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2(土)
산행코스: 화령재-수청거리삼거리-산불감시초소-봉황산-비재-못제-갈령삼거리-형제봉-피앗재
도상거리: 14.9km
탈출거리: 1.2km(피앗재--▷만수동 피앗재산장)
산행시간: 7시간47분...휴식(52분)/중식(25분)/탈출(30분) 포함
날 씨: 오전엔 짙은 안개, 오후부터 차츰 햇빛...
덕유산을 지날 때만 해도 언제 속리산에 가나 싶었는데,
달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고..
대간을 따라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맞추다 보니 어느덧 속리산의 턱밑에 와 있다.
3주 만에 다시 대간길에 나선다.
모든 식사를 사 먹는 것으로 계획을 하니 배낭은 헐렁하니 가벼워서 좋다.
더군다나 이제 물도 얼마 안 먹히고..
배낭을 꾸리는 데 고민거리가 있다면 단지 챙겨 갈 옷..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오묘한 날씨로 인해 옷을 어떻게 입고 가야 할지가 애매하다.
갈아입을 빤스와 양말, 목장갑, 바람막이용 쟈켓 등을 배낭 속에 집어넣고
쵸코파이 서너 개와 커피믹스 몇 봉다리
그리고 문장대-늘재 구간의 개구멍을 통과할 때 사용할 빨랫줄을 챙겨 집을 나선다.
▼2011.11.11(金)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롯데마트 앞에서 무슨 공연을 하는지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어와 산행을 앞둔 낯선 이방인의 심금을 울립니다.
▼청주에서 화령 가는 막차(18시40분)를 기다리는 동안 달리 할 짓도 없고 해서 가보니..
▼아리따운 국악대 여학생들이 국악기를 이용해
퓨전으로 베사메무쵸 등 귀에 익숙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역시 음악은 라이브가 짱입니다.
▼아쉽게도 공연을 끝까지 감상하지 못하고
귓가에 뱅뱅 맴도는 아쟁으로 연주하는 베사메무쵸의 멜로디와 함께 화령공용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내일 아침을 해결할 식당도 물색하고..
화령공용버스정류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화령장여관 안으로 입장합니다.
원래는 지난번에 머물렀던 문화식당여인숙을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문화식당여인숙이 밥도 괜찮고 또한 워낙 대간꾼들에게 유명해서인지 이미 방이 다 예약된 상태..
어쩔 수 없이 화령장여관에다 예약전화를 했었는데 여기도 방이 딱 하나 남아 있었다.
3일과 8일에 열리는 닷새장으로 제법 유명한 화령장터..
내일이 장날도 아닌데 조그마한 마을의 여관에 웬 손님들로 다 꽉꽉 차는지..
화령에서 머물 계획이라면 일주일 전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할 듯..
▼2011.11:12(土)
새벽 5시30분에 맞춰 놓은 휴대폰의 알람소리에 기상..
대충 씻고 보따리를 챙겨 화령장여관을 나와 문화식당여인숙으로 이동하여 아침식사를 합니다.
참고로 화령에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으로는
문화식당여인숙 외에 화령장여관에서 가까운 토토기사식당이 있는데,
어제 토토기사식당을 직접 찾아가 아침 몇시에 문을 여는지 물어봤더니
보통 06시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너무 일찍 화령장여관을 나서는 바람에 토토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지 못했었는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토토기사식당도 문화식당 못지 않게 유명한지
아침부터 손님들로 꽤 북적거린다고 한다.
문화식당여인숙은 단순히 대간꾼들에게 유명할 뿐
일반인들에겐 오히려 화령장여관과 토토기사식당이 더 잘 알려진 것은 아닌지..??
▼06:33
문화식당여인숙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점심도시락을 챙겨 지난 구간의 날머리였던 화령재로 향합니다.
여기에서 속리산까지는 약 100리길..
'100리'라는 표현을 써니 왠지 무척 길고 거창해 보입니다.
▼화령초등학교를 지나고..
▼화령평화휴게소도 지나고..
닷새장으로 유명한 화령장터, 화령장여관, 화령초등학교, 화령공용버스정류장 등..
이러한 이름으로 유추했을 땐 이 지역의 지명이 '화령면'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인데,
사실 이 지역은 행정구역상 화서면에 해당됩니다.
옛날엔 화동면, 화서면, 화남면, 화북면을 통틀어 화령현으로 불렸다고 하는데 현재의 화서면은 지금도 그냥 화령으로 통하는 듯합니다.
