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0(일요일)
등산코스: 어의곡매표소-비로봉-제1연화봉-연화봉-희방폭포-소백산국립공원남부관리소
소요시간: 8시간30분
날씨: 맑음
산방에서 소백산에 간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신청을 하고 은근히 오늘만 기다려 왔다.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국립공원 중 하나인데...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계획하고 17번째...
소백산으로의 첫산행인 나로서는 어찌 설레임이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치 촌놈이 서울가는 기분이다.
아침 6시40분 사당역 1번출구에 도착하니,
벌써 산악회버스와 지기님 등 몇몇 산우님들이 기다리고 있다.
단체산행의 단점은 긴장감이 덜하다는 것이다.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올 필요도 없고,
들머리를 찾으려고 애를 쓸 필요도 없고,
또한 교통편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도 없으니...
물론 싼 맛에 간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어쨌던...버스는 어의곡매표소에 도착하고...
각자 등산화끈을 다시 매고, 배낭도 다시 정리하고, 볼일 볼 사람은 보고..산행길에 오른다.
▼이정표를 찍었을 뿐이고..누구 엉덩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애초의 계획은 어의곡매표소에서 상월봉으로 오른 후 능선길을 따라 국망봉-비로봉-연화봉-천문대 등을 거쳐 죽령매표소로 하산하는 코스였는데.
버스내에서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코스가 너무 길다는 의견이 제기되었고, 그 의견에 따라 코스가 가위질하 듯 양끝으로 싹둑 잘려져 버린것이다.
그렇게 원래의 코스는 국망봉쪽으로 가지않고 바로 비로봉으로 갔다가 연화봉에서 희방사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변경되었다.
두팀으로 나누어 원하는 사람은 원래의 코스를 유지하고, 나머지는 변경된 코스로 가는게 어떻냐는 주장을 내 보였지만,
동조하는 사람이 없어 내 의견은 묵사발이 되었고 분하지만...ㅠㅠ... 단체를 따를 수 밖에 없다.
▼놀라운 것은 버스안에서 초반 부터 술판이 제법 거나하게 벌어졌음에도,
술기운에 산을 오르는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알코올냄새를 솔솔 풍기면서 잘들 올라간다.
▼국망봉까지 6.2km...
회원 대부분이 혈기왕성한 젊음과는 조금 거리가 있기에 애초의 산행코스가 그런 사람들에게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코스의 변경은 중대사안이므로 이전에 카페에 의견을 제시하여 댓글을 달아 여러사람의 의견을 접수하여 정식으로 변경/공지되어졌을
수도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그러한 애석함은 훌훌 털어버리고 so cool~하게 산행길에 오른다.
▼국립공원이라서 그런지 산길과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벌개덩굴
▼해발 750m...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많이 나 가다가 서다가를 반복하다보니 속도가 나질 않는다.
어쨌던 1시간 정도 올라왔는데..해발 750m...도봉산 정상만큼 올라왔다.
하지만 어의곡의 해발이 500m임을 감안하면...쩝~
▼단체가 움직이다보니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고 어쩔수 없다.
같이 목표를 달성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같이 완주를 하는 즐거움...단체산행에 있어서 장점일 것이다.
체력이 안따라 주는 걸 나무랄 수는 없는 것이다.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으면 배낭을 대신 들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기도 하고, 앞에서 끌어주기도 하고...
정상까지 급하게 간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리라...정상의 자리는 항상 고독한 법!
세상사는 이치와 다를 바 없다.
▼어쨌던 잘 정비되어 편안한 산길은 계속된다.
▼통제안되는 어른애들 일일이 챙기시는 카페지기님, 어젯밤 동창회에서 마신 술이 아직도 덜 깨 오늘 완전 맛이 간 허박사님...
▼카리스마 넘치는 지기님의 당치않는 몸개그..ㅋ
▼누군가가 위를 한번 올려다보란다...
기억으로는 산길을 걸으며 숲속에서 위를 올려다보기는 아마 처음이지 싶다.
산을 알고, 산에서 내공이 쌓인 사람만이 이런 멋을 아는 것이리라...!
▼노란제비꽃
▼약주를 많이 하셔서 걱정이 되었던 제비님과 초반에 힘들어 하던 올리브님..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아침부터 버스 안에서 술판이 벌어졌음에도 다들 그래도 꾸역꾸역히 올라가는 게...
▼산행을 시작한지 약 두시간째!
해발 1080m에도착...
▼단풍나무도 보이고...
▼700~800m 이상의 고지대에 들어서면 자주 발견되는 군락을 형성하는 산죽...산죽 군락지도 나타난다.
▼비로봉까지 1.5km..
앞으로 약 한시간 거리...많이 늦어지는 듯 하다.
▼별개꽃
▼민족두리풀(세신)
열매와 뿌리가 진해, 진통, 이뇨, 감기, 두통, 진정, 발한 등의 치료약재로 사용된다고 한다.
▼철쭉이 피어나야 할 시기에 아직도 진달래가 있다.
나중에 버스로 소백산국립공원을 벗어나면서 본건데 현수막에는 소백산철쭉제가 5월 29~31일 이란다.
