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9(日)
산행코스: 널미재-627.3봉(삼각점)-장락산(정상석)-미사리갈림길-504.8봉-깃대봉-화채봉-415봉-왕터삼거리-왕터산-왕터삼거리-덕고개편의점
산행거리: 약 12km(덕고개편의점까지 탈출거리 포함)
산행시간: 약 7시간...휴식(135분) 및 탈출(30분) 포함
날 씨: 맑음(최저+4℃/최고+17℃)
With 코털사나이
길게 즐긴다는 의미의 長樂山.
장락산의 이름에 대해선 문헌에서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옛날 장락산 중턱에 장락사라는 절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지만,
지금은 그 절터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왕터산은
고려 공민왕 때 홍건적이 개경까지 쳐들어오자 왕은 남쪽 안동까지 몽진(蒙塵)을 하고,
개경을 떠나 남하하던 왕은 가평 땅에 이르러 궁궐을 짓게되는데,
그 궁궐이 있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널미재에서 시작하여 장락산에 올라 왕터산으로 향하는 이번 산행은
한강기맥의 폭산(천사봉)에서 분기된 봉미지맥 혹은 봉미단맥 혹은 장락단맥으로 불려지는 산줄기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엄밀히 따지자면 화야지맥까지도 들먹여야겠지만,
별 아는 지식도 없고 귀찮기도 해서 그건 기약없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로 접근하기 위해선
경춘선 열차를 타고 청평역에서 하차하여 청평터미널로 도보로 이동 후
청평터미널에서 모곡행 버스를 타고 널미재로 이동하거나
모곡행 버스시간을 맞출 수 없는 경우 설악터미널로 이동 후 택시를 타고 널미재로 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청평터미널이나 설악터미널에서 모곡행 버스시간를 맞추기가 어렵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여러 번 갈아타는 게 번거럽기도 하여
잠실역(5번출구)에서 7000번 버스를 타고 한 방에 설악터미널로 이동하여
설악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널미재로 접근하기로 한다.
(보다 상세한 대중교통정보는 본 블로그의 '장락산-왕터산 산행정보, 산행지도 및 대중교통정보'를 참조)
▼2016.10.09(日) 07:10
이번 산행을 함께하기로 한 코털싸나이님(이하 '코털'로 칭함)과
잠실역 5번출구에서 합류하여 07시10분에 출발하는 7000번 버스를 타고 설악터미널로 이동합니다.
▼07:45
7000번 버스는 경춘고속도로를 막힘없이 달려 순식간에 설악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건물에 박힌 '설악뻐스영업소'란 글자가 눈에 들어와 피식하며 입가에 작은 미소가 지어집니다.
'뻐스'란 표현이 왜 정감이 가는지..!?
사진에 뒷모습을 보여주는 이 분이 바로 오늘 산행을 같이할 무서운(?) 코털님입니다.
참고로 코털님은
본 블로그의 백두대간 산행기를 통해 알게 된 분으로
남들은 보통 몇 년이 걸리는 백두대간을 단 100일에 완주했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9정맥도 대간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의 한 방에 조진 참으로 대단한 친구다.
지금은 새로운 도전으로 기맥, 지맥 등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코털님의 성격상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펼칠지
또 어떻게 산행에 임할지 안 봐도 훤히 눈에 선하기만 하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응원을 하자니 걱정이 앞서고,
그렇다고 해서 남이 뜯어 말린다고 안 할 사람도 아니고..
새로운 도전에 대해 아무래도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으나,
그 부담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아울러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산행길이 되길 바란다.
▼설악뻐스영업소 건물의 매표소 유리벽에 부착된 각종 버스시간표를 카메라에 담고
근처의 편의점에 들러 식수를 구입한 후 택시를 타고 들머리인 널미재로 이동합니다.
▼08:07
널미재 도착..
