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32구간: 진고개-구룡령 Part 1
▶2012.10.28(日)
산행코스: 진고개-동대산-1421봉(H)-1406봉-1296봉-차돌배기-1262봉(H)-1234봉-신선목이-
1383봉(H)-두로봉-1234봉-1121봉-신배령-1210봉-만월봉-통마람골갈림길-응복산-
샘터갈림길(쉼터)-마늘봉-1261봉-1280봉-약수산-1218봉-구룡령
산행거리: 23.5km
산행시간: 10시간11분...휴식(68분)/중식(42분)/알바(25분) 포함
날 씨: 새벽까지 비가 오다가 차츰 맑아졌지만 산행 내내 강풍이 몰아침
보따리를 메고 집을 나설 때마다 긴장된 마음이 들지 않았던 적이 언제 있었던가..!!
이번 구간 역시 마찬가지다.
산행자료를 챙기기 위해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훑어보니
이번 구간에는 '진드기'라는 놈이 득실대니 주의를 당부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고,
특히 두로봉에서부터 신배령을 지나 1210봉까지는 출입금지구간이라 대간꾼들 외엔 인적이 드물다 보니
멧선생들이 마치 자기네들의 세상인 양 등로를 마구 파헤쳐 아예 밭을 일구어 놓았다는 후기들이 많이 있어
찜찜함과 동시에 길을 나서는 마음이 무겁지 않을 수 없다.
진드기야 이제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므로 별 걱정은 안 되지만, 문제는 멧돼지..
멧돼지는 대간길의 유일한 적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이럴 땐 이런 심적 부담감을 전혀 염두에 둘 필요 없는 단체산악회가 부럽기도 하다.
더군다나 동해 쪽에는 내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진다고 하니 더욱 마음이 착잡해진다.
언제 집을 나설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들지 않았던 적이 있었나..!!
천지신명께 운을 맡기고 또 한 구간을 마치기 위해 보따리를 챙겨 집을 나선다.
▼2012.10.27(土) 21:03
인천터미널에서 원주를 거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진부공용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원주에서 출발한 버스는 장평, 진부, 그리고 지난 구간을 위해 하룻밤을 머물렀던 횡계를 차례로 거쳐 강릉으로 가는데,
진부는 여러 가지 면에서 횡계보다는 덜 발전된 듯 다소 시골스러운 분위기가 이곳저곳에서 느껴집니다.
▼여기저기에 들어선 편의점들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만 혼자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식당도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무엇보다도 하룻밤 저렴하게 머물 수 있는 24시간찜질방이 없다는 게 홀로산객의 입장에선 큰 흠입니다.
하룻밤 짧게 머물고 스쳐지나갈 나그네가 많은 걸 바래선 결코 안 되겠지만..!!
▼하지만 진부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질은 꽤나 높은 듯..
주민들의 화합 차원에서 족구나 축구 등 일반적인 체육대회가 아닌 골프대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물론 골프라고 해서 무슨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왜 '골프'란 단어를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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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8(日) 06:14
진부의 어느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와 편의점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이번 구간의 시작점인 진고개휴게소에 도착하니
가는 빗방울이 세찬 바람에 흩날릴 뿐 고맙고 다행스럽게도 하늘은 더 이상 비를 뿌릴 거 같지 않아 보입니다.
▼진고개휴게소엔 어느 산악회의 대절버스 한 대가 불을 환하게 밝힌 채 주차되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버스 주위에서 깔깔대며 산행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고, 일부는 이미 노인봉을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동대산으로 향하는 산행객은 나 혼자인 듯..
시끌벅적한 단체산행객들을 보니 갑자기 쓸쓸함이 사무치게 밀려옵니다.
▼06:20
늘상 하던 대로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크게 기합소리를 한 번 내지른 후 진고개의 아스팔트도로를 뒤로하고 동대산으로 향하는 대간의 산길에 발을 올립니다.
▼동대산으로 향하는 대간길에 발을 올리자 정비된 등로가 잠시 이어지더니..
▼06:22
계수기를 통과하면서 숲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탐방로안내도도 나오고..