▼자욱한 안개로 인해 오늘도 조망 하나 없이 답답한 산행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06:53
화령재 직전의 수청거리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계속 직진하여 도로를 따라 약 5분 정도 진행하면 화령재에 이르게 되지만,
지난 구간에 화령재에 도착해서 여기까지 이미 걸어왔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화령재까지 이동하는 것을 과감히 생략하고 이번 구간은 이곳을 들머리로 잡습니다.
▼수청거리삼거리에는 성곡1리 마을표시석이 있고..
▼성곡1리 마을표시석 바로 옆에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으며,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백두대간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배낭을 어딘가에 내려놓고 늘 하던 대로 스틱을 꺼내고 등산화를 조이는 등 산행준비를 합니다.
▼07:03
산행을 시작합니다.
첫 번째 목표지점은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봉황산..
▼산길에 발을 올리자
수시로 백두대간팻말이 나타나면서 대간길을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며 걷는 상쾌한 발걸음에 찬물을 끼얹는 듯..
산길 양옆으로 멧선생이 훑고 지나간 흔적이 수시로 발견되어 흠칫하게 만듭니다.
▼섬칫한 멧선생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걷기 좋은 호젓한 산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고도를 조금씩 높여가는 짧은 오르내림이 수차례 반복되지만..
▼진행에는 전혀 부담이 없는 완만하고 호젓한 산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나즈막한 능선봉을 올라 내려서니..
▼07:27
별다른 특징 없는 안부사거리..
▼안부사거리를 지나 오름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자...
▼멋진 솔숲길이 나타납니다.
▼안부사거리를 지난 이후
수차례 반복되었던 짧은 오르내림은 사라지고 솔숲길을 따라 오로지 오름길만이 제법 길게 이어집니다.
▼계단길도 나오고..
▼백두대간팻말을 지나..
▼07:37
어느 이름 모를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지도상의 460봉쯤으로 여겨집니다.
▼계속 진행합니다.
▼잠시 진행하니 다시 백두대간팻말이 나오고..
▼제법 긴 내림길이 이어지더니..
▼07:43
길안내를 하는 백두대간팻말이 나타나면서
좌측으로 흐릿한 내림길이 있는 안부삼거리로 떨어집니다.
▼안부삼거리 좌(左)의 모습
▼안부삼거리를 지나 계속 진행합니다.
▼능선을 피해 좌측으로 우회하는 듯한 옆구리길이 나오고..
▼옆구리길을 지나 은근한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07:54
정면으로 가파르게 올라야 할 듯한 봉우리를 앞두고 산길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대간리본들은 일제히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진행하도록 산객을 이끌고 있습니다.
▼봉우리를 피해 우회하는 듯한 우측길..
▼처음으로 땀을 흘리게 만드는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지고..
▼07:59
된비알을 따라 힘들게 올라오니
백두대간팻말이 나타나면서 이제는 좌측으로 진행하라고 합니다.
결국..
봉우리를 우회하여 빼먹는 것이 아니라
직진하는 방향으로는 제대로 된 길이 없어 우측으로 돌아서 봉우리로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백두대간팻말의 지시에 따라 좌로 방향을 틀어 잠시 진행하니..
▼08:02
산불감시초소가 세워진 봉우리(580봉)에 도착합니다.
▼산불감시초소 위에서의 조망이 괜찮을 것 같아 바람도 피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실 겸
철계단을 타고 산불감시초소 위로 올라갔지만 문이 굳게 잠겨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빌어먹을..!
▼안개로 인해 별로 보이는 것도 없고..
답답합니다.
▼08:09
계절은 바뀌어 어느새 겨울의 문이 열리려는 듯..
선선하게만 느껴지던 바람이 이제는 차갑게 느껴집니다.
금세 땀이 식으며 한기가 느껴져 서둘러 보따리를 챙겨 다시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우측 아래로 마을과 함께 도로가 내려다보이는데..
지도를 보니 백두대간의 마루금은 한동안 49번 지방도와 방향을 같이하며 나란히 이어집니다.
▼산불감시초소봉에서 내려가면서 정면에 버티고 선 봉우리가 눈에 들어오는데..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봉황산'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해가 나면서 짙게 드리워진 안개도 조금씩 사그라지는 듯..
뒤를 돌아보니 방금 전 지나온 산불감시초소봉이 눈에 들어오고,
멀리 지난 구간에 올랐던 윤지미산이 아는 체를 합니다.
▼암봉이 나타나고..
▼산길은 암봉을 우회하여 좌측으로 이어집니다.