가평과 홍천을 잇는 널미재에는 전국에 걸쳐 체인점이 있는 방일해장국의 본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식당 안으로 직행하여 선지해장국을 시켜 아침식사를 합니다.
▼09:02
아침식사를 마치고 출발..
널미재 정상은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되지만,
마루금을 이어가는 산행이 아니므로 방일해장국 바로 옆, 사진의 전봇대 옆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가평 잣돌이 이정표와 함께 등산지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아스팔트도로를 뒤로하고 등로에 발을 올리자
절개지에 형성된 산길답게 상당히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가파름은 그리 오래 가지 못 하고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면서...
▼09:08
널미재 정상 쪽에서 올라오는 듯한 등로와 만나는 능선상에 올라서게 되는데,
이정표(장락산-2: 널미재200m/장락산2.1km/왕터산7.2km)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 이정표는 이번 산행을 통털어 유일하게 가장 멀쩡한 이정표입니다.
▼이정표를 지나자 고도를 높이려는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고..
▼오름의 가파름이 잠깐 멈칫거리는 듯 싶더니..
▼이내 다시 오름길로 이어지는데,
오름길은 한꺼번에 고도를 높이려는 듯 갑자기 가팔라지기 시작합니다.
▼오름길이 점점 더 급해지면서 로프도 출현하고..
▼숨가쁜 오르막길에 눈길을 끄는 예쁘장한 참취가 나타나 더욱 숨가쁘게 만들고..
▼구절초도 한번 봐달라고 생글거리며 웃길래 눈맞춤을 합니다.
▼가파른 오름세가 차츰 수그러들면서 너덜바위가 나타나고..
▼걷기 편한 흙길도 나오고..
▼09:31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봉우리에 올라서니
장락산 정상으로 추정되는 봉우리가 바로 눈앞에 나타납니다.
▼약간의 내리막을 거쳐..
▼다시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09:36
삼각점과 삼각점안내문이 설치된 장락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비록 정상석은 다른 봉우리에 내어줬지만, 현재의 봉우리가 장락산의 실질적인 정상입니다.
해발고도는 현재의 봉우리가 높으나 어느 정도 조망도 있고 정상다움을 느끼기엔 그곳이 이곳보다 나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장락산 정상은
정상석을 다른 봉우리에 내어줄 정도로 온통 나무로 둘러싸여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09:37
잽싸게 삼각점 사진만을 카메라에 담고
간단히 물로 목을 축인 후 정상석이 박혀 있다는 또 하나의 장락산 정상을 향해 이동합니다.
▼정상에서 몇 걸음 내려가자
비로소 살짝 조망이 트이며 장락산의 정상 역할을 하는 봉우리를 위시하여
한 줄로 길게 이어진 오늘 진행해야 할 왕터산까지의 마루금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한껏 올려놓은 고도를 한꺼번에 까먹는 급한 내림길이 이어지고..
▼급한 내림길은 차츰 완만해지고..
▼다시 오름길로 바뀌면서 커다란 바위들이 나타나곤 하더니..
▼09:47
봉 하나를 지나는 듯 오름길은 내림길로 바뀝니다.
▼다시 바위들이 나타나고..
▼하지만 등로는 바위들을 요리조리 피해 우회하도록 나 있습니다.
▼수시로 산부추꽃이 나타나 산객의 눈길을 끌고..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09:52
또 하나의 작은 봉을 통과합니다.
일부 지도에 표기된 589봉을 지나는 듯 여겨지지만,
큰 오르내림 없이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거리며 등로가 이어지다 보니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589봉으로 추정되는 봉을 뒤돌아본 모습
▼아무튼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고..
▼내림길은 짧게 끝나면서 다시 오름길로 바뀝니다.
▼집채만한 바위가 나타나고..
▼09:56
집채만한 바위를 지날 무렵..
▼등로는 우측으로 꺾이는데,
왠지 바위 위로 올라가면 조망이 트일 거 같아 잠시 등로를 외면하고 올라갔더니..
