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저산

유명산: 소구니산-유명산-용문산 연계산행

산장 2009. 5. 6. 18:04

 

 ▶2009. 5.05(화요일)

    등산코스: 농다치고개-소구니산-유명산-배너미고개-용문산북봉-용문산정상-용문사

    산행시간: 8시간 20분

    날씨: 낮엔 화창하고 무더웠으나, 저녁무렵 천둥치고 소나기가 잠시...

 

    07:25 동서울터미널에서 양평행 버스 탑승

    08:10 양평버스터미널 도착

    08:20 유명산행 시내버스 탑승

    08:40 중미산휴양림(농다치고개) 하차

 

    지난번 용문산에 갔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날이 길어졌고,

    하산후 용문사에서 버스시간 또한 한결 여유가 있어 최소한 시간의 쪼들림은

    면할 수 있기 때문에 모처럼 마음 편한 산행길에 오른다.

     

                  ▼양평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대 여섯명의 등산객이 유명산행 관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 모두 초행인지 다들 버스에 올라 타면서 중미산휴양림(농다치고개)에 가는지 버스기사님에게 물어보고 탑승한다.

                    내가 물어볼 말을 대신해주니 내심 고마울 따름이다.

 

                  ▼버스는 시골마을을 거쳐 구불구불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더니 약 20분 후 농다치고개(중미산휴양림)에 도착한다.

                    다행히도 버스는 정확하게 콘테이너박스와 간이화장실 앞, 즉 소구니산 들머리입구에 정차하여 일부 등산객들을 내려놓고 지 갈길을 간다.

                    농다치고개...

                    옛날 시집가는 새색시가 장롱 등의 혼수품을 싣고 이 고개를 넘던 중 짐을 나르는 짐꾼들에게

                    "농 다칠라 농 다칠라"걱정을 하며 넘은 고개라하여 농다치고개라 부르게 되었다는... 

                    어쨌던 농다치고개가 해발 몇 미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참을 올라오긴 올라왔다. 

 

                  ▼소구니산 들머리에 대해선 이미 인터넷을 통해 숙지하고 왔기 때문에 쉽게 산길을 찾아 산행길에 오른다.

 

                  ▼오름길에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에서 갈림길이 있지만 올라왔던 진행방향으로 소구니산 정상을 인도하는 리본이 여럿 매달려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직 만연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피어있는 철쭉이 제법 호젓한 산길을 만들어 낸다.

 

                  ▼삼각점...

 

                  ▼농다치고개에서 2km 지점의 이정표.

                    인터넷에서 본 사진으로는 이 이정표에 유명산으로 가는 팻말도 부착되어 있었던 걸로 아는데...

                    떨어져 나갔는지 없다.

                    기억으로는 진행방향에서 오른쪽인 것 같다.

 

                  ▼기억이 틀리진 않았던지 이내 유명산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그리고 곧 소구니산 정상에 도착한다.

                    해발 800m...결코 낮은 산은 아니다.

                    농다치고개에서 한시간도 채 못되어서 정상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농다치고개의 고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입증한다.

                    소구니산의 유래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그래서 짐작컨데...소구니의 발음과 유사한 소쿠리에서 유래되지 않았나 나름대로 유추해 본다.

 

                  ▼소구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용문산 정상의 군부대기지

 

                  ▼소구니산 정상에서 유명산 가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없어, 둘러보니 정상석 옆에 제법 많은 리본이 걸려있어 

                    그 쪽으로 내려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이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설치된 로프...마치 빨래줄 처럼 나무와 나무 간에 연결되어 있다.

 

                  ▼홀아비꽃대

 

 

                  ▼소구니산 역시 봄기운을 받아 산에 생기가 도는 듯 하다.

                    가끔 봄꽃으로 둘러싸인 호젓한 산길이며...땅에서 솟아나는 갖가지 약초와 산나물들...

 

                  ▼지나온 소구니산을 돌아보며...

 

                  ▼그리고 멀리 용문산의 백운봉도 올려다보고...

 

                  ▼소구니산 정상에서 내려온지 30분쯤 되었을까...예상치 못한 임도가 나온다.

                    근처에는 승용차도 한대 주차가 되어있고...

                    의아해 하면서 오른쪽으로 갈까 왼쪽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오른쪽은 유명산 정상과는 상관없는 것 같아서 왼쪽을 선택한다.

 

                  ▼왼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자 갑자기 유명산 정상석이 나온다.

                    정상이 드넓은 평원같은 유명산!

                    옛날에는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한다. 그래서 말이 뛰어노는 산이란 뜻의 마유산이라고 불렸고,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여지도에 그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유명산이란 이름은 1973년 어느 산악회에서 이곳을 지나던 중 지도상에 표기되어있지 않은 이 산을 발견하고는

                    산악대원 중 유일했던 진유명 여성대원의 이름을 따 이후 유명산이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시야가 좋진 않지만...백운봉에서 장군봉을 거쳐 용문산 정상에 이르는 마루금만큼은 선명하다.

