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05(일요일)
등산코스: 마석쉼터휴게소-천마산군립공원관리소-천마산정상-돌핀샘-과라리고개-철마산정상(헬기장)-진벌리
산행소요시간: 9시간30분
아침에는 조금 흐린 듯 하였으나,
오후부터는 일기예보대로 해가 짱짱하여 맑은 날씨가 유지되었다.
하지만 화창함에 비해 시계는 영 엉망이었다.
07:00 청량리역 도착
07:30 천마산가는 1330번 좌석버스 탑승
08:30 쉼터휴게소 도착
천마산-철마산-주금산 종주를 목표로 산행에 임했으나,
천마산정상에서 길을 잘못들어 약 두어시간은 고생한 것 같다.
예정된 괘도에 진입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일정이 망가져 버렸다.
▼쉼터휴게소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육교를 건너 쉼터휴게소를 지나 시멘트길을 올라가니 천마산군립공원 입구에 당도한다.
매표소는 이미 폐쇄된 지 오래 된 듯 볼품없이 한 귀퉁이에 방치되어 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제법 많은 방문객이 산행을 준비하려고 배낭을 꾸리고 있다.
▼나도 볼일을 보고 옷도 갈아입고 배낭을 다시 정리하고 서서히 산행길에 오른다.
▼초반부터 오르막이 시작되더니, 얼마 안가서 긴 계단길을 만난다.
다행히 계단길 옆으로도 나무사이를 비집고 다닐 수 있는 길이 있고,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도 있다.
▼심신수련장...
좀 거창한 명칭 같지만, 어쨋던 운동기구가 갖추어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등산로를 폐쇄한다고 안내판을 설치해놓고 못 지나가도록 등로입구를 밧줄로 막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세가 제법되는 듯한 등산객무리가 이미 그 안으로 들어가 왁자지껄 떠들며 눈쌀을 찌푸리는 행동들을 하고 있다.
▼초입부터 은근히 오르막길이다. 제법 땀도 나고...
깔딱샘...!
위에 먼지도 약간 뜨다니고 웬지 깨끗한 것 같지 않아 그냥 지나칠려고 했는데,
물을 마시던 어느 등산객이 물맛이 죽인다며 탄복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한모금...
▼깔딱샘을 지나 경사진 오름길이 나오더니, 철계단이 나타난다.
철계단 옆으로도 우회할 수 있는 길이 있어, 그 우회길을 통해 오른다.
▼어느 산에나 다 있는 깔딱고개...
여기만 깔딱고개가 아니라, 관리소에서부터 정상까지 전체가 깔딱고개인 것 같다.
산행을 하는 자체가 운동이지만, 웬지 산을 오른다는 느낌보다는 운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더 드는 것은 왜일까?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산의 기운이 배제된 듯한 느낌...!?
▼흐린 날은 아니지만, 선명하지는 않다.
오늘도 좋은 조망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정상까지 0.72km...
어느덧 정상에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정상에 가까워지는 듯 드디어 양손을 사용해야 하는 약간의 난 코스도 나온다.
▼초입부터 정상까지 매 이정표마다 시를 걸어다 놓은 것이 참 좋다.
오로지 정상을 향해 숨가쁘게 헉헉대고 삐질삐질 땀 흘리며 오르느라 눈길조차 주지않을 수도 있지만,
그런 산행이 시 한소절 읽을 여유조차 없이 사는 각박한 세상살이나 무엇이 다른가..하는 생각도 든다.
▼천마산 정상
▼드물게 보이는 사람들도 정상에서는 항상 많다.
오늘은 특히 일요일이라...사진 한장 찍기가 쉽지 않다.
▼정상에서의 조망도 좋지 않고 사람들로 붐비고 있어 곧장 돌핀샘으로 향한다.
▼돌핀샘
천마산-철마산-주금산 연결산행을 하는 동안 물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물은 충분히 있지만 물맛이 어떨까 궁금하여 한모금 마실려고 했더니 좀 찜찜하다.
고여있는 샘터이기 때문에 낙옆부스러기나 먼지 등이 둥둥 뜨있다.
수돗물보담 낫겠지 싶어 휘~저어 한바가지 퍼다가 마셔보니 시원하고 그런대로 괜찬은 것 같다.
▼다시 정상부근으로 올라와 한적한 봉우리를 찾아 커피와 쵸코파이를 먹으며 주위를 감상한다.
하지만 조망이 너무 안 좋다.
▼인근의 축령산 조차도 흐릿하여 답답하게 보인다.
시원한 조망을 얻을 수 있는 날 산행을 하는 것도 복이리라!
▼남양주시 일대...
▼오른쪽 천마산정상과 왼쪽의 암봉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등산객들...
천마산정상에는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듯 하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봉우리에서 내려와 철마산으로 향한다.
여기에서 실수를 하고 만다.
