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2(土)
산행코스: 큰재-회룡재-개터재-윗왕실재(다리)-백학산-백학산임도(대포리)-개머리재-지기재
도상거리: 19.92km
산행시간: 7시간37분...휴식(53분)/중식(17분)/알바(10분) 포함
날 씨: 비..오후부터 차츰 갬
06:30 김천시외버스정류장...상주행 버스 탑승
06:52 옥산리 하차...택시를 타고 큰재로 이동
07:09 큰재(백두대간숲생태원) 도착
08:15 산행시작
08:47 시멘트임도
08:50 회룡목장
09:32 회룡재
10:14 개터재.......휴식(16분)
11:35 윗왕실재....점심(17분)
▼12:49
백학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하늘은 백화산 정상에 올라선 산객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듯..
뿌리던 비만으로는 성이 안 차는지..
갑작스레 세찬 바람을 일으켜 나뭇잎에 맺힌 굵은 빗방울까지 모조리 털어 내며 산객을 정상에서 내쫓으려 합니다.
백학산 정상석만을 카메라에 담고 서둘러 백학산 정상에서 내려섭니다.
▼가파른 내림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김없이 갈림길에는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든든하게 길을 안내하고...
▼고도를 한꺼번에 확 낮추려는 듯
가파른 내림길이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백학산 내림길에 물씬 풍기는 가을의 냄새..
▼가을의 향기를 맡고서야 비로소 이 비가 가을비였음을 깨닫습니다.
▼13:07
줄기찬 내림길이 한참 이어지다가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임도로 내려섭니다.
▼이정표는 현위치가 해발 400m의 '대포리'라고 하는데, 백학산과 지기재에 대한 거리 및 시간정보가 엉망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백학산 3.6km, 지기재 2.8km..
백학산은 '3.6km'가 아니고 '0.6km'라고 어느 산님이 흐릿하게 적어 놓은 흔적이 있고,
지기재에 대해선 손을 댄 흔적이 없지만 이 역시 얼토당토않는 엉터리 정보..
어디 다른 곳에다 박아 놓아야 될 이정표를 여기에다 잘못 박아 놓은 듯...
▼임도를 따라 잠시 진행하니..
▼13:09
또 다시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번엔 아무런 거리정보도 없이 단순히 대간길의 방향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정표는 또 왜 이런 꼬락서닐 하고 있는지??
윗왕실을 가리키는 화살표의 방향이 땅바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윗왕실은 이미 지나왔는데, 현위치가 윗왕실이란 말인지??
지도를 보니, '백학산임도'라고 표시된 지점에 도착한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어느덧 오늘의 산행도 반 이상을 훌쩍 넘어 목표로 한 지기재까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배낭을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휴식을 취하며 임도 우측으로 서너 걸음 내려가니..
▼지도상의 함박골인 듯한 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13:20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합니다.
이제 개머리재를 향해..
▼부드러운 오르내림이 이어지고..
▼13:40
카메라의 작동이 원활하지 않아 카메라질을 잠시 중단하고 털레털레 진행하는데..
어느 순간..
바람이 불 때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만 간간히 떨어질 뿐 더 이상 하늘에서는 물방울을 뿌리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드디어 지겹던 비가 그친 것입니다.
▼배낭 깊숙히 모셔 두었던 카메라를 꺼내 기관총으로 난사를 하듯 셔터를 마구 눌러 대며 진행합니다.
▼개머리재로 이어지는 듯한 완만한 내림길이 줄곧 이어지고..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서 가끔씩 조망도 트이고..
▼13:55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서 진행하라고 지시하는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나오면서..
▼멀리 정면으로 어느 마을의 모습도 내려다보입니다.
▼땡겨서..
▼내림길은 계속 이어지고..
▼등산화를 지켜준 자체개발한 우중산행용 비닐스퍠츠..
이제 그 역할을 다한 듯..
▼곧 개머리재로 내려서려는 듯 바로 아래로 전답이 보이기 시작하고..
▼14:10
임도로 내려서는데...
▼이정표는 단지 백두대간등산로만을 가리킬 뿐 개머리재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습니다.
▼좌측으로는 창고로 사용하는 듯한 콘테이너처럼 보이는 작은 건물이 하나 있고..
▼반반한 임도는 마을로 이어지는 듯한데..
▼애석하게도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은 임도와는 상관없이 다시 산으로 오르도록 지시합니다.
▼부드러운 솔밭길이 나오고..