 

                  ▼오늘도 한여름과 같은 무더운 날씨...

                    갈증은 피할 수 없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더 갈증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스크림통에 손이 간다.

                    메론바를 빨고 있으니 장사하는 사람이 키우는 개가 성큼성큼 곁으로 다가와선 난처하게도 내 입만 쳐다본다.

 

                  ▼장사하는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용문산 가는 길은 올라왔던 임도를 따라 다시 내려가면 된단다.

                    유명산 정상에서 능선길에 조성된 임도를 따라 시선을 옮겨보니 그 임도가 용문산 문턱까지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조금은 급하게 보이는 내리막이 있고,

                    진행방향으로는 오르막이 있길래 그 오르막을 올랐더니 이런 풍향기가 나온다.

                    이 오르막길은 방금 전의 갈림길에서의 내리막과 나중에 다시 합류하게 된다.

                    괜히 힘들게 올라와 힘을 뺀 셈이다.  

 

▼임도에서 다시 한번 더 지나온 소구니산의 능선길도 조망해 본다.

 

                  ▼유명산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ATV(All-Terrain Vehicle: 사륜오토바이) off-road 체험장 등이 있어 

                    다양한 레포츠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가을이면 드넓은 평원에 억새밭으로 유명하고...

 

 

 

                  ▼이 임도는 주로 ATV용 도로로 이용되는 듯 하다.

                    요란한 소리, 지나면서 내는 먼지와 매연에 산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유쾌하지 않을 것 같다.

 

  

▼ATV가 달리면서 내는 먼지와 굉음이 싫어 임도를 따라가지 않고 다시 산길로 접어 들었더니, 

  인터넷에서 본 영화촬영장소로 사용되었다는 셋트장이 나온다.

 

 

 

 

 

                  ▼땡볕도 피하고 배도 고픈지라 여기서 잠시 휴식도 취할겸 점심을 먹는다.

 

                  ▼우연의 일치였을까..아님 여기서 촬영을 한 배우들의 열정과 혼이 깃들어 있어서 그랬던 것일까..?

                    신윤복 역활을 맡았던 문근영과 김홍도 역활을 맡았던 박신양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더니...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여기가 '바람의 화원' 촬영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마루에 앉아서 저멀리 용문산 능선을 마주하며 점심을 먹고 있으니 시간을 초월하여 마치 내가 드라마의 어느 한 장면속에 있는 듯 하다. 

 

 

 

                  ▼드라마셋트장을 벗어나서 눈에 보이는 건 조선시대 한 화가의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ATV 오프로드 도로...

 

                  ▼재미가 있을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한번 타볼려고 가격을 물어봤더니 코스별로 돈을 받는다고 한다.

                    시간별로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가이드가 따라붙고...

                    자유롭지 못해 재미는 덜 할 것 같아 실망...! 

 

                  ▼뙤약볕아래에서 다시 지겨운 임도를 따라...

 

                  ▼바리케이트 같은 것이 나오더니... 

 

                   ▼ATV오프로드체험을 할 수 있는 사륜오토바이를 대여해주는 곳이 나온다.

                     즉, 여기가 배너미고개인 것이다.

                     현수막 맞은편에 용문산으로의 산길을 안내하는 리본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우르릉거리는 사륜오토바이소리를 뒤로 하고 용문산으로의 산길에 오른다.

                    임도에서의 땡볕을 피해 숲으로 둘러싸인 산길을 걸으니 한결 기분이 나아진 것 같다.

                    하지만 산길에 오른지 10분도 못 되어서 땀이 나고 갈증이 난다.

                    무더운 날씨다.

                    버릇처럼 되어버린 하산후 마시는 캔맥주...벌써 그 캔맥주가 생각난다.  

 

                  ▼각시붓꽃

 

                  ▼처음으로 나타나는 이정표...

                    용문산까지 0.1km(?)라고 표기되어 있다.

                    누군가가 "0"을 "3"으로 바로잡아 놓았다.

 

 

                  ▼산길 양편으로 온통 노란제비꽃이다.

 

 

 

                  ▼혼자만의 느낌인가...?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걸까..?

                    외견상 호젓한 산길이건만 웬지 음산하고 오싹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다시 나타나는 노란제비꽃들의 행렬

 

                  ▼용문산까지 2.2km지점

                    이정표(5) 바로 맞은편 즉, 진행방향에서 오른쪽에도 리본들이 많이 있어 살짝 올라가봤더니,

                    바로 이정표(6)가 나오고 그 6번 이정표에는 용문산까지 1.8km 라고 적혀 있다.

                    뭔가 이상한 것 같아서 짧은 거리를 무시하고 그냥 가던대로 간다.

