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6(日)
산행코스: 상원사주차장-상원사-중대사자암-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두로령갈림길-임도-상원사주차장
(보너스: 하산 후 상원사주차장에서 차량으로 월정사로 이동)
도상거리: 12.2km
휴식/중식시간: 약1시간10분
실산행시간: 4시간20분
총산행시간: 5시간30분
날 씨: 맑음
With 죽정산악회
참으로 간만에 가는 원정산행..
그것도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명산 중 하나인 오대산..!
만사 제쳐두고 일찌감치 산행신청을 하고 나니 설레임과 함께 은근히 기다려지는 게 사실이다.
20여년 전, 배낭도 없이 남따라 장에 가 듯 올랐었던 오대산..
그래서 올랐던 기억 조차 가물한 오대산..
마치 뇌가 포맷된 것처럼..
월정사도, 상원사도..어느 한 부분 조차 꺼집어내기가 쉽지 않다.
가 보면 기억이 날까?
젊은 시절을 이미 저만치 떠나보내고 중년이 된 지금,
오대산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올지 사뭇 궁금하기까지 하다.
▼신사역에 도착..
일찌감치 나와 계신 산우님들과 합류하여 대절버스를 타고 오대산으로 향합니다.
▼10:24
상원사주차장에 도착..
오늘 산행의 최대 난적은 며칠동안 계속 이어진 한파..
30년 만의 12월 강추위라는데,
성탄 한파에 이어 오늘도 여전히 그 기세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몇 십년동안 해마다 만났던 겨울이라 이제는 적응도 될 법한데..
적응은 커녕 해가 갈수록 오히려 점점 더 겨울이 싫어지기만 하니...
앞으로 죽을 때까지 계속 해마다 만나야 된다는 생각에 징그럽기까지 합니다.
▼오대산의 최고봉인 비로봉..
오늘의 산행은 관대교를 지나면서 시작됩니다.
▼관대교를 지나면 우측에는 화장실이 있고,
좌측에 이정표와 함께 상원사와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이 있습니다.
▼먼저 요강을 비우고..
화장실 앞에서 배낭을 다시 정리하고 등산화끈도 조이고..
산행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10:36
오대산 상원사를 알리는 거대한 표석을 지나면서 산행이 시작되는데..
▼오대산 상원사 표석 맞은편에는 '관대걸이'라는 비석처럼 보이는 돌이 있습니다.
바로 옆에 관대걸이에 관한 안내판이 있는데..
세조대왕이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이라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대절버스에서 내려 지나왔던 관대교는 이 관대걸이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고질적인 궁금증모드가 또 다시 슬슬 발동되기 시작합니다.
안내판의 설명에는 세조가 이곳에 의관을 걸어두었기 때문에 관대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적혀 있는데..
궁금한 것은 세조가 의관을 걸어두기 전에는 과연 무슨 용도로 이 비석이 세워졌으며, 또 사용되었냐는 것입니다.
시중이 들고 있으면 될 것을 굳이 목욕 한번 한다고 일부로 만들었을 리는 만무하고...
목욕하기 전부터 분명 있어 왔던 것 같은데..!!
안내판 어디에도 이에 관한 설명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쓸데없는 궁금증모드를 접고 산행에 집중합니다.
관대걸이를 지나 약 3분쯤 진행하면 우측으로 상원사에 이르는 계단길이 나옵니다.
계속 직진해도 상관없지만, 상원사를 둘러보기 위해 계단길을 따라 상원사로 올라갑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오자 좌측에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보이고,
상원사 경내는 우측에 있습니다.
▼경내로 진입합니다.
▼해발고도 1090m의 상원사..
대한민국에서 지리산 법계사(1450m)와 설악산 봉정암(1244m) 다음으로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입니다.
▼리모델링으로 고풍스러운 멋을 잃은 듯한 상원사..
시간관계 상..
구석구석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눈으로 한바퀴 쓰윽 훑어봅니다.
▼10:47
상원사 경내를 눈으로 대충 훑고 다시 원위치..
기념품과 책을 파는 '수다라' 옆의 계단길을 따라 다시 산행을 재개합니다.
▼국립공원답게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등로를 따라 어둠을 밝히는 석등이 자연과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는 듯하여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 이유는 조잡스럽게 삐죽 튀어나온 전기선이 보이지 않고,
또한 자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스텐레스제품이 아니라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절집이 보이는데..
▼적멸보궁에 이르기 전에 있는 중대사자암입니다.