황매산철쭉제가 5월초였었는데...황매산보다 북쪽이고, 고도가 높다고 쳐도 시기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세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능선부에 이른다.
이럴줄 알았으면 혼자 국망봉쪽으로 도망갈걸..하는 억울함이 다시 고개를 치켜든다.
잊자...!
▼능선부에 이르자 호쾌한 평원이 펼쳐진다.
▼장대한 평원사이로 뻗은 비로봉까지의 긴 능선길과 아래로 보이는 탁월한 조망이 억울했던 감정을 일순간에 잠재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맨땅을 직접 밟을 수 없다는 것...오로지 자연보호를 위해 설치된 보행로를 통해서 걸어야 된다는 것...
하지만 그것 마저도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장관을 이루는 것 같다.
▼멀리 상월봉과 국망봉에서 오는 마루금도 한눈에 보이고...
▼멀리 천문대도 보이고...
▼비로봉 정상에 등상객들이 바글바글하게 모여있다.
또한 비로봉과 연화봉 사이를 오가는 수많은 인파가 마치 개미떼가 지나다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로봉 정상!
점심시간이라 발디딜 틈이 없다.
▼소백산 정상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주목나무!
혈액 염증을 제거 하고 뼈를 붙게 하는 약효가 있으며, 유행성 독감에 대단한 효력이 있다고 한다.
▼헬기소리가 들리길래 사고가 난줄 알았는데...
MBC에서 촬영을 나왔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안 사실인데...9시 뉴스시간에 소백산에서 등산객들이 손 흔들던 장면이 나왔다고 한다.
▼안에서도 손을 흔들고 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연화봉으로 향한다.
▼산맥이란 말이 일본에 의해 왜곡된 역사라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희방사까지 6.1km...
짧은 거리는 아니다.
▼지도상에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호수가 금계호라고 되어있다.
▼부드럽고 긴 능선길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현호색
▼제1연화봉까지 1.0km...30분 거리
▼지나온 비로봉 정상에서부터의 능선길도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뒤돌아보고..
▼금계호를 중심으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조망이 장관이다.
호쾌한 마루금과 능선길 양옆의 시원한 조망으로 인해 연화봉으로 가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연리목
▼제1연화봉
주위에 나무로 둘러싸여 별다른 조망은 없다.
사진만 한장 남기고 바로 연화봉으로 향한다.
▼아래에 전망데크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잠시 머물다 다시 출발..
▼16시40분...점심식사후 약 1시간 30분만에 연화봉에 도착...
▼잠시 기다렸다가...
▼로체님..
▼허박사님...술이 좀 깬 듯...
▼얼짱각도가 왼쪽이었는지 오른쪽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뒤이어 나머지 회원님들도 오시고...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하산...
▼하산길은 항상 고통의 길이다.
무릎이 시끈거리고 발바닥이 화끈거리고..
▼벤치가 쉬어 가라고 유혹을 하지만,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싶은 마음에 외면하고 지나친다.
▼벤치를 지나자 무릎 아작내는 돌계단이 시작된다.
▼발바닥에 물 한번 묻힐려고 빨리 내려왔더니 한시간이 채 못되어 내려왔다.
▼다른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이 이미 좋은 자리를 점령하고 있다.
대충 비집고 들어가 등산화를 벗고 발을 계곡물에 담군다.
역시 얼음같이 차가운 물...발이 깨질 듯하여 오래 담구고 있을 수 없다.
▼발을 씻고, 세수도 하고, 머리까지 감고...
물통을 채우려고 계단을 올라 희방사안으로 들어왔더니, 식수장이 있다.
'식수용...손넣지 마시구요'라는 글이 적혀있는 부분위로 떨어지는 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물통도 채웠더니,
지나가는 스님이 "그 물 드시지 마시고, 대통으로 나오는 물을 드세요." 라고 하신다.
쫌 빨리 말하시지...ㅋ
▼물을 채우고 나오니, 이제 우리 회원님들이 계곡을 점령하고 있다.
▼발을 닦고 내려오니, 급한 계단이 나오고 옆으로 우렁찬 물소리가 들린다.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희방폭포인 모양이다.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한다.
▼오후 6시40분...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산행이다.
원래의 코스대로 강행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려오자마자 또다시 술판이 벌어진다.
▶단체산행...편리함은 있지만, 긴장감이 없다보니 산에서의 느낌도 덜하 것은 어쩔 수 없다.
정해진 차를 타고 가서, 정해진 길을 걷고, 다시 정해진 차를 타고 오고...
혼자 산을 다니는 습관에 너무 길들여져 버렸는지...
알바가 왜 그리워지는 걸까?
알바는 이중성을 띈다.
산행 중의 알바는 당황, 긴장, 두려움이지만, 산행이 끝난 후 그것은 잊지못할 추억인 것이다.
소중한 추억이 되리라는 것은 알지만 그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래서 알바를 피하기 위해 각종정보를 수집하여 대비를 한다.
하지만 그런 알바의 경험은 소중한 정보로서 거듭난다.
알바가 그리워진다.
-gksf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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