▼06:24
119구조목(오대02-01)도 나오고..
119구조목에는 동대산까지가 1.4km라고 적혀 있습니다.
▼마루금을 덮치며 무섭게 몰아치는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마치 거센 파도가 밀려오 듯 산자락을 휘돌며 내는 요란한 소리가 산객을 완전히 압도합니다.
▼06:33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처음으로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진고개 0.5km, 동대산 1.2km..
▼동대산 정상까진 오르막의 연속이라더니
진고개에서 산길에 발을 올린 이후 시종일관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시종일관 오름길이 이어지지만,
산행초반이라 힘이 남아 돌아서인지 아니면
쌀쌀한 날씨에다 세차게 휘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그런지 별로 힘든 줄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름길이 줄기차게 이어지면서..
▼06:47
다시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진고개 1.0km, 동대산 0.7km..
세찬 바람에 모자가 훌떡 벗겨져 날아갈까 봐 잔뜩 수그린 채 아무 생각 없이 올라왔더니 진고개에서 벌써 1km나 왔습니다.
▼오름길은 여전하고..
▼해는 황병산 뒤편으로 솟아오를 듯..
붉그스름한 기운이 황병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넓게 퍼지며 하늘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초겨울처럼 쌀쌀한 기온에다 매서운 바람까지 무섭게 몰아치고 있지만,
동대산 정상까지 줄기차게 이어지는 오름길에는 별수없는지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등산복 상의도 조금씩 축축해짐이 느껴집니다.
▼별다른 볼거리 없이 오름길만이 줄곧 이어지다가
등로 우측에 자리잡은 바위가 마치 삼존불처럼 보여 잠깐 눈길을 끕니다.
▼07:03
어느새 정상까지 0.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고..
▼07:10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동대산 정상에 임박했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박힌 동피골갈림길을 지나고..
▼07:12
드디어 동대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합니다.
▼예상과는 달리 동대산 정상은 나무로 둘러싸여 조망은 완전 기대 이하입니다.
어렵사리 황병산의 정상부만이 살짝 눈에 들어올 뿐..
▼애초의 계획은 동대산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할 계획이었지만,
흐린 날씨로 아무래도 일출은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거 같아 느즈막히 산행을 시작했는데,
이래저래 일출은 맞이할 수 없으니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07:23
휴식을 마치고 동대산 정상에서 내려갑니다.
▼동대산 정상에서 내려가니
꼭 멧돼지 모양을 한 채 버티고 선 시커먼 나무가 갑자기 나타나 산객을 순간 섬칫하게 만듭니다.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면서 전방으로 올라야 할 봉우리 하나가 나타나고..
▼내림길에 우측으로 시야가 살짝 트이며
지난 구간의 노인봉과 황병산이 잠깐 산객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완만한 내림길은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지더니..
▼07:32
헬기장이 형성된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지도상의 1421봉에 도착한 듯...
1421봉 헬기장에는 119구조목(오대02-06)이 세워져 있으며, 가야 할 두로봉까지 6.2km 남았다고 합니다.
▼1421헬기장봉을 뒤로하고 계속 진행합니다.
▼07:34
1421헬기장봉에서 잠시 내려가자 이정표가 나옵니다.
동대산 0.6km, 두로봉 6.1km..
오대산국립공원의 영역이라 확실히 이정표도 잘 박혀 있고, 등로도 선명하게 잘 나 있습니다.
▼1421봉을 지나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더니..
▼올라야 할 봉우리가 정면으로 나타나면서 내림길이 제법 급해지고..
▼급한 내림길에 우측으로도 시야가 트이는데,
노인봉에서 백마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쯤 되나 봅니다.
▼급한 내림길은 짧게 끝나고 다시 완만해지면서 119구조목(오대02-07)이 나오고..
▼다시 서서히 오름길이 나타나면서..
▼07:42
이정표(두로봉5.6km/동대산1.1km)가 나오고..
▼이정표를 지나 오름길이 조금 더 이어지면서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07:44
119구조목(오대02-08)이 세워져 있습니다.
딱히 봉우리의 느낌은 없지만 아마도 지도상의 1406봉을 지나는 듯합니다.