▼11:07
중대사자암에 도착합니다.
▼시간관계 상..
중대사자암 역시 오래 머무를 수 없습니다.
▼11:12
대충 눈 가는 대로 사진을 찍고 적멸보궁으로 향합니다.
▼잘 정비된 등로를 따라 석등의 행렬도 계속 이어집니다.
▼적멸보궁 0.3km,
비로봉까지는 불과 1.8km..
절집 구경을 하다 보니 산행은 뒷전이 되었습니다.
▼한파에 허옇게 질린 산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산죽은 강풍과 강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의연하게 푸르름을 뽐내고 있습니다.
▼굳게 닫혀 있는 샘터가 나오고...
▼11:24
샘터를 지나자 바로 적멸보궁 안내판이 나오는데..
▼좌측에는 적멸보궁으로 향하는 계단길이 있고,
여기에서 직진하는 방향으로 비로봉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됩니다.
▼일단 적멸보궁으로 향합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두었다는 적멸보궁입니다.
절이라도 한번 하고 가야 하는데..
날도 춥고, 등산화 벗는 것도 번거롭고..
시간핑계를 대고 적멸보궁의 겉모습만 본 것으로 만족하고 내려갑니다.
▼이제 본격적인 비로봉으로의 산행이 시작되는데..
언제 내린 눈인지는 모르겠지만, 쌓인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하기사 며칠 전부터 강추위가 계속 이어져 왔던 터라
해발고도 1000m 이상에 내린 눈이 쉽게 녹아 사라질 리는 만무합니다.
여지껏 눈길이 아닌 편안한 등로가 이어져 왔던 것은
아무래도 상원사주차장에서 적멸보궁에 이르는 길은 일반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등로라
스님들이나 관계자분들께서 깨끗이 잘 치워 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11:39
아이젠을 착용하고 비로봉을 향한 본격적인 산행길에 오릅니다.
▼약 3분쯤 진행하니 공원지킴터가 나오고...
▼우려와는 달리 다시 눈길이 아닌 흙길이 나옵니다.
▼다시 눈길..
▼아이젠을 벗기도 애매하고, 귀찮기도 하고..
그냥 착용한 채 진행합니다.
▼이정표..
비로봉까지는 불과 1.1km..
▼강풍을 동반한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오늘 같은 날은 점심식사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양면이 트인 정상 능선부에 올라서면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은 더욱 낮아질 테고,
산행을 하면서 데워졌던 몸이 식사를 하는 동안 땀이 식으면서 순식간에 몸이 얼어
체감온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격히 떨어질 텐데...
그러다 보면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이 오히려 고통의 시간으로 변할 게 자명할 것입니다.
▼11:50
이러한 이유로..
첫번째 119구조목이 나오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살짝 등로를 이탈하여 점심상을 폅니다.
▼12:27
조금 급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비로봉 정상을 향해 출발합니다.
▼그렇게 심한 깔딱은 아니지만,
은근한 오름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이정표가 나옵니다.
▼비로봉까지는 불과 0.7km..
▼계속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정상 능선부의 모습이 살짝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비로봉까지 0.4km..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니 멋진 광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제 비로봉 정상까지는 불과 0.2km..
▼계속 나타나는 멋진 광경으로 인해 정상으로의 진행이 더뎌집니다.
▼비로봉으로의 오름길에 유달리 눈에 띄게 보이는 봉우리들...
찾아보니 동대산과 황병산이었습니다.
▼거의 정상에 다가서는 듯..
▼13:24
오대산 정상, 비로봉에 도착합니다.
▼비로봉 정상에 서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가누기 조차 힘들 정도로 강풍이 세차게 몰아치고,
한순간만 가만히 있더라도 뺨다구가 찢어질 듯 에려집니다.
오래 머물렀다간 얼굴에 동상이라도 걸릴 듯...
급하게 한바퀴 빙 돌면서 무조건 셔터를 누릅니다.
▼너무 추워 어디가 어딘지 가늠할 겨를이 없었는데..
찾아보니 저곳이 설악산 근처로 추정됩니다.
비록 맑은 날씨였지만, 아쉽게도 설악산 대청봉은 연무 속에 숨어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가야 할 상왕봉과 백두대간이 흐르는 두로봉입니다.
▼두로봉 우측으로 주문진이..
▼주문진 우측으로 노인봉..
비로봉 정상으로 오르면서 계속 보였던 황병산과 동대산이 막힘없이 조망됩니다.
▼조금 땡겨서...
