
벌써부터 여름산행이 걱정됩니다.
▼고도를 높이는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고..
▼좋은 전망을 선사해 줄 것 같은 바위가 나타납니다.
▼덕숭산 뒤로 용봉산과 홍동산의 능선이 드러나고..
▼비록 비슷한 그림들의 반복된 조망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전망바위에서 내려서자 안부사거리가 나오고..
▼10:42
조금 더 진행하자
가야산의 통신기지가 보이면서 개인소유의 농장지역이라는 것을 알리는 안내팻말이 나타납니다.
배낭을 내리고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10:49
가야산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
▼암릉구간이 이어지고, 좋은 전망을 보여주는 바위들이 수시로 나타납니다.
▼가야산 정상부의 통신기지가 성큼 앞으로 다가와 있습니다.
▼지나온 암봉들..
▼수차례 펼쳐지는 시원한 조망에 가야산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더디기만 합니다.
▼소형 사모바위도 나오고..
▼등로를 막고 있는 바위에 올라서자..
▼가야산을 감싸는 철책과 마주합니다.
비록 투박한 철책이 기분을 잡치게 만들지만,
주위의 훌륭한 조망에 또 다시 발걸음이 멈춰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원효봉을 기점으로 한 바퀴 빙 돌면서 멋진 그림들을 주워 담습니다.
▼11:18
군통신기지를 감싸는 철책 앞에 도착합니다.
정상은 군부대가 점령하고 있어 이곳이 일반인들에게는 현재 정상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왜 가야산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가야봉이라고 표기를 해 놓았는지?
정맥지도에도 그렇고, 이 팻말에도 그렇고..
봉과 산은 엄연히 다른 뜻인데..
가야산의 최고봉이란 뜻으로 가야봉으로 표기했는지?
물론 이유야 있겠지만, 아무튼 현재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지리산의 최고봉을 지리봉이라 부르지 않고, 설악산의 최고봉을 설악봉이라 부르지 않는데..
각설하고..
▼그런데 이중철책입니다.
바깥쪽의 철책문은 열려 있고, 안쪽의 철책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바깥쪽 철책문이 열려 있는 상태라 두 철책 사잇길를 따라 진행해야 되는가 아닌가 싶어 진행을 시도했지만,
잡목과 잡풀로 인해 길이 아닌 것 같아 포기..
철책문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렸더니, 우측(올라오면서 좌측)으로 진행하도록 노란 리본이 하나 발견됩니다.
철책을 우측에 두고 진행합니다.
▼쓰레기장 같은 지역도 지나고..
▼너덜지대도 나오고...
철책 옆으로 억지로 낸 듯한 길이 어수선하게 이어집니다.
▼철책이 끝날 무렵 앞을 막아서는 암릉이 나오는데..
▼11:35
암릉을 올라서자 갑자기 목재데크가 나타나면서 시원한 조밍이 펼쳐집니다.
▼바로 옆에는 군통신기지가 있고..
▼방금 지나온 봉우리 아래로 한서대학교가 내려다보입니다.
▼산수저수지와 해미면, 그리고 서산시 일대..
멀리 서해바다도 조망됩니다.
▼가야 할 마루금과 석문봉..
우측의 봉우리는 마루금에서 벗어난 옥양봉인 듯..
▼아, 저기가 바로 상가리 상가저수지..!
2대에 걸쳐 황제가 나올 명당자리라는 남연군의 묘소가 있는..
당장 내려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시간관계상 기약없는 다음으로 미룹니다.
▼땡겨서...
남은들 상여 복제품을 넣어둔 보호각인 듯한 기와지븡의 작은 집도 포착됩니다.
▼11:39
조망을 마치고 석문봉으로 향합니다.
▼11:43
잠시 진행하자 목재벤치가 나옵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배낭을 내리고 김밥 한 줄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11:54
다시 출발..
▼전방으로 암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 보이는 석문봉은 제법 멀게 느껴집니다.
▼11:56
잠시 진행하자 이정표가 나옵니다.
▼석문봉까지 1.23km..
▼암봉에 다가섭니다.
▼로프구간도 나오고..
▼암봉에 올라서자 또 다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집니다.
가야산 정상부를 차지한 군시설물도 이제 저만치 멀어져 있습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한서대학..
그 뒤로 삼준산과 연암산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태안의 안흥진도 이제 머지않았습니다.
▼남연군묘소가 있는 상가저수지도 한 번 더..
▼모처럼 골산을 만난 듯...
오르락내리락거리는 암릉구간이 이어집니다.
▼석문봉 정상의 돌탑도 점점 가깝게 보이고..
▼기암도 나타납니다.
▼편안하게 오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디딤돌이 형성된 암봉도 나오고..
▼쉬어갈 수 있도록 수시로 벤치도 나옵니다.
▼석문봉까지는 이제 불과 0.4km..
▼다시 암릉지대를 지나고..
▼12:34
석문봉 직전에 떡하니 버티고 선 집채만한 바위..
▼마땅히 잡을 데도 없고..
