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18(토요일)
등산코스: 중리역-무학산정상-안개약수터-대곡산-쌀재고개-바람재-대산-광산-광려산-삿갓봉-
상투봉(투구봉)-통천문-중마을
소요시간: 9시간 30분
날 씨: 맑 음
다소 더운 듯한 화창한 봄날씨...
엊그제 내린 비가 메말랐던 땅바닥을 조금이라도 적셔 주었는지 먼지는 덜 나는 것 같다.
무학산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광려산...
마산시민이라면 마산시 어느 곳에서라도 아무런 준비없이 오를 수 있는 무학산에 비하여
아무래도 교통편도 다소 불편하고 외진 곳에 자리잡아 방문객이 다소 뜸했던 광려산...
하지만 숨어있는 것을 찾아낼려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이제 광려산을 더 이상 음지에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진달래군락지인 광려산...
4월 중순 그 절정기때에는
마치 산에 불이 난 것처럼 진달래가 하늘정원을 형성하여 장관을 이룬다.
중리역을 들머리로 하여 무학산정상을 밟은 후
대곡산에서 쌀재고개로 내려와서 바람재에서 대산~광려산을 타는 일종의 마산종주산행...
작년 처음 광려산을 올랐을 때
다음에 한번 시도해 보기로 한 코스를 오늘에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예상소요시간을 넉넉잡아 10~12시간 정도로 잡고 댓거리에서 아침 6시 중리역으로 가는 252번 버스에 올라탄다.
이른 아침이라 도로가 막히지 않아 30분만에 중리역에 도착한다.
들머리 앞 횡단보도는 파란불임에도 조심스럽게 건너야 한다.
이 횡단보도에서는 늘상 교통법규를 무시한 채 차들이 쌩쌩 달리기 때문에 입에서 욕이 절로 튀어나온다.
▼중리역에서 무학산 가는 길은 평화롭기 그지 없지만, 처음 오름길만은 그렇지 않다.
약 10분 간 초입부터 제법 가파른 경사를 보인다.
▼약 10분 쯤 오름길을 오르다 땀이 조금 날 무렵 호흡을 고를 수 있는 부드럽고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숲으로 둘러싸여 산림욕을 즐기며 편안한 산길을 즐길 수 있다.
▼무학산으로 가는 능선길 내내 나무로 둘러싸여 탁 트인 조망은 없으나,
이 길을 걸을 때는 항상 신선함과 상쾌함을 느낀다.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숲의 향기에 취해 정신이 맑아 지고 발걸음 마저 가벼워지는 듯 하다.
▼갈림길에 길을 잃지 않도록 마련된 간이이정표
산행을 하다보면 공식이정표 보다 이렇게 개인이 설치해 놓은 이정표가 오히려 큰 도음이 될 때가 많다
▼무학산에서의 진달래는 이제 서서히 지고 있다.
하지만 산길 여기저기서 가끔씩 나타나는 진달래꽃과 땅바닥에 떨어진 꽃잎 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정상까지 3.5km, 좌측으로는 마재고개
무학산의 옛 이름이 말재 또는 마재여서 마산(馬山)이란 지명도 여기서 생겨났다는 설이 있단다.
▼낮은 지대에서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던 진달래가
차츰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나무가지에도 제법 많이 매달려 있다.
▼시루바위갈림길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시루바위가 나온다.
멀리서 보면 꼭 시루떡을 쌓아 둔 것처럼 보인다. 옆으로 흘러나온 팥고물도 그렇고...
시루바위갈림길에서 정상까지는 약 30분 거리이다.
▼다시 멋진 숲길이 이어지고...
▼정상에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에서 허드러지게 핀 진달래가 흥겹게 맞이한다.
▼진달래와 더불어 아침안개에 가려진 산줄기들이 멋진 하모니를 연출한다.
▼능선길을 두어 발 벗어나 정상이 보이는 바위 위에 올라 서니 진달래가 온 산을 덮고 있다.
하늘정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가 하늘정원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감동은 두 배다.
▼무학산 정상
여러 수십 번은 올라왔었건만, 진달래가 이렇게 허드러지게 피어 있을 때 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학산이란 이름이 다시 새롭게 머리 속에 새겨질 것 같다.