▼기대와는 달리 나무에 가려 별다른 조망을 보여주진 않고
단지 지나온 장락산 정상에서 이어진 봉우리만이 살짝 보일 뿐입니다.
▼10:00
'에이 괜히 올라갔다'라고 궁시렁거리며 바위 위에서 내려와 다시 등로를 따라 진행합니다.
▼장락산 정상에서 제법 고도를 내린 이후
등로는 큰 요동 없이 완만한 오르내림을 거치며 바위가 나왔다간 다시 편안한 흙길이 나왔다가를 반복하며
지루할 틈을 전혀 주지 않고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내심 집을 나서기 전에
요즘 비도 많이 오고 기온도 많이 내려가서 제법 단풍이 져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아직 때가 아닌지 영 아닙니다.
▼10:04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하는 등로에 나자빠진 '등산로'표시판이 발견됩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등로 좌우로는 전혀 길이 없고 오로지 직진만 할 수 있을 뿐인데,
무슨 의미로 여기다가 세워두었었는지 전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등산로표지판을 지나자 슬며시 오름길이 급해지더니..
▼큰 바위를 우회하고..
▼오름은 점점 가팔라지면서..
▼급기야 로프가 나오고..
▼10:12
어기적어기적 힘겹게 기어올라오니 다름아닌 정상석이 세워진 장락산의 또 다른 정상입니다.
좌측에는 이정표(하산3.50km/왕터산6.75km)가 세워져 있고, 정상석은 우측에 있습니다.
언제나 이정표의 거리정보는 참조사항일 뿐 믿을 게 못 됩니다.
3.5km + 6.75km = 10.25km
널미재에서 올라와 처음 만났던 이정표(널미재200m/왕터산7.2km)와 전혀 앞뒤가 맞지가 않습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따뜻한 커피와 함께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진행방향에서 우측 아래로는
말끔하게 단장된 골프장(샤인데일골프&리조트)이 내려다보이고..
▼뒤돌아보면 삼각점이 박힌 장락산 정상과 더불어 멀리 용문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용문산을 조금 땡겨서..
▼기대와는 달리 안타깝게도
이곳에서도 딱히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조망을 얻을 수 없습니다.
▼10:41
제법 긴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합니다.
▼사실 오늘 산행의 재미는 지금부터입니다.
이번 산행에서의 가장 높은 두 봉우리를 통과했으므로 이제 적당히 하산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길게 즐긴다'는 의미의 장락산은 지금부터 왕터산으로 향하면서 그 진가가 드러나 장락(長樂)의 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단, 중간에 알바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길게 즐긴다는 의미의 長樂山.
옛날 장락산 중턱에 장락사라는 절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지만,
그 절터조차도 존재하지 않으니 장락사란 절의 존재 여부조차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한데,
절터마저도 존재하지 않은 '장락사'라는 절이름 때문에
장락산으로 불려졌단 말이 솔직히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길게 즐기는 절?
속세에서 길게 즐길 수 있는 것으론 단숨에 여러 가지를 댈 수도 있겠지만,
과연 절에서 길게 즐길 게 뭐가 있을까?
도를 길게 오랫동안 즐기면서 닦아란 의미로 그런 절이름이 붙여졌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직접 산행을 해본 결과,
장락산을 직접 걸어본 자라면 누구라도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장락산이란 산이름에 대해 충분히 납득이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장락산이란 산이름이 먼저고,
그 이후 산이름을 딴 장락사란 절이 들어섰다는 편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일 뿐
근거도 없이 산이름에 대해 혼자서 왈가왈부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고도를 낮추는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다가 차츰 완만해지고..
▼10:47
장락산 정상에서 약 5~6분쯤
등로 좌측으로 쳐져 있는 원형철조망과 함께 출입금지표지판이 발견됩니다.