직접 오를 수는 없을 거 같아 우측의 우회길로 진행했더니 로프가 있습니다.
▼12:36
로프를 잡고 올라서자 바로 석문봉 정상..
▼가야산 석문봉..
여기는 제대로 봉우리의 이름을 새겨 놓았습니다.
가야산의 석문봉이라고..
▼가야산을 사랑하는 산님들의 정성으로 쌓아 올린 탑인 줄 알았는데,
어느 산악회의 백두대간종주를 기념하는 탑이었습니다.
▼지나온 행적을 더듬어 봅니다.
▼뒷산에서 가야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금북의 마루금...
▼12:49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석문봉 정상에서 내려섭니다.
일락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약 3분 후 이정표가 나오고, 계속 일락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전방으로 희끔희끔한 봉우리가 보여 저걸 올라야 되는 줄 알았는데..
▼12:55
마루금은 봉우리 앞에서 우측의 내림길로 흘러갑니다.
▼우측으로 약 2~3분 정도 진행하자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석문봉 0.5km, 보원사지 5.3km..
보원사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호젓한 오솔길도 나오고..
▼잘 정비되어 편안한 내림길이 줄기차게 이어지다가...
▼13:09
벤치가 마련된 쉼터가 나오더니..
▼13:09
솟대와 장독이 있는 넓직한 안부로 내려섭니다.
좌측으로는 일락사로 이어지는 임도길이 있고...
지도를 보니, 사잇고개에 해당되는 지점인 모양입니다.
▼일락산 정상까지는 0.5km..
▼13:10
땡볕을 피해 조금 올라가서 배낭을 내리고 휴식을 취합니다.
간만에 나선 산행길이라 체력도 딸리고..
올해 들어 처음 만나는 더운 날씨와 잦은 갈증으로 인해 식수는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고..
게다가 이제 겨우 오늘 해야 할 산행의 삼분의 일쯤 한 것 같은데 시간은 벌써 오후 1시를 넘기고 있고..
최소한 개심사는 들러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된 듯하여 부담스럽긴 하지만,
산행을 계속하려면 식수를 보충해야 하므로 개심사로 내려가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13:18
일락산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지도를 보니, 일락산만 지나면 그리 높은 봉우리는 없으므로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질 거란 희망을 안고..
▼눈앞에 일락산 정산인 듯한 봉우리가 나타나 열심히 올라갑니다.
▼하지만..
▼13:28
봉우리 직전에 좌우 갈림길이 나타나고, 정맥리본들은 우측으로 내려가도록 지시합니다.
▼혹시나 싶어 좌측으로 잠시 진행했더니, 노송만 있고 아무것도 없는 그저 능선 상의 봉우리...
▼지나온 석문봉을 조망하고 다시 정맥길로 복귀..
▼저게 일락산 정상인가..?
▼능선길은 고요하고 아름답지만, 일락산 정상은 생각보다 쉽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산죽도 나오고....
▼13:36
사각정자와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드디어 일락산 정상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좌측으로 사잇고개와 마찬가지로 일락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남은 물을 모두 목구멍에 쏟아 붓고 바로 일락산 정상에서 내려섭니다.
이정표의 용현계곡(개심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일락산 정상에서 내려선 지 약 2~3분쯤 조망이 트이고..
▼앞으로 가야 할 낮게 깔린 마루금이 펼쳐집니다.
▼13:49
119표시목(현위치 번호: 서산01-19)이 나오면서 좌우 갈림길...
▼정맥리본은 좌측으로 진행하도록 산객을 친절히 안내합니다.
▼호젓한 숲길이 이어지며 고도를 조금씩 낮춰 갑니다.
▼13:59
산길이 거의 임도 수준으로 바뀌며 다시 좌우 갈림길이 나옵니다.
▼14:01
표시기의 지시에 따라 이번에도 좌측으로 진행했더니, 넓직한 임도삼거리가 나옵니다.
말 그대로 지도 상의 삼거리에 해당되는 지점인 듯합니다.
▼이정표도 있습니다.
좌측은 황락리, 우측은 보원사지터 2.8km...
▼우측의 보원사지터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잠시 진행하자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길에는 차단기가 있고, 좌측길에는 이정표와 함께 전망대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개심사입구 0.7km, 전망대 0.2km..
전망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잠시 진행하자 전망대안내판과 함께 오른쪽 위로 전망대가 보입니다.
마루금은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하면 되지만, 전망대로 가려면 조금 올라가야 합니다.
▼갈까 말까 0.3초 망설이다가 올라갔더니 별로 볼 것도 없습니다.
▼바쁜데 괜히 힘만 뺐다는 억울한 생각이 들어
뒤도 안 보고 서둘러 내려와 계속 임도를 따라 진행합니다.
▼14:13
다시 좌우 갈림길..
갈림길 사이에 목재벤치와 함께 쉼터가 형성되어 있고, 우측의 임도길에는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가 바로 개심사갈림길..
개심사까지는 0.8km..
개심사는 정맥길에서 벗어나 있지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개심사로 내려갑니다.
To be continued...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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