▼등로를 벗어나 좌측에서 사람소리가 크게 들려와
개머리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잡목을 헤집고 몇 걸음 진행했더니
여전히 사람소리는 들리는데 인삼밭 등 넓은 밭떼기만 펼쳐질 뿐 사람은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등로로 복귀하여 잠시 진행했더니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나오고..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의 지시에 따라 잠시 진행했더니..
▼14:23
이내 다시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나오면서 인삼밭 옆의 마을임도로 떨어집니다.
여전히 사람소리는 들려오지만 사람은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움직임을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더니 인삼밭 너머로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있는 듯한데
어느 민가 내지는 마을회관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라디오소리였던 것입니다.
잠시 진행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휴식을 취합니다.
▼인삼밭 너머로 안테나가 박힌 나즈막한 언덕 같은 봉우리가 보이고...
▼그 안테나봉 좌측으로 멀리 위엄스럽게 보이는 2개의 봉우리가 시선을 붙잡습니다.
▼땡겨서..
이제 비는 완전히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오히려 구름 사이로 햇빛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14:35
다시 출발..
▼인삼밭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 잠시 진행하자
이내 임도를 버리고 우측의 숲길로 접어들도록 안내하는 대간리본들이 발견됩니다.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지시하는 방향에 따라..
▼대간리본들이 안내하는 대로 진행했더니..
▼마루금은 이내 다시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서 포도밭도 나오고..
▼배추밭도 나오고..
▼14:42
아스팔트포장도로가 시야에 들어오면서 마침내 개머리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납니다.
개터재, 개머리재..
이번 구간은 어인 연유로 개와 관련된 고개가 두 군데나 있는지..?
▼수확이 끝난 사과밭을 지나..
▼14:43...알바주의
드디어 개머리재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무심코 포장도로를 가로질러 바로 직진하기 쉬운데..
▼우측으로 약 10m 정도 이동하면 도로 건너편에 세워진 이정표가 발견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직진하는 길을 따라 진행하다가 뭔가 이상하여 황급히 되돌아 나왔는데..
하마터면 알바의 심연(深淵)에 빠져 허우적거릴 뻔 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정표는 개머리재가 여기가 아닌 다른 애매한 곳을 가리키고 있는지..?
어쨌든 계속 진행합니다.
▼포도밭 옆으로 대간길이 이어지고..
▼포도밭 옆길로 진행하면서 고개를 좌측으로 돌리니 시원한 전경이 펼쳐집니다.
▼시원한 전경과 포도밭을 뒤로하고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의 지시에 따라 다시 숲길로 들어갑니다.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지고..
▼오름길의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묘지를 지나면서..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지는데..
▼산책길 같은 넓직한 길이 나타나면서 산객의 마음을 한층 여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빗속의 악전고투는 어느새 옛이야기가 되어 버린 듯..
▼어느 망자의 무덤을 지나면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조망도 여유로움으로 다가오고..
▼편안한 산책길 같은 임도는 계속 이어집니다.
백두대간이 계속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고..
▼15:03
수시로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나타나면서 산객을 안전하게 인도하는데..
▼헌데..
편안한 임도길에 마음이 너무나 여유로워 정신줄을 아예 놓아 버렸던 것일까..
우측에 산을 버젓이 놔두고 왠지 옆구리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니..
▼결국 시야가 밝아지면서 마을이 나오고..
▼아까 인삼밭 옆 임도로 내려섰을 때 보였던 안테나봉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
▼알바 중임을 깨닫고 황급히 뒤로 빽합니다.
마지막으로 보였던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있던 지점으로..
▼알바를 했을 때 되돌아가는 길은 항상 멀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15:14
에고..왜 이걸 못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임도를 따라 쭈욱 내려갔었는지..??
아까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서 임도를 버리고 우측의 산길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어쨌든 빨리 낌새를 채는 바람에 대형알바는 면하게 된 셈입니다.
▼임도를 버리고 산길에 발을 올리자 깔딱의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된비알은 약 5분 정도 이어지다가
오름세가 수그러드는 지점에 이르자 희안하게도 산길은 너른 임도길로 바뀝니다.
▼여전히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은 안전하게 산객을 인도하고..
▼임도길이 제법 길게 이어진다 싶더니..
▼15:24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나타나면서
임도길을 버리고 좌측의 산길로 오르도록 인도합니다.
▼걷기 좋은 넓직하고 부드러운 산길은 계속 이어지고..
▼등로 우측에 무덤처럼 보이는 둥그스럼한 게 있는데..
분명 무덤처럼 보이나 그 위로 굵직한 몇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어 왠지 해괴하고 꺼림칙하게 보입니다.