하지만 어디에서 실수를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고, 철마산으로 가는 길을 정확히 모르겠다.
▼천마산에서 철마산으로 가기위해선 과라리고개를 지나야 한다.
지도상에서는 돌핀샘에서 정상부로 올라와서 좌측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상부에서 좌측으로 가다가 갈림길이 있었는데, 그 갈림길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 주범은 산악회리본이다.
▼천마산-철마산 코스는 일반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가 아니고,
또한 별다른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서 믿을 거라곤 선답자들의 리본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실수를 불러온 것이다.
▼비록 잘못 접어든 길이지만 산악회리본도 버젓이 나무가지에 매달려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고,
그리고 한가지 더 헷갈리게 만든 것은...
불과 몇시간 전에 지나간 등산객들의 발자국, 미끄러진 흔적, 스틱으로 땅에 파인 구멍, 사탕껍데기 등은 정상적인 길로
오인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길이 의심스러울 때 유일하게 위안을 주는 산악회리본...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리본들은 길을 안내 해준다기 보다는 그들이 지나왔다는 흔적을 남겼다는 의미밖에 안되었다.
▼돌로 잘 정비된 길...
하지만 돌에 이끼가 많이 끼여있고 나무가지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즉, 전에는 이 길로 사람들이 많이 다녔지만, 이미 오래 전에 발길이 끊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돌연 임도가 나온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이 워낙 가파르고 미끄러워 임도가 나오길래 일단 한숨을 돌린다.
너무 편안한 임도에 마음을 놓고 가다가 웬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지도를 보니 본 괘도에서 오른쪽으로 한참을 벗어났다.
▼제대로 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해야되는 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단지 왼쪽으로 가야 된다는 것만 알 뿐...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이 있길래 물어봤지만, 임도가 나오길래 그저 걸을 뿐 초행이라 모르겠단다.
천마산정상에서 내려오면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인데...아쉽다.
또다시 왼쪽으로 가는 길을 찾으면서 한참을 가다가 아줌마 두사람이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차림으로 봐서 인근 주민인 것 같아 얘기하는 틈을 비집고 철마산가는 길을 아냐고 물어봤더니,
철마산이란 산을 처음 들어봤단다...에구!
실망하던 차에 그냥 지나갈려고 했더니 자기남편한테서 전화왔다고 물어 봐준단다.
▼기대에 찬 눈빛으로 유심히 전화내용을 듣고 있지만, 현재위치에서 철마산으로 가는 길은 없다는 내용이다.
어쨌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임도를 따라 걷는다.
한참을 걷던 중 "보광사-괄라리고개"라고 적힌 이정표가 나타난다.
부랴부랴 지도를 살펴보니, 보광사는 천마산-철마산 코스와는 전혀 관계없는 가곡리에 있다.
괄라리고개를 가리키는 화살표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산악회리본이 두어개 걸려 있다.
아~하..! 아마도 천마산정상에서 길을 이탈한 사람들이 다시 본 괘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이겠거니 싶다.
▼임도에서 왼쪽으로 진입하여 산길로 접어들어 산등성이를 하나 넘어니,
본 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리본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다.
▼이제부턴 철마산으로 이 능선을 따라 쭈욱 걸어가면 되리라..!
긴장이 풀리자 허기가 진다.
김밥 대신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이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본격적으로 철마산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산길다운 호젓한 능선길이다.
푹신푹신 낙엽길...언제쯤 낙엽들이 걷어지고 맨땅을 드러낼까?
▼철마산을 무시하고 주금산으로 향한다는 어느 산악회에서 걸어놓은 팻말이 나온다.
▼이내 그 팻말을 반박하 듯 현재 위치가 철마산과 천마산사이의 과라리고개에 있음을 알려주는 다른 산악회에서 걸어놓은 이정표가 나온다.
▼과라리고개...!
▼지도상에서는 단순히 천마산과 철마산 사이에 주욱 그어진 하나의 선으로서 표현되어 있지만...
그렇게 녹녹한 길은 아니다.
단순히 과라리고개를 지나면 철마산이 나오겠거니 하고 산길을 걷고 있지만 좀처럼 철마산은 나오지 않는다.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있길래 저걸 넘으면 뭔가 나오겠지 싶어 봉우리를 넘지만 다시 고갯길이 이어지고...
걷다가 또다시 봉우리가...
시간상 과연 주금산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렇게 봉우리를 넘고 능선길을 걷고 몇번을 거듭하니, 처음으로 공식이정표를 만난다.
넓고 조망하기 좋은 장소에다 반석도 있다.
등산객 한분이 반석에 앉아 담배를 피며 산아래를 감상하고 있다가 갑자스런 인기척에 급하게 담배를 꺼려고 하길래,
"꺼지 마세요..산불감시요원 아닙니다."라고 말했더니, "담배 태세요?"하면서 한대 권한다.
"좀 있다 피울께요"라고 대답하고, 정상석을 찾아봐도 정상석이 안보인다.