▼서마지기
무학산 정상 아래의 넓은 공터
그 넓이가 밭 "세 마지기"는 될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무학산!
춤출 무(舞), 학 학(鶴), 즉 학이 춤을 추는 형상이라는 뜻이다.
최근 설치된 듯...멋진 안내표지판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
▼정상부를 물들인 연분홍빛과 무학산 아래로 보이는 합포만 전경에 또 한 번 탄성이 나온다.
장관...장관...또 장관
장관이란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리라!
아름다운 장관이 갈 길 바쁜 길손의 발목을 한 동안 붙들고 놓아 주질 않는다.
▼안개약수터
사시사철 가뭄에도 물이 메마르는 법이 없다.
부지런한 사람은 아직도 이 물로 밥해 먹고 커피물 끓이고 한단다.
▼개인적으로 무학산에서 전망이 제일 좋은 곳
하지만 능선상의 길목이라 죽치고 오래 있기는 좀 그렇다.
▼대곡산 정상
좌측으로는 만날고개를 지나 경남대로 하산하는 길이고, 우측으로는 쌀재고개로 내려가는 길이다.
▼대곡산에서 쌀재고개 방향으로 내려오면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을 지나고 나면 쌀재고개로 가는 가파른 내림길이 시작된다.
무학산~광려산 코스에는 그렇게 위험하거나 어려운 구간은 없다.
굳이 꼽는다면 헬기장에서 쌀재고개로 내려가는 구간과
쌀재고개를 지나 바람재에서 대산을 오르는 구간을 꼽을 수 있다.
▼대곡산에서 내려오면 임도(시멘트길)와 펜션처럼 보이는 가옥이 한 채 나오고,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올라가면 삼거리에서 만날고개↔바람재를 가리키는 이정표도 나온다.
▼만날고개↔바람재를 가리키는 이정표 바로 우측에 넓은 공터가 있는데,
여기가 주로 등산객들이 주차를 해놓고 광려산을 가는 들머리로 삼는 곳이다.
토요일이고 산행하기 좋은 날인지라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다.
왼쪽에는 농장의 철문이 있고, 오른쪽에는 더이상 차가 진입할 수 없도록 바리케이트처럼 막아 놓았다.
바람재는 오른쪽의 바리케이트를 지나 넓은 임도를 따라 걸어 가면 된다.
전에 들머리를 몰라 농장철문이 열려 있길래 잠시 들어갔는데,
남의 농장에 도둑질하러 왔냐고 지랄하는 농장주한테 내쫒긴 적이 있다.
▼농장 철문 옆의 주차지를 지나 오른쪽으로 넓고 긴 임도가 바람재 입구까지 이어진다.
한적하고도 왠지 온화함을 주는 이 길을 걸을 때면 마치 어린시절 소풍 가는 길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임도 좌우측에 야생동물이동통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무시하고 계속 임도를 따라 진행..
▼쌀재고개 이정표에서 임도를 따라 약 20분쯤..
좌측으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임도를 버리고 좌측으로 올라서면 바람재진달래축제 표시석이 있다.
여기가 바로 바람재이다.
여기에 올라서면 항상 바람이 분다고 해서 바람재.
무더운 날씨 탓에 오늘 부는 바람은 시원하기만 하다.
잠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배낭 속에 쳐박혀 있던 쵸코바를 먹고 있으니 족히 20명 이상은 되어 보이는 등산객무리가
왁자지껄 몰려오고 있다.
▼등산객무리를 비집고 대산으로 향하는 오름길에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이다.
등산객무리들 속에서 힘들어 하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워낙 경사져서 코가 땅에 닿을 것 같다"는 소리도 들려 온다.
뭣도 모르고 처음 오는 사람은 애를 좀 먹을 것이다.
▼대산으로 가는 도중 한숨을 돌릴 수 있는 봉우리에 이르는데, 거기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초소에서 근무하고 계시던 산불감시요원 아저씨가 "어서오이소"하고 맞아 주신다.