119구조목(오대02-08)은 동대산에서 1.2km 왔으며, 가야 할 두로봉까지는 5.5km 남았다고 합니다.
▼봉우리에 올랐으니 다시 내림길이 이어집니다.
▼내림길에 오늘 지나야 될 듯한 마루금의 웅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측으로도 시야가 트여 백마봉도 다시 눈에 들어오고..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면서 다시 전방에 올라야 할 봉우리 하나가 보이고..
▼07:52
긴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해발 1300m지점을 지난다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두로봉 5.0km, 동대산 1.7km..
▼이정표를 지나 내림길은 서서히 오름길로 바뀌는데..
▼약간의 너덜한 암릉구간도 나오고..
▼좌측 옆구리길도 나오고..
▼봉우리에 올라설 만하면 또 다시 좌측 옆구리길이 나오고..
▼어쨌거나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지도상의 1296봉을 지나는 듯한데..
▼07:59
1296봉 역시 봉우리에 올랐음을 느낄 새도 없이 막바로 내림길로 이어지는데..
▼내림길은 고도를 한껏 떨어뜨릴 기세로 아주 급하게 아래로 곤두박질칩니다.
▼08:04
약 5분쯤 급한 내림길을 따라 안부로 내려서니 119구조목(오대02-09)이 박혀 있습니다.
119구조목(오대02-09)은 동대산에서 1.9km 왔으며, 가야 할 두로봉까지는 4.8km 남았다고 합니다.
▼119구조목(오대02-09)을 지나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고..
▼08:07
약간의 오름길을 따라 또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동대산 2.2km, 두로봉 4.5km..
▼봉우리에 올랐으니 다시 내려갑니다.
▼내림길에 다시금 마루금의 장엄한 산세가 눈에 들어와 산객을 압도하고..
▼08:10
봉우리에서 잠시 내려오니 다시 119구조목(02-10)이 나옵니다.
동대산 2.4km, 두로봉 4.3km..
▼119구조목 사진을 찍고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바로 등 뒤에서 산님들 세 분이 나타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지나가길래 깜놀했습니다.
▼웬만하면 인기척이나 땅바닥에 스틱 닿는 소리라도 들렸을 텐데,
워낙 바람이 거칠게 불어대다 보니 바람소리에 다른 모든 소리가 묻혔던 모양입니다.
이분들은 봉화에 사신다고 하는데, 어쨌든 이분들과는 구룡령에 내려설 때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거의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08:14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면서 탐방로안내도가 나타나는데, 탐방로안내도를 보니 현재 위치가 '차돌백이'라고 합니다.
어..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따르면 차돌백이에는 희고 커다란 차돌 3개가 박혀 있다고 했는데 근처에 차돌 비슷한 건 전혀 눈에 띄지 않으니.!!
▼"이상하다"라며 중얼거리면서 조금 더 내려가니..
▼08:16
그제서야 하얗고 커다란 바윗돌이 나타납니다.
▼차돌배기를 지나 내림길이 조금 더 이어지더니..
▼펑퍼짐한 안부로 떨어지고..
▼안부를 지나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08:20
119구조목(오대2-11)이 나오고..
▼08:21
119구조목(오대2-11)을 지나 잠시 진행하자
둥근 구멍이 뚫린 큰 고목이 나타나 산객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만듭니다.
▼구멍이 뚫린 고목을 지나자 잘려진 채 널부러져 있는 속 빈 나무가 나오고..
▼은근히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자 하나가 발견되고..
▼08:27
오르막을 올라 무명의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동대산 3.1km, 두로봉 3.6km..
▼이정표를 지나 완만한 내림길이 잠시 이어지고..
▼08:29
완만한 내림길을 따라 펑퍼짐한 안부로 내려서니 119구조목(오대02-12)이 세워져 있고..
▼119구조목(오대02-12)을 지나 바로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08:32
오름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자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동대산 3.5km, 두로봉 3.2km..