▼"앉은 이 자리가 정상석 역활을 하나 봐요?"하고 물었더니,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의아해하며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이해를 하고는
"여기가 철마산 정상이 아니예요..좀 더 가야 됩니다."라고 말한다.
이정표에 "철마산정상"이라는 글자만 보고 밑에 거리를 보지 않은 것이다.
철마산정상까지 2.38km...아직도 적어도 한시간은 더 가야 될 거리이다.
슬며시 주금산은 포기해야 된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정상부에 가까워지면 늘 그렇듯이 로프구간이 나온다.
하지만 철마산정상은 그렇게 쉽게 나오질 않는다.
또다시 철마산정상에서 내려오는 듯한 등산객 한명을 만난다.
그 사람은 주금산쪽에서 오는 길이란다.
"주금산까지 갈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철마산만 찍고 하산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하며, 철마산에서 교통편은 어떻냐고 물어봤더니,
왼쪽으로 내려가도 좋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도 상관없단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철마산정상은 40분정도 더 가면 헬기장이고, 주금산은 거기서 두세시간 가면 될 건데 쉬엄쉬엄 가보세요..."하며 힘을 실어 줄려고 한다.
▼이후 오르락 내리락 두어 봉우리를 지나고 마지막인 듯한 봉우리에 오르자 헬기장이다.
방금 전 만났던 사람의 말대로 정상인 듯한 헬기장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다.
정상석은 없고, 단지 정상 좌우 길목에 정상임을 알리는 산악회 리본이 눈에 띄게 유달리 많이 달려있다.
또다시 스틱으로 정상석을 대신할 수 밖에...ㅋ
▼멀리 천마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그냥 찍으니 안보여, 바싹 줌-인하여 찍으니 그나마 형태는 나온다.
▼서리산과 축령산...
정말 조망 꽝이다.
▼주금산은 포기하고 천마산-철마산 연결산행으로 만족하고 하산이다.
중도에 만났던 두 사람 모두 진벌리쪽으로 가는 것을 권장했으므로, 망설일 필요없이 진벌리로 향한다.
산행을 계획하고 가는 곳 대부분이 생전 처음 가는 곳이지만, 계획에 없이 더군다나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간다는 게
더욱 낯설게 느껴지고 걱정이 앞선다.
▼진벌리!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마을 이름이지만, 한편으론 어떤 동네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하산을 결정하니 긴장이 풀리고 피곤이 몰려와 진벌리로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주금산까지 가볼려는 욕심으로 다리를 혹사시킨 결과이리라...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은 있어나, 이정표는 당연히 없고 산악회리본 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어느 정도 내려오자 낮은 지대라서 그런지 진달래가 제법 많이 피어 있다.
웬지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분홍빛이 지친 몸을 녹이고 피곤함 마저 잊게 한다.
▼한참을 내려왔건만 마을로 통하는 길이 나오질 않는다.
산아래로 보이는 마을에서 간간이 개 짖는 소리도 나고 마을회관에서 나는 듯한 방송소리도 들리건만...
산길은 점점 마을과는 더 멀어지게 나 있는 듯 하다.
▼마을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지만 산길은 계속 마을과는 상관없이 이어지는 것 같아,
산길를 이탈하여 덤불을 헤집고 내려오니 반갑게도 마을길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산을 완전히 벗어나 다행스럽긴 하지만..
어느 CF에서 "여기가 어디야..?"라고 말하는 김건모의 모습이 자 꾸 떠오른다.
지나다니는 사람은 전혀 보이질 않고 개 짖는 소리와 멀리서 차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하아~~〓3 한숨이 나온다..무슨 이런 동네가 다 있냐..?
민가는 드물게 있고 대부분 공장이다.
오늘 일요일이라 공장들도 다 문이 잠겨져 있다.
멀리 주요소 네온간판에 불이 들어와 있어 눈에 띈다.
그래, 주유소로 가면 최소한 물어볼 사람은 있겠지...!
▼주유소로 가는 도중 택시가 지나간다.
세울려고 했는데, 알아서 멈춰선다.
버스정류소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더니, 2500원인데 2000원에 태워 준단다.
웬떡이냐 싶어 얼렁 타고 버스터미널로 직행!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터미널에서 청량리가는 버스가 막 나오고 있다.
저녁먹고 갈까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자동으로 내 앞에 멈춰서곤 문을 열어 준다.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버스에 올라 타버리고 만다.
버스차창 밖으로 보이는 터미널근처 분위기는 산에서 내려왔을때의 동네분위기와는 전혀 다르다.
근처 식당에서 밥이라도 먹으며 어떤동네인지 분위기 파악 좀 하고 가는건데...하는 아쉬움이 든다.
버스가 한 정거장을 채 못 가서 "광릉수목원"이라는 글자가 차창밖으로 홱 지나간다.
-gksf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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