▼해가 쑥 나타나면서..
▼땅바닥에 그림자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암봉을 우회하는 옆구리길이 능선길에 합류하여 오름길로 이어지고..
▼봉황산 정상에 다가서려는 듯 가파르게 느껴지는 오름길이 이어지고..
▼암릉길도 나오더니..
▼08:45
봉황산 정상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배낭을 내리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안타깝게도 짙은 안개로 인해서인지 봉황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없습니다.
해가 나오면서 안개를 다 잡아먹고 금방이라도 푸른 하늘을 보여줄 것 같더니..
웬일인지 해는 다시 안개 속으로 자취를 감춰 버리고 오히려 비가 올 것처럼 날은 꾸무리하기만 합니다.
▼08:54
휴식을 마치고 봉황산 정상에서 내려갑니다.
▼08:58
봉황산 정상에서 잠시 진행하니 '급경사'를 알리는 위험표시판이 나옵니다.
▼급경사의 내림길을 따라 내려가기 직전에 시야가 트이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조망은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만큼이나 답답하기만 합니다.
▼급경사의 내림길..
▼급경사의 내림길은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기 위한 길이었습니다.
▼우회한 암봉을 뒤돌아보고..
▼또 다시 능선상에 바위가 나타나고..
▼바위를 피해 좌측으로 산길이 이어지면서 올라야 할 봉 하나가 슬며시 정면으로 다가옵니다.
▼암봉이 나타날 때면 어김없이 우회하여 산길이 이어집니다.
큰재에서부터 잠시 숨을 고르 듯 낮게 깔리며 이어지던 비산비야의 백두대간..
화령재로 내려선 이후로 '비산비야'라는 표현은 이제 더이상 쓸 수 없을 듯..
▼봉우리로 향하는 오름길이 이어지고..
▼09:11
봉우리에 올라서자 백두대간팻말이 나타나면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마루금은 좌측으로 꺾이는 내림길로 이어집니다.
▼가파른 내림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완만한 내림길로 바껴 제법 길게 이어지고..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내림길에 다시 올라야 할 봉우리가 나타나고..
▼웬일인지 점점 더 짙어지는 안개..
▼09:30
안개를 헤치고 봉우리에 다가설 무렵 백두대간팻말이 나타나면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방향이 꺾이는데,
백두대간팻말 뒷편으론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도록 빨랫줄에다 '입산금지'라고 적힌 종이쪼가리가 널려 있습니다.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고도표와 선답자들의 산행기록에 따르면 660봉이라고 합니다.
▼빨랫줄에는 '입찰구역'이라고 적힌 종이쪼가리도 널려 있습니다.
입찰구역이란 산 주인에게 일정지역을 임대하여 버섯류를 채취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산의 임자가 따로 있는 모양입니다.
백두대간의 산이 어느 개인의 소유라는 게 왠지 그렇게 탐탁치 않게 보입니다.
물론 내 땅이 아니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백두대간팻말의 방향표시에 따라 우측으로 진행하자 빨래줄을 따라 마루금이 잠시 이어지고..
▼얼마 후 또 다시 급경사를 알리는 위험표시판이 나타납니다.
▼위험표시판의 경고대로 가파른 내림길이 나타나고..
▼가파른 내림길에 발아래로 비재로 이어지는 49번 지방도가 내려다보입니다.
▼가파른 내림길이 잠시 주춤거리며 약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이름 없는 능선봉을 지나 또 다시 가파른 내림길로 이어집니다.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대간꾼들도 만나고..
▼내림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이대로 곧장 비재로 떨어질 듯..
▼하지만 또 다시 완만한 오름길이 나타나고..
▼10:03
오름길을 따라 올라가자 이장된 듯한 묘지의 흔적이 나타납니다.
▼이장된 묘지의 흔적을 지나 내림길로 이어지고..
▼약간의 전망을 보여주는 지점도 있습니다.
▼내림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갈림길처럼 보이는 지점에 길안내를 하는 백두대간팻말이 나타나고..
▼비재에 임박했음을 알리려는 듯
백두대간팻말의 기둥에 화살표와 함께 '비재'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백두대간팻말의 방향표시에 따라 진행하자 통나무가 박힌 계단길이 나오고..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멋진 전나무숲길이 나옵니다.
▼전나무숲길을 지나자 도로가 내려다보이고..
▼10:19
드디어 49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비재에 도착합니다.
To be continued...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14구간: 화령재-피앗재 Part 2에서 계속...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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