▼08:33
이정표를 지나자마자 119구조목(오대02-13)이 나오는데,
등로 좌측 아래에 긴급상황 발생시 사용하라는 조난용 대피상자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08:36
헬기장이 형성된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삼각점이 발견되는 걸 보니 지도상의 1262봉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08:37
1262봉 핼기장에서 내려가자 해발고도 1260m 지점을 지난다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동대산 3.7km, 두로봉 3.0km..
지도와 고도표에 따른다면 이제 1234봉을 지나 신선목이로 고도를 떨어뜨리며 내려가야 합니다.
▼1262봉 핼기장을 지나 내림길이 약 3-4분쯤 이어지다가..
▼오름길이 나오고..
▼08:41
오름길을 따라 봉우리에 올라서니 119구조목(오대02-14)이 세워져 있습니다.
지도상의 1234봉인 듯..
▼1234봉을 지나자 신선목이로 곧장 떨어질 듯 급한 내림길이 이어집니다.
▼급내림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신선목이를 지나 올라야 할 두로봉의 모습이 정면으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08:43
두로봉까지 2.1km 남았다는 이정표도 나오고..
▼급한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다가 차츰 완만해지면서 안부에 이르는데..
▼08:49
안부로 내려서니 신선목이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탐방로안내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탐방로안내도 옆에는 119구조목(오대02-16)이 세워져 있는데,
119구조목은 동대산에서 5.0km나 왔으며, 올라야 할 두로봉까지 이제 1.7km 남았다고 합니다.
▼08:51
간단히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적신 후
신선목이를 뒤로하고 바로 두로봉 정상을 향한 오름길에 발을 올립니다.
▼신선목이를 지나자 깔딱의 오름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우측 강릉 방면으로 조망이 트여 숨 한번 고르고..
▼가파른 오름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09:06
두로봉까지 1.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고..
▼가파른 오름길이 하늘을 향해 끝없이 이어지는 듯하더니..
▼09:13
두로봉 정상까지 0.9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면서 가파른 오름세가 한결 수그러들고..
▼이정표를 지나 봉우리에 올라서는 듯 싶더니..
▼좌측 옆구리길을 따라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고..
▼09:16
두로봉까지 0.7km 남았다는 119구조목(오대02-18)을 지나고..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09:18
헬기장이 형성된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두로봉 직전의 봉우리인 지도상의 1383봉입니다.
▼1383봉 헬기장에선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두로봉이 보이고..
▼강릉 방면으로 시야가 트여 동해바다가 가물가물 보일락 말락 합니다.
▼09:19
간단히 조망을 마치고 바로 두로봉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두로봉 정상까진 0.6km..
▼09:21
1383봉 헬기장에서 잠시 내려가니 두로봉까지 0.5km 남았다는 119구조목(오대02-19)이 나오고..
▼119구조목(오대02-19)을 지나자 다시 오름길로 이어집니다.
▼09:25
오름길에 119구조목(02-20)과 이정표가 동시에 나오고..
▼이제 두로봉까진 불과 0.3km..
▼점점 가까워지는 두로봉..
▼신선목이를 지나면서 그토록 기세등등했던 깔딱의 오름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09:32***알바주의***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두로봉 정상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탐방안내도와 함께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은 두로봉 정상이 아니라 한강기맥분기점으로도 불리는 두로봉 정상 직전의 비로봉갈림길입니다.
▼계속 직진하여 조금만 이동하면 두로봉 정상이지만
두로봉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없어 아차하면 좌측 비로봉 방향으로 빠지기 십상인 지점입니다.
실지로 앞서가던 봉화산행팀이 여기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펼치고 앉아 있길래
두로봉 정상에는 아마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여기에다 자리를 잡았나 보다 생각하며
"두로봉 정상은 갔다왔는지요? 감시초소가 있다던데.."라며 배낭을 내려놓으면서 말을 걸었더니,
"여기가 두로봉 정상인데 어딜 갑니까?"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신배령까지 출입금지구간이라 국공파가 어쩌구저쩌구..."라며 몇 마디 떠들었지만,
금시초문인 양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턱으로 비로봉 방향을 가리키며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출입금지구간이냐고 도로 반문한다.