선답자들의 정보에 따르면 저 원형철조망을 넘으면 전망장소가 있다고 하니 혹시나 하며 등로를 잠시 버리고 살짝 그쪽으로 다가가봅니다.
▼날카로운 원형철조망을 피해 조심스럽게 바위 위로 올라가자
이미 많은 산님들이 넘나들었는지 밟아 뭉갠 원형철조망과 함께 멋진 전망장소가 나타납니다.
▼우선 제일 먼저 발아래로 백악관을 본따 건축하였다는 통일교의 천정궁이 내려다보이고..
▼좌측으론 가평을 넘어 남양주의 천마산을 비롯하여 여러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정면으론 청평호와 함께 고동산, 화야산, 뽀루봉, 호명산 등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좌에서 우로 한방에 쫘악~
▼10:59
조망을 마치고 원형철조망을 넘어 내려오자
이번엔 빨래줄이 등로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도를 낮추는 내림길은 계속 이어지고..
▼바위가 나왔다가 흙길이 나왔다가를 반복하면서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다가 전방에 올라야 할 작은 봉 하나가 나타납니다.
▼여전히 빨래줄은 계속 나타나면서 다시 봉을 향한 오름길이 시작되고..
▼청평호를 배경으로 운치있게 자리잡은 노송을 만나고..
▼11:12
노송을 지나자
겨울에 눈이 쌓였을 땐 상당히 진행하기 까다로울 지점과 마주합니다.
▼길은 둘로 나뉘는데,
암릉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과 우측의 바위 사이로 난 길..!!!
하지만 두 길은 결국 합쳐지므로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측 바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진행할까 하다가
리본 두어 개가 좌측으로 암릉을 우회하도록 인도하길래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다시 빨래줄이 나타나 산객들을 인도하고..
▼빨래줄을 따라 몇 걸음 진행하니 편안한 능선길에 다시 안착하는데,
능선에 올라서면서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니 그제서야 두 길이 합쳐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다시 편안한 오르막의 흙길이 이어지고..
▼11:16
오름길을 따라 봉에 올라서는데,
지도상의 557봉으로 여겨지지만 별다른 특징이나 봉스러움은 전혀 느낄 수 없어
그러려니 하고 그냥 통과합니다.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고..
▼어느 정도 고도를 낮춘 내림길은
별다른 안부를 지나지 않고 슬그머니 오름길로 바뀌면서 또 다른 봉을 향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11:32
완만한 굴곡의 오름길을 따라 또 하나의 봉에 도착합니다.
일부 지도에 표기된 535봉인 듯 여겨지지만, 이번 역시 별 특징도 없고 봉스러움도 없고...
어찌된 영문인지 인터넷에 떠도는 지도마다 봉 표시가 제각각인지??
별 의미도 없는 듯하여 무시하고 그냥 통과합니다.
▼아무튼 봉에 올랐으니 또 내림길이 이어지고..
▼11:35
봉에서 내림길을 따라 잠시 내려오니
또 다시 아무런 의미 없는 '등산로'표시판이 나타납니다.
이번 역시 좌우로 빠지는 길은 없고 오로지 직진하는 길밖에 없는데...!!
▼무시하고 계속 진행합니다.
▼11:39
등산로표지판을 지나 잠시 진행하자
모처럼 시야가 트이는 멋진 전망지점이 나타납니다.
▼11:42
간단히 조망을 마치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암릉과 흙길이 반복되면서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거리다가..
▼11:45
안부로 내려서는데, 다름아닌 선답자들의 산행사진에서 본 미사리갈림길입니다.
좌측에는 이정표(장락산-4: 장락산2.40km/왕터산4.35km)가 세워져 있고,
우측에는 미사리를 안내하는 표지판(미사리(左)/장락산(後)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번 산행에 있어서 나중의 왕터삼거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미사리로 빠질 수 있는 공식적인 갈림길안부라
어느 정도 고개의 느낌이 나는 제법 넓직한 안부가 아닐까 예상했는데, 예상에서 벗어난 협소한 모습에 적잖이 당황스럽습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과일을 먹으며 여유롭게 휴식을 취합니다.