"지금은 진달래가 다 지삐서 파이고 일주일 전에는 캬아~ 진짜 쥐깄는데..!!"라고 지난 절정기를 회상하며 아쉬워 한다.
▼여기저기에 도드라져 보이는 연한 분홍빛...
비록 절정기가 지났지만 그 흔적만으로도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건너편 무학산도 다시 한번 보고...
▼진달래터널
광려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중간중간 진달래가 터널처럼 형성되어 산길을 분홍빛으로 수놓고 있고,
터널이 끝나면 멋진 조망이 기다리고 있어 산행내내 심심할 틈이 없다.
지난 여름 여기가 진달래군락지라는 것도 모르고 처음 왔을 때 공포감마저 들었던 광려산!
마치 정글처럼 무성한 나무가지를 헤치며 몸을 구부려 지나야 했고, 거기다가 온통 거미줄...
간혹 거미가 얼굴에 붙기도 하고, 옷안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인적은 전혀 없고, 완전 공포 그자체 였는데...!
그때와 지금이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광산(광산먼등)
이제 가파른 오름길은 여기서 끝이다.
대산-광려산-삿갓봉의 올망졸망한 능선길만이 남아있다.
▼대산 정상
▼광려산을 통틀어 유일한 유격코스
▼또다시 진달래터널...
하늘꽃길이란 표현이 딱 적절할 듯..!!
일년에 딱 한번 열리는 광려산의 하늘꽃길...
정상능선길이 이렇게 길게 터널처럼 진달래꽃길로 형성된 산도 전국적으로 아마 드물 것이리라...!
▼광려산은 또한 엘레지군락지이기도 하다.
엘레지!
꽃말은 질투라는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천년이 지나도...
해가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진달래가 봄소식을 전하지만,
세월의 흐름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산객의 마음을 엘레지가 대변 하는 듯...!!
▼광려산 정상
▼삿갓봉
▼간혹 가다가 또다시 이름모를 야생초 군락지...
▼오늘 여정의 마지막 행선지 상투봉(투구봉)으로..
▼상투봉(투구봉)에 다가가면서 나타나는 산죽 군락지...
거의 무릎 높이로 무성하게 군집하여 형성되어 있다.
신비하고도 기묘한 느낌을 받는다.
▼땀을 닦으며 지나온 대산-광려산-삿갓봉 능선길을 잠시 조망해본다.
신라때부터 창건되었다는 유서깊은 광산사가 산속에 파묻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통천문..
상투봉은 딱히 정상석이 따로 없다.
전에는 어느 산악회에서 해발 724m라고 적힌 조그마한 판자가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었는데...
오늘은 그것도 못 보고 그냥 지나친 모양이다.
▼통천문에서 하산길은 대곡산에서 쌀재고개로 내려올 때처럼 가파르다.
하산길 내내 땀냄새가 배겨서 인지 날파리가 얼굴 주위를 웽웽거리며 성가시게 한다.
좀만 더 더워지면 모기가 극성을 부릴 것이다.
앞으로 찬바람이 불 때까지 산행을 할 때면 항상 겪게될 일!
▼오늘따라 유난히 하산길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하산길은 아직까지 사람의 때가 덜 묻은 것 같다.
간혹 보이는 산악회리본이 없었다면 잘못 접어든 길로 착각했을 수도 있었으리라...
▼하산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물을 모두 마시고...
소나무 사이로 멀리 건너편 무학산 정상의 안테나가 보인다.
▼지난번 지난 적이 있는 듯한 무덤!
무덤이 나오는 걸로 봐서 드디어 하산길도 거의 끝이다.
▼중마을에서 위로 올라가면 신목아을을 지나 광산사로 이어지며,
중마을 혹은 근처에서 마산으로 가는 시내버스로는 52번 버스가 있다.
52번 버스는 마산 월영아파트↔신목 간을 운행하며, 첫차가 05시30분 150분 간격으로 하루 7회 운행된다.
또한 인근의 신감마을에서 마산시내로 가는 51번 버스도 있는데,
월영아파트↔감천 간을 운행하는 51번 버스는 첫차가 05시30분 75분간격으로 하루 14회에 운행된다.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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