두로봉 정상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없어 이정표의 비로봉 방향이 대간길인 줄로만 알고
그냥 마음 푹 놓고 아예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식사를 하려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산행정보를 제대로 안 챙기고 온 듯하여 비로봉 방향으로 가면 오대산종주를 하게 된다고 설명을 했더니
그제서야 지도를 꺼내 보면서 수긍을 하는 눈치지만,
'일단 밥 먹고 가 보면 알겠지'라고 내심 속으로 말하며 여전히 탐탁치 않은 표정들이다.
다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여기까지 온 엄연한 대간말년의 베테랑 산님들일 텐데
느닷없이 낯선 산객이 옆에서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질을 하니 심기가 편치 않을 만도 하다.
▼어쨌든 그렇게 슬그머니 꼽사리 껴서 아침겸 점심식사를 합니다.
▼두로봉 정상 직전의 비로봉갈림길에선 황병산이 보이고, 멀리 선자령의 바람개비들도 조그맣게 눈에 들어옵니다.
▼선자령의 바람개비와 황병산을 땡겨서..
▼더 땡겨서..
▼황병산을 더 땡겨서,.
▼10:14
긴 아침겸 점심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10:15***알바주의***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아 헬기장이 나오면서 두로봉 정상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려와는 달리 감시초소는 이미 철거되었는지 없고, 대간길목을 지키는 국공파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길이 둘로 갈라지므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간길은 정상석에서 좌측 아래에 있는 출입금지안내판 뒤의 목책 너머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나의 백두대간 산행역사상 가장 쪽팔린 알바를 하게 될 줄이야..!!!
▼일단 먼저 두로봉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주위를 둘러보며 조망을 실시합니다.
▼하지만 두로봉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동대산과 마찬가지로 실망 그 자체입니다.
▼비로봉조차도 제대로 보이질 않으니..
▼알바의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봉화산행팀을 구했다는 뿌듯한 기분에
'봐라 내 말이 맞지 않느냐'고 속으로 말하면서 만면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띄운 채 주변을 조망하며 사진을 찍고 있으니
"그럼 어디로 가면 되지요?"라고 물어보길래 하필 정상석 바로 옆에도 선명하게 길이 나 있고 목책도 설치되어 있어
손짓을 하며 "그쪽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요..?"라며 별 생각 없이 말했는데 이게 그만 화근이 되었습니다.
좌측에 출입금지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게 뻔히 보였음에도 "그게 그거겠지"라며 안이한 생각을 한 것입니다.
▼급하게 조망사진을 찍고 봉화산행팀의 뒤를 따라 목책을 넘어 두로봉 정상에서 내려가자..
▼급한 내림길이 이어지는데,
잠시 내려가니 잡목으로 어수선한 길이 이어지면서 돌에 이끼까지 끼여 있습니다.
▼순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듭니다.
아무리 출입금지구간이라 해도 돌에 이끼가 낄 정도로 인적이 드물지는 않을 텐데..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앞서 내려가는 봉화산행팀을 제지하려니 차마 말이 입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봉화산행팀도 어느 정도 낌새를 차렸는지 진행을 멈추며 뒤를 돌아보길래
"이건 좀 아닌 것 같지요..??"라는 말을 던지고 냅다 도망치 듯 도로 빽..
아..참..면 안 서게 우째 이런 실수를..!! 너무나 민망하고 쪽팔립니다.
▼10:40
힘겹게 도로 빽하여 다시 두로봉 정상으로 원위치..
▼출입금지안내판 뒤편에 설치된 목책을 넘어 진행합니다.
▼열 받아서 리본도 하나 매달아 놓고..
▼출입금지안내판 뒤편의 목책을 넘어 잠시 진행하니
급한 내림길이 이어지면서 제대로 진행하고 있음을 알리는 출입금지안내판이 다시 나타납니다.
▼10:41
출입금지안내판을 지나자 'A-1'이라고 적힌 노란 표찰이 나무에 매달려 있습니다.
선답자의 산행기에 따르면 이 노란 표찰은 신배령을 지나 출입금지구간이 끝나는 지점인 1210봉에 이를 때까지 나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번 출입금지구간에서 대간길을 안내하는 일종의 이정표 역할을 할 듯 보입니다.