▼12:19
긴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
▼미사리갈림길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거친 후 고도를 낮추는 내림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데...
선답자의 산행정보에 따르면 미사리갈림길을 지나 알바주의지점이 있다고 하니 약간 신경을 곤두세우고 진행합니다.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면서 암릉을 좌측으로 살짝 우회하는 등로가 나오고..
▼12:26
다시 능선에 올라붙어 잠시 진행하자
등로 우측에 옛성터처럼 돌을 쌓아 참호처럼 옴폭하게 만든 곳이 나옵니다.
▼과연 저게 무슨 용도일까를 생각하며 계속 진행합니다.
▼슬며시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큰 암봉이 나오고..
▼등로는 암봉을 피해 우측으로 이어지는데..
▼12:33...알바주의
암봉을 피해 우측으로 난 등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자
이곳이 알바주의지점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듯 좌측으로 진행하도록 길안내를 하는 여러 리본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 사진은 우측으로 나 있는 길을 찍은 것입니다.
알바를 한 선답자들의 공통된 이유는 '우측으로 난 길이 워낙 선명해서'입니다.
만약 리본이 매달려 있지 않거나 산행정보를 챙겨 오지 않는다면 충분히 헷갈릴 만도 합니다.
아무튼 우측의 선명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홍천 쪽으로 살짝 내려갔다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고 다시 올라오게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리본들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우회한 암봉은 지도상의 504.8봉인 듯..
암봉을 완전히 우회하여 다시 능선에 안착합니다.
▼내림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전방에 봉 하나가 나타나고...
▼내림길은 별 안부의 느낌도 없이 오름길로 바뀌고..
▼세월의 무게 탓인지 혹은 태풍으로 인한 것인지 쓰러진 나무가 발견되는데..
▼12:43
산행을 할 당시에는 그저 스쳐 지나갔지만,
집에 와서 지도를 보며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지도상의 495봉을 지나는 듯 여겨집니다.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고..
▼내림길에 또 다시 정면으로 봉 하나가 나타나는데,
대충 직감적으로 지도에 표시된 깃대봉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림길은 그리 길게 가질 못 하고 펑퍼짐한 안부를 지나 다시 오름길로 이어지고..
▼오름길에 독보적으로 빛나는 누리장나무꽃이 나타나 산객의 발걸음을 멈춰세웁니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오름길이 제법 이어지면서 암릉이 나와 암릉을 피해 살짝 좌측으로 진행하고..
▼12:56...길주의
얼마 진행하지 않아 다시 암릉이 나오면서 길이 둘로 나뉘는데,
무심코 선명하게 난 좌측으로 진행했다간 깃대봉 정상을 지나칠 수 있는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깃대봉을 우회하는 좌측의 등로가 워낙 선명해 아무 생각없이 진행했다간 놓치기 십상일 듯합니다.
▼좌측의 우회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발걸음을 돌리자 너덜바위들 사이로 제법 가파른 등로가 이어지고..
▼12:59
바위들을 헤집고 봉에 올라서니
깃대봉 정상에 도착했음 알리는 삼각점(용두303/2005복구)과 어느 친절한 산님의 표시기가 발견됩니다.
▼이번 산행에서 이름을 가진 몇 안 되는 봉우리들 중 하나인데,
그냥 지나치기가 섭섭하고 또 시간도 여유롭고 해서 주위에 있는 반반한 돌 하나를 골라
깃대봉 정상석을 제작하여 삼각점 옆에다 세워둡니다.
▼깃대봉 정상석 준공기념으로..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장락산과
그 뒤로 용문산 및 이 산줄기의 근원이 되는 폭산(천사봉)이 조망됩니다.
▼땡겨서..