 

 

                  ▼웬지 느낌이 안좋은 호젓한 산길이 계속되고..

 

                  ▼피나물꽃

 

                  ▼이번에는 온통 피나물꽃 천지다.

                    피나물꽃에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잘못 가고 있는 것은 아닌 듯..길은 정비가 잘 되어있고 리본도 가끔 발견할 수 있다.

 

                  ▼배너미고개에서 약 한시간 만에 부대앞에 도착한다.

                    갈증이 난다.

                    1리터도 채 남지않은 물...

                    벌컥벌컥 마시고 싶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어 목만 축인다. 

 

                  ▼백운봉이 빼꼼히 머리만을 드러내고 있다. 

 

                  ▼군부대 앞에서 오른쪽으로 갈까 왼쪽으로 갈까 고민...

                    오른쪽으로 가면 백운봉-장군봉을 거치는 능선길과 합류하는 길이다.

                    그 길은 지난번 새수골-용문산 산행 때 한번 걸었던 길이므로 이번엔 그때 가지 않은 길을 가기위해 왼쪽을 선택한다.         

 

                  ▼철책을 따라 걸으면서 지나 온 행적을 잠시 감상한다.

 

                  ▼철책에다가 리본을 달아놓았다.

 

 

▼끝이 안 보일 정도 길게 이어진 철책길...

  보는 것만으로도 지겹게 느껴진다. 

 

                  ▼철책을 반쯤 돌았을까...

                    폐수가 나오는 하수구를 만난다.

                    악취가 진동을 한다. 숨을 멈추고 얼렁 지나간다.

 

                  ▼거의 다 돌았나?

                    기억에는 저 안테나 뒤에 용문산 정상석이 있었던 거 같은데...

 

                  ▼거의 다 왔을 거라고 생각하고 약간 마음을 놓고 있는데...

                    그렇게 쉽게 철책길은 끝이 나지 않는다.

                    잡목이 우거져 길을 막고 있다.

 

                  ▼군부대앞에서 약 50분만에 드디어 용문산 북정상에 도착!

                    축하라도 해주는 듯 근처에 리본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나무가지에도..철책에도...  

 

  

                  ▼용문산 북정상에서도 철책을 따라 십여분을 더 가서 용문산 정상밑의 전망대에 도착한다.

 

                  ▼다시 돌아온 용문산 정상...

 

 

                  ▼바로 하산...

 

                  ▼가파른 하산길

                    밧줄도 타고..

 

                  ▼나무계단도 타고...

 

 

                  ▼너덜지대의 전형인 용문산 하산길

 

                  ▼다리가 나올 때쯤 아마 너덜지대도 거의 끝나는 걸로 기억되는데..

 

                  ▼마당바위...

                    마당바위위에서 다람쥐 한마리가 노닐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라 등산화를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흘린 땀도 씻겨 내린다. 

                    계곡물이 너무 차서 발이 깨질 것 같다.

 

 

                  ▼용각바위가 있다고 설명하는 안내판...    

 

                  ▼10시 방향

                    하지만 오늘도 아무리 세심히 봐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9시 방향에도... 

 

                  ▼지난번 왔을 때 보다 더 우렁차게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용문사 일주문을 나와서...

 

                  ▼며칠 전부터 오늘까지 용문산 산나물 축제기간이란다.

 

                  ▼어린이날과 겹쳐 수많은 인파로 붐비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에 왁자지껄 완전 시장분위기이다.

                    둘러보면서 산나물도 사고 산나물비빔밥이라도 먹고 갈려고 했는데,

                    갑자기 용문산쪽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천둥소리가 난다.

                    천둥소리가 몇차례 이어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상인들은 팔려고 내놓은 산나물, 약초, 떡, 술 등을 걷기 바쁘고, 떨이로 팔아 치우려고 가격도 내려가는 듯...ㅋ   

 

▶소나기가 내린 시각이 양평으로 가는 동서울행 버스 시각과 맞물리는 바람에 급하게 버스를 타버렸다.

   산나물이 마트나 동네시장에 비해 훨씬 싱싱하고 저렴한 것 같았는데...

   양평버스터미널 근처에는 밥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터미널내에 있는 분식집과 길건너서 해장국집 하나 있는게 전부 인것 같다.

   터미널내에 있는 피자집에서 콤비네이션 5000원 짜리 한판을 시켜 캔맥주와 같이 먹었더니 꿀맛이다.

   5000원 짜리라고 해서 작은 줄 알았는데 겨우 반판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다.

   먹다가 먹다가 하도 배불러서 마지막 한조각은 도저히 못 먹을 것 같아서 겉에 빵은 안먹고 치즈있는 부분만 먹고 포기...

   배가 너무 불러 속은 좀 불편해도, 어쨌던 모처럼의 마음편한 산행으로 기분만은 개운하다.

 

-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