마치 망자의 시신을 자양분으로 쑥쑥 자란 듯..
▼15:31
또 다시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이 나타나면서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급좌측의 내림길로 진행하도록 산객을 안내합니다.
▼백두대간등산로팻말의 친절한 지시에 따라 방향을 좌로 돌려 내림길을 따라 진행하는데..
▼갑자기 자욱한 안개가 나타나면서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잠시 진행하니 거짓말처럼 안개는 말끔히 사라지고...
안개가 일정 지역, 일정 높이에 국한되어 얇은 띠처럼 길게 형성되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신비스런 현상을 신기하게 여기며 계속 진행합니다.
▼내림길이 급해지면서..
▼정면으로 수림을 뚫고 마을이 희끗희끗 보이기 시작합니다.
▼쭉쭉빵빵의 울창한 전나무숲도 나오고..
▼급한 내림길은 차츰 부드러워지고..
▼똑같은 형태로 자란 부자지간처럼 보이는 두 그루의 나무를 지나자..
▼시야가 트이면서 전방으로 마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의 종착지인 지기재에 거의 근접한 듯..
▼바지가 거의 다 말랐는데 산행막판에 너저분한 잡풀구간을 지나면서 순식간에 바지를 축축하게 만들더니..
▼잡풀구간은 진득진득한 밭떼기로 이어지면서 진흙이 달라붙어 등산화를 묵직하게 만듭니다.
▼내일 올라야 할 윤지미산은 어떤 것인지..?
▼등산화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밭떼기 옆길은 포도밭 옆의 임도로 이어지고..
▼포도밭에 이어 배나무밭이 나오고..
▼민가를 지나자..
▼지기재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15:52
드디어 오늘의 산행종점인 지기재에 도착합니다.
▼버스정류소가 있고,
도로 건너편에는 백두대간안내도와 함께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덕유산을 지나 지금껏 줄곧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 되어 이어져 온 백두대간의 마루금..
금강(錦江)은 말 그대로 물결이 마치 비단결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일 테고..
낙동강의 '낙동(洛東)'이 무슨 뜻일까 궁금하여 공부도 할 겸 여기저기 뒤져봤더니,
낙동강은 상주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습니다.
낙동강(洛東江)은 낙(洛)의 동쪽으로 흐르는 강을 말할 텐데..
그렇다면 낙(洛)은 어디를 가리키는 것일까?
낙동강의 낙에 대해선 두 가지 설이 있는데
어쨌든 그걸 알기 위해선 삼국시대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첫 번째 설은 낙동강의 낙(洛)이 가야로 불리는 가락국(駕洛國)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금관가야'라는 이름은 고려시대부터 알려진 이름으로 그 자신이 사용한 이름은 아니고,
신라에게 멸망 전의 국명이 가락국(駕洛國)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황수(黃水)는 태백산 황지에서 시작한다. 낙동(洛東)이라 함은 가락(駕洛)의 동쪽이라는 말이다"라고
다산 정약용의 '아산강역고'는 전합니다.
두 번째 설은 그 낙(洛)은 낙양(洛陽)을 뜻한다는 것인데 낙양은 지금의 상주(尙州)를 말한다고 합니다.
18세기 이긍익의 '연려실기술' 지리전고에서는
"낙동강은 상주 동쪽을 말함이다.
상류와 하류는 비록 지역에 따라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통틀어 낙동강이라 부르며
이 강은 '가야진'이라고도 한다"는 말로 이를 뒷받침합니다.
'경상북도 지명 유래집'에서도 '낙양리(상주 낙동면)'는 중국의 낙양성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기술합니다.
낙동면, 낙양동, 심지어 낙서리 등 상주에 '낙'자 들어가는 지명이 많은 걸 보면
옛날 상주가 낙양으로 불리웠다는 건 분명 사실인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도의 경계를 이루며 이어지던 백두대간의 마루금은
지난 구간 큰재로 내려오기 직전에 올랐던 국수봉을 기점으로 도의 경계를 벗어나 당분간 오로지 상주시만을 지나게 됩니다.
상주시가 차지하는 백두대간의 도상거리는 약 69km..
이는 남한의 전체 백두대간 총 684km 중 약 10퍼센트에 해당되므로 결코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어영부영 또 한 구간을 마칩니다.
버스정류소 안에서 등산화에 달라붙은 진흙을 긁어내며
오늘 하룻밤을 머물 편안한 숙소로 나를 데려다 줄 택시를 기다립니다.
비오는 날 되도록이면 산행을 말아야지..
젠장..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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