▼13:19
조망과 휴식을 마치고 깃대봉 정상에서 내려갑니다.
▼13:20
그런데 깃대봉 정상에서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기가막힌 전망장소가 나타납니다.
▼맨 좌측으론 장락산 정상에서부터 길게 이어진 지나온 능선길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장락산에서 왕터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등로 좌우의 양사면이 상당히 비탈져 산행 내내 수시로 칼날 위를 걷는 듯한 황홀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찔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칼날 같은 능선길이지만 등로는 충분히 넉넉하여 푸근함 속에서의 황홀한 기분..!!!
이것이 장락(長樂)의 멋이고 맛이자, 장락(長樂)의 숨은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발아래로는 가평휴게소가 내려다보이고..
▼이전의 전망장소에선 잘 보이지 않던 홍천강이 비로소 내려다보이면서
북한강과 홍천강이 만나는 가평의 두물머리가 어딘지도 대충 가늠이 됩니다.
▼한방에 쫘악~
▼13:25
조망을 마치고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전망지점을 지나 내림길이 잠깐 이어지다가 너덜의 암릉를 만나는데..
▼아직까진 사람의 때가 덜 탄 듯 이끼가 낀 바위 오르막이 나오고..
▼바위 위를 기어올라가자
로프와 함께 조심스러운 급내림길이 나옵니다.
▼로프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부드럽고 평온한 흙길이 이어집니다.
▼약간의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13:33
별 의미 없는 능선봉을 지나고..
▼다시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슬며시 다시 오름길로 바뀌는데, 또 다시 방금 전의 깃대봉과 비슷한 너덜의 암봉입니다.
▼13:39...길주의
바위를 헤집고 봉에 올라서니
화채봉이라고 적힌 아까 깃대봉에서 본 산님의 표시기가 나뭇가지에 또 매달려 있습니다.
화채봉 역시 직전에 등로가 살짝 좌측으로 등로가 비껴가므로 놓치고 스쳐 지나갈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번에도 코털님과 힘을 모아 주변에서 적당한 돌 하나를 선택하여 화채봉 정상석을 세웁니다.
만약 혼자서 산행을 하거나 정맥길을 걷거나 할 땐 맨날 시간에 쫓기어 생각지도 못 할 일이지만,
그리 길지도 않은 코스에다 시간까지 여유롭고 거기에다 든든한 산친구까지 있으니 마음마저 여유로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채봉 정상석 준공기념으로..
▼13:56
화채봉 정상은 온통 나무로 둘러싸여 전혀 조망이 없습니다.
화채봉 정상을 뒤로하고 이제 오늘 올라야 할 마지막 산인 왕터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내림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이내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고..
▼14:02...알바주의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봉에 올라서니
거리표시가 심하게 훼손된 이정표가 땅바닥에 내팽개쳐져 있습니다.
왕터산-5: 장락산 4.75km/왕터산???km
▼그런데 여기서 길이 좌우로 둘로 갈라지는데, 좌우 양쪽에 다 리본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어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등로는 좌측이 훨씬 선명하고, 우측은 희미하지만 더 많은 리본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능선의 흐름으로 봐선 좌측이 답인 듯하고..
마침 식사를 하고 있는 한 무리의 산행팀이 있어 혹시나 왕터산 가는 길이 어느 쪽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네들은 약초 캐러 온 사람들이라 산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고 합니다.
이거 참...!!!
▼14:08
챙겨온 지도와 산행정보를 보면서 한참 동안이나 토론을 벌이다가
반반한 좌측길을 버리고 더 많은 리본들이 매달려 있는 우측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좌측의 반반한 길은 일부 지도에 표시된 "갈림길"인 듯..!!
몇몇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니,
반반한 좌측길로 내려갔다가 험한 바위를 만나 개고생을 하다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되돌아왔다는 체험담도 있습니다.