▼황병산 우측으로 풍력발전소가 있는 선자령이 잘 보였는데,
싸구려 디카의 한계로 사진으로는 식별이 조금 어렵습니다.
▼용평스키장이 있는 발왕산입니다.
▼13:35
얼어 뒈질 것 같아 서둘러 상왕봉으로 향합니다.
▼상왕봉까지 2.3km..
▼비로봉에서 상왕봉으로의 능선길은 비교적 완만하여
강풍을 동반한 추위가 문제일 뿐 별 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상왕봉으로 가는 길에 주문진이 더욱 선명히 조망됩니다.
▼땡겨서..
▼추워 뒈질 것 같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황병산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듭니다.
발걸음을 멈춘 김에 영역표시를 하고 급하게 한 모금 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상왕봉으로 이어진 평이한 능선길...
▼13:51
헬기장이 나옵니다.
▼13:56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헬기장이 나옵니다.
▼지나온 비로봉..
▼다시 노인봉과 황병산을 조망합니다.
▼그리고 주문진도 다시...
▼상왕봉인 듯...
▼비로봉에서 내려선 이후부턴 시종일관 눈길이 이어집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는 거대한 주목들이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상왕봉까지 1.3km..
▼상왕봉 정상이 점점 가까워지지만,
가파른 오름길이 없다 보니 몸이 좀처럼 데워지질 않습니다.
▼이제 상왕봉 정상은 지척에..
▼14:28
상왕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상왕봉 정상에서의 조망입니다.
▼비로봉에서 이어진 마루금..
▼대충 사진을 찍고 상왕봉 정상에서 내려서려는데...
▼너무 추워서인지 카메라가 벌써 밥 달라고 생떼를 부립니다.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배낭도 내려야 하고 장갑도 벗어야 하는데..
귀찮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인내와 함께 배터리를 교체하고 서둘러 하산합니다.
▼잠시 진행하자 이번엔 메모리카드가 이상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썩을 놈의 디카가 추워 죽겠는데 사람을 무척 귀찮게 합니다.
▼귀찮지만 다시 배낭을 내려 새 메모리카드를 꺼내 교체하고 진행합니다.
▼배터리도 빵빵하고, 카메라에서 어떠한 이상징후도 나타나지 않고..
이제 됐습니다.
▼14:50
이정표의 기둥에 '두로령갈림길'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계속 직진하면 두로봉..
여기서 우회전하여 상원사주차장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상원사주차장까지 무려 5.8km...
▼비로봉과 그 너머로 호령봉이 조망됩니다.
▼두로령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돌린 이후 산옆구리를 따라 산길이 이어지다가...
▼약 5분 후 다시 능선과 합류하면서 이정표가 나오는데..
▼상원사주차장까지는 5.4km..
▼카메라 말썽으로 두 번씩이나 멈춰서는 바람에 다른 산우님들과 거리가 벌어진 듯하여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모여 있는 산우님들..
▼15:02
산우님들에게로 다가서자 바로 밑에는 임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원사주차장까지는 4.7km..
북대사가 불과 300m 떨어진 곳에 있지만,
시간에 쫓겨 뒤도 안 돌아보고 무조건 상원사주차장으로 향합니다.
▼상원사주차장으로 길게 이어진 임도..
▼15:17
상원사주차장까지 3.5km..
임도를 따르다 보니 금새 1.2km나 왔습니다.
▼눈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아이젠을 해체하고 진행합니다.
▼상원사주차장까지 3.0km..
▼점점 좁혀지고 있는 상원사주차장까지의 거리...
▼상원사주차장에 가까워질 무렵 다시 나타나는 빙판길..
▼불과 0.5km밖에 남지 않았는데, 다시 아이젠을 착용하기는 그렇고..
조심스럽게 진행합니다.
▼16:03
드디어 아침에 산행이 시작되었던 화장실 앞...
▼다시 관대교를 건너면서 오늘의 산행에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보너스로..
대절버스로 월정사로 이동하여 잠시 월정사 경내를 둘러봅니다.
▼국보48호 월정사팔각구층석탑..
▼부처님의 젖이라는 불유각..
▼비록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월정사이건만,
여러 번의 소실로 재건이 반복되다 보니
여느 절과 마찬가지로 빛바랜 고풍스런 멋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현란한 색만이 눈에 들어와 씁쓸하기만 합니다.
▼서둘러 월정사를 빠져나와 대절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합니다.
이로써 오늘의 산행을 완전히 마감합니다.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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