▼급내림길이 이어지면서 정면으로 웅장한 대간의 산줄기가 장쾌하게 펼쳐져 발걸음이 멈칫거려집니다.
▼정면으로 응복산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 마늘봉을 거쳐 약수산까지..
오늘 지나야 할 모든 마루금이 훤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지난 고치령-도래기재 구간에서 보았던 생태조사용 장비도 나오고..
▼급내림길도 잠시 숨을 고르는 듯 오름도 내림도 아닌 완만한 등로가 잠시 이어지고..
▼약 5분 정도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다가 다시 급내림길이 나옵니다.
▼급내림길에 다시 응복산이 정면으로 다가오고..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다가..
▼펑퍼짐한 안부로 떨어지면서 약간의 오름길이 나오고..
▼11:00
1분도 채 지속되지 않는 오르막을 올라 봉 같지 않은 봉을 지나면서 완만한 내림길로 이어지고..
▼완만한 내림길은 다시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더니.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
▼11:06
또 하나의 나즈막한 능선봉을 지납니다.
▼다시 내림길..
▼평탄한 등로가 이어지고..
▼이번 구간은 특히나 등로를 가로막고 드러누운 나무들이 수시로 나타납니다.
▼괴목도 나오고..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면서 올라야 할 봉우리 하나가 나타납니다.
지도상의 1234봉인 듯..
▼다시 봉을 향한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11:21
오르막을 올라 힘겹게 봉우리에 올라서지만 산죽만 덤성덤성 자라고 있을 뿐 아무런 표시도 없습니다.
지도상의 1234봉을 지나는 듯한데..
1234봉일 거라 그저 짐작만 한 채 봉우리에서 내려갑니다.
▼1234봉으로 추정되는 봉우리에서 내려서자 제법 급한 내림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급한 내림길은 이내 완만해지면서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낙엽능선길이 잠시 이어집니다.
두로봉에서부터 출입금지구간이라 멧선생들이 온통 등로를 갈아엎어 배추밭을 일궈 놓았다는 산행후기가 많이 올라와 있었는데,
갈아엎은 배추밭을 낙엽들이 뒤덮어서인지 멧선생들의 업적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다시 어느 봉우리를 향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면서 등로 좌측에 비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제법 너른 공터가 나오고..
▼너른 공터를 지나 덤성덤성 여기저기에 파여진 구덩이가 나타나면서 봉우리에 올라서지만,
아무런 표시도 없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능선상의 일개 봉우리에 불과하고..
▼11:30
능선봉에서 잠시 내려가니 두로봉 정상에서 내려서면서 만났던 노란 표찰이 눈에 들어오는데,
노란 표찰에는 'A-5'라고 적혀 있습니다.
선답자의 산행기에는 A-1에서 A-8까지 나온다고 했는데,
A-2/3/4는 멧돼지들이 박살을 냈는지 아님 강풍에 다 날아가 버렸는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11:33
노란 표찰(A-5)를 지나 잠시 진행하자
헬기장처럼 넓직한 공터의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느낌상 지도상의 1121봉으로 여겨집니다.
이 역시 아무런 표시가 없으니 단지 짐작으로만 추정할 뿐입니다.
▼어쨌든 봉우리에 올랐으니 내림길이 이어지고..
▼내림길에 2개의 봉우리가 눈앞에 나타나는데,
짐작이 맞다면 우측의 봉우리는 신배령에 내려섰다가 올라야 할 1210봉이며, 좌측은 1210봉을 지나 올라야 할 만월봉입니다.
▼11:39
1121봉으로 추정되는 공터봉을 지나 완만한 오르내림의 등로가 이어지다가 'A-6'이라고 적힌 표찰이 나오고..
▼표찰 A-6을 지나자 내림길이 쭈욱 이어지더니..
▼11:42
안부로 떨어지면서 출입금지를 의미하는 울타리와 함께 신배령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내판들이 나타납니다.
백두대간 나홀로종주 제32구간: 진고개-구룡령 Part 2에서 계속...
-마음으로 걷는 산길이야기 by 산장