▼여러 리본들의 안내에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돌리자
능선이 아닌 희미한 사면을 따라 제법 가파르게 내려가는 듯하더니
차츰 등로가 선명해지면서 다시 제대로 된 명확한 능선상에 들어서게 됩니다.
▼내림길은 스리슬쩍 다시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더니..
▼14:15
등로 우측 바로 아래로 파란색 지붕의 민가가 내려다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이 사는 민가가 아니라 무속인들의 기도터쯤으로 보입니다.
▼14:17...알바주의
기도터를 지나 오름길이 조금 더 이어지면서 여러 리본들이 매달려 있는 봉에 이르는데,
선답자들이 왕터산을 바로 앞에 두고 가장 알바나 고민을 많이 한다는 지도상의 415봉입니다.
▼여기서도 길이 둘로 나뉘는데,
정답은 우측이라는 산행정보를 챙겨왔음에도 막상 우측으로 진행할려니 긴가민가합니다.
우측은 거의 90도의 각도로 꺾여 왕터산과는 점점 멀어질 거처럼 생각되므로
산행정보를 챙겨오지 않는다면 능선의 흐름으로 봐서 거의 99.999% 무조건 좌측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14:22
지도와 산행정보를 꺼내 우측이 답이라는 것을 재차 확인 후 우측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415봉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발걸음을 돌려 약 20m쯤 진행하자
좌측으로 시야가 살짝 트임과 동시에 왕터산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등로는 좌측으로 급선회하며 왕터산을 향하는 내림길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발아래의 등로는 선명하나 무성한 수풀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산행에서 모든 갈림길은
504.8암봉에서의 갈림길을 제외하고 공교롭게도 모두 우측이 정답입니다.
▼14:28...알바주의
무성한 수풀을 헤치고 안부로 내려서니
좌측에 여러 리본들이 매달려 있는 걸로 보아 왕터삼거리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따르면 왕터산을 지난 이후부턴 등로가 잠시 이어지는 듯하다가 흐지부지해지면서
완전히 사라져 거의 개척수준의 알바 아닌 알바를 하며 하산을 해야 되므로
왕터산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내려와 현재의 지점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미사리로 하산해야 한다고 합니다.
▼왕터삼거리를 뒤로하고 왕터산 정상을 향해 올라갑니다.
▼오름이 제법 가팔라지면서 너덜바위길이 잠시 이어지고..
▼14:35
봉에 올라서니 왕터산 정상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팻말과 함께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14:48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도로 빽하여 방금 전의 왕터삼거리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면서 길이 헷갈렸던 415봉이 그대로 눈에 들어옵니다.
▼14:54
다시 왕터삼거리로 복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따르면
왕터삼거리에서의 하산길 역시 조금 내려가다가 길이 흐지부지해지면서 등로가 사라져
그냥 대충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들 하는데, 도대체 왜 그런지 겪어보지 않고서야 당최 알 도리가 없습니다.
여하튼 어떠한 난관에 봉착할까를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진행합니다.
▼그럭저럭 선명하고 편안한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15:02...알바주의
삼거리를 만나는데,
나뭇가지에 살짝 가렸을 뿐 그대로 직진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길은 선명하지만,
두서너 개의 리본들이 좌측으로 방향을 틀도록 길안내를 합니다.
▼그대로 직진해볼까 하다가
산님들이 자신있게 매달아 놓은 리본을 믿고 따르기로 하고 좌측으로 방향을 틉니다.
▼삼거리에서 좌로 방향을 꺾어 잠시 내려가자 제법 넓게 펼쳐진 푸릇한 초지가 나오더니...
▼15:05...알바주의
멧돼지가 뒹굴고 놀았을 법한 물웅덩이가 발견됩니다.
그런데..
물웅덩이를 지나자마자 계곡의 초입부분이 나타나면서 등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친절하게 길안내를 하던 리본들도 전혀 발견되지 않고..!!!
아마 그때 당시 그들도 당황하여 길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15:15
주위를 살펴보던 중,
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의 우측에 직경 약 4~5cm 정도의 별로 굵지도 않은 두 그루의 나무가 쓰러져 있는데,
쓰러진 나무 아래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흐릿하게나마 남아있습니다.
쓰러진 나무 아래를 엉거주춤 자세를 낮추어 통과하자 계곡 우측의 사면을 따라 희미한 길이 사라질 듯 말 듯 위태위태하게 이어집니다.
▼사면을 따라 진행하면서 좌측 아래의 계곡을 카메라에 담았지만 나뭇가지에 가려 제대로 나오질 않았습니다.
▼아무튼..
계곡 우측의 사면을 따라 희미한 길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능선길로 바뀌면서 또 다시 등로가 사라지는 듯하더니..
▼허탈하게도 이내 발아래로 포장도로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합니다.
▼15:24
제대로 된 길도 없이 대충 포장도로로 내려섭니다.
그러저럭 큰 알바 없이 제대로 적당히 잘 내려왔지만,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찝찝함은 쉽게 사라지질 않습니다.
도대체 공식적인 등로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포장도로로 내려서서 뒤를 돌아보니 우아한 별장처럼 보이는 집 한 채가 보입니다.
위로 좀 올라가다 보면 하산하는 공식적인 등로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올라가봤지만,
포장도로는 저 집의 뒷마당에서 끊겨 더 이상 이어지질 않습니다.
▼공식적인 등로 찾기를 포기하고 홍천강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내려갑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니 온통 주위가 배밭입니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주위에서 운동을 하는 노부부를 만났는데,
왕터산으로 올라가는 등로가 어딘지 물었더니 귀찮다는 듯이 일언지하에 "없다"라고 합니다.
코털님이 집요하고 끈질기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답은 "대부분 다 대충 내려오며 등로는 없다"라는 말 뿐입니다.
▼레이크힐펜션을 지나고..
▼15:55
삼거리를 만나는데,
좌측으로 방향을 돌리자 아이러니하게도 "어서 오십쇼~"하며 왕터산을 안내하는 잣돌이 이정표가 나옵니다.
▼16:00
잣돌이 이정표를 뒤로하고 계속 도로를 따라 진행하니
펜션, 매점, 식당 등 여러 가지 업을 한꺼번에 하는 덕고개편의점이 나옵니다.
미사2리 버스종점까지 계속 진행할까 하다가 어차피 버스시간을 맞출 수 없으므로 별 의미가 없는 듯하여
덕고개편의점에서 각자의 취향대로 캔맥주와 막걸리로 목을 축인 후 택시를 불러 설악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설악터미널에 도착하여 근처에 있는 삼겹살집에서 조촐하게 뒤풀이를 한 후
아침에 타고 왔던 7000번 버스를 타고 잠실로 향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합니다.
왕터산을 오르기 위한 등로는 없는 게 아니라 사라진 것이다.
왜 사라졌는지는 왕터산에서 내려와서 포장도로를 따라 쭈욱 내려가는 동안
여러 별장 같은 집들을 본 산객들은 그 이유를 대충 짐작하리라 본다.
타지 사람들이 산밑 공기 좋은 데다 마구잡이로 땅을 사서
온통 도배를 하듯 번지르르한 집을 들이대니
이전의 등로따윈 개발에 철저히 무시되어
고스란히 묻혀 버린 것이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은,
자신들의 구역을 보호하기 위해 고의로 등로를 폐쇄시킴으로써
타지에서 오는 성가신 등산객들의 접근 자체를 아예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은 아닐런지..!!!
장락산-왕터산이 일반 등산객들이 접근하기엔 쉽지 않은 오지라
이렇게 등로조차 없을 수도 있다라고 그저 믿고 싶을 따름이다.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은
인간이 손을 대면 반드시 망가지